여친한테 들키면 큰일난다고 다리미로 문신을 화상으로 둔갑시킨 상남자..

그 형 왼쪽 아랫가슴에는 A4용지 크기의 문신이 있다

유학생시절 넘나 외롭고 힘들어서

술처먹고 대충 걸어다니다가

될 대로 돼라 식으로 들어간 타투샵에서

술김에 새긴 문신이었다.

문신을 새긴 동기는 다소 병1신 같았으나

예상치 못하게 효과는 엄청났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렇게 예쁘지도 않고 그렇게 못생기지도 않은,

우리가 길거리에서 흔히 볼수 있는

친근한 일반적인 여성의 모습을 띈 도안 이었다

현실적이고 친근한 모습이여서 그랬을까,

그 형은 피부 속 여인에게

“슬기” 라는 평범한 이름과 함께

인격을 부여 했다고 했다

놀랍게도 그 이후로 배고프고 외로운 유학생활 내내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어떤 안도감을 얻었고

잠 못 이루는 싱숭생숭한 밤마다

오른손을 올려

왼쪽가슴에 잠든 슬기씨를 어루어만지면서

마음에 평안을 얻었다고 한다.

결국 그 형은 다사다난했던 유학생활 마치고

귀국 해 좋은 직장 얻어

근사한 여자친구도 생겼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가슴아래 숨겨둔 여인

“슬기씨”의 존재를

도저히 여자친구에게 보여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1년이 넘어가도록

밤 12시가 되면 신데렐라 처럼 귀가 하고

심지어 여행을 가서도

얌전하게 잠만 쿨쿨 잤다고 한다.

동기가 어찌됐든 현여친님은

그 형의 그런 모습을 보고

어떤 확신을 느끼셨는진 모르겠지만

사귄지 1년이 조금 넘어갈 때쯤

현여친님은 그 형에게 도로 청혼을 했다

그 형도 너무나 기뻐했다.

그런데 문제는

피부 속 그녀 슬기씨 였다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를 찾은건 작년 겨울쯤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피부과 가서 지우면

될일 아니냐고 물어보니

지우는 시간도 1~2년이나 걸리고

애초부터 선이 두껍고 깊어서

지운다 해도 희미하게 선이 남아 소용이 없댄다.

그럼 솔직하게 형의 사정을 털어놓으라고 얘기 하니

세상 어떤 여자가

신랑 몸에 새겨진 여자얼굴 문신을

곱게 보겠냐고 저어어얼대 안된단다.

그래서 그 형이 제시한 방법은

슬기씨를 화상으로 지워버리는것,

‘여자얼굴’ 문신 숨긴 남자 보단

화상 숨긴 남자가

좀 더 떳떳하지 않겠냐는 논리 였다

그리고 그걸 도와달라는게 나를 부른 이유였고

본인을 그렇게 잘 알지도,

그렇다고 아예 모르지도 않는 내가

적임자라며 열변을 토해냈다

원래 미친놈인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로 미친놈인 줄은 몰랐다

한참을 말 없이 고민하다

그래도 고생 많이 한 형 앞날에

꽃길만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떨떠름 하게 응했다

또 혹시 몰라 계약서도 간단하게 썼다.

“니가 해달라고 해서 해준것임,

무슨일 생겨도 본인은 책임 없음”

형네 집으로 갔다

집에 가보니 그 형은 만반의 준비를 다 해놨다

화상용 연고, 소독제, 알콜, 거즈 ,

1주일간의 식량, 그리고 다리미.

그리곤 그 형은 윗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왼팔을 침대 프레임에 묶어 가슴과 팔을 펼쳤다.

피부가 팽창해 슬기씨가 좀 더 커졌다.

나도 식은땀이 흐르고

가슴이 쿵쾅 거렸다

사람 생살을 다리미로 지지라니

이게 대체 무슨 싸이코 같은 짓인가 싶어

그만 둘까 했는데

그 형 얼굴에 보이는 절박함과

죄책감이 동정심을 이르켰다.

그리고..

아무튼 내 책임은 없다는 계약서도 썼잖아? ㅎㅎ.

“진통제라도 먹지 그래?”

“아니야.. 슬기한테 하는 마지막 속죄야

최대한 고통스럽게 해줘”

“준비 됐어? 작별인사 해”

“했어”

형은 휴지심을 입에 물고 눈을 감았다

나는 5단까지 달궈진 다리미로 슬기씨를 눌렀다.

문신용 잉크가 새겨진

피부깊은곳 까지 그을리려면

온몸의 무게를 실어 눌러야 한다는

형의 조언도 잊지 않았다

나의 고막을 터트릴 것만 같은 비명이 들렸다

그리고 오징어 굽는 냄새가 났다

베개는 땀과 눈물로 젖었다

“형 다리미가 절반 싸이즈 밖에 안돼

한번 더 해야 되는데

다음에 할래? 아니면 마저 해?”

대답도 못하고 엉엉 우는 형이 불쌍하게 보였다

다음에 하면 더 아프고 괴로울 것 같아

나는 형의 발버둥이는 팔과

허벅지를 무릎으로 누르고

슬기씨의 남아있는 모습 위로

다시 한번 다리미를 눌렀다

슬기씨의 모습은 사라지고

시뻘겋게 익어버린 형의 아랫가슴은

딱딱하게 굳어진 화상흉 작은 틈새로

비명이라도 지르듯 한두방울씩 피를 흘렸다

거사가 끝나고 형은 침대에 가만히 누워

슬기야 슬기야 이름을 부르며

엉엉 울고 있었다

나는 상처 위로 소독제 바르고

연고 바르고 거즈를 덮어줬다

아이러니 했다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상징(슬기)으로 인해

역경을 이겨내고

그 상징을 지우기 위해 고통 받는다는게..

그래도 유학생시절 매일매일 ㅈr살각만 보던 형이

마음 다잡고 인생 떡상한 댓가로

생살을 태우는 고통을 지불했다면

이건 그럭저럭 남는 장사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타투는 웬만하면 하지 마라

굳이 꼭 하고 싶다면 차라리 타투 스티커를 붙여라

나도 해봤는데 스티커 붙이는게 훨씬 나은듯

질리면 때타올로 박박 밀면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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