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집 몰래 들어왔냐며 따지는 여대생이랑 싸운 건물주 아들

10년전

우리집은 신촌에서 원룸 임대업을 했었음..

당시 신촌이 흉흉하던 동네라

다른 원룸이랑 비교되게 보안을 나름 잘 만들어둬서

지방에서 딸래미 올려보낸 부모들이

비싼데도 방 좀 내놓으라고 난리였음

덕분에 대부분 여자들이었고

그중에 입주한지 3달쯤 된 여자애가 있었는데

한달에 몇번씩 도어락 비번 좀 바꿔달라고 요구해서

귀찮다고 생각하던 애였음

방에 메뉴얼 있다고 직접 하라고 해도

이게 복잡한지 매번 해달라고 하더라..

좀 진상끼가 보여서 트집 안 잡히려고

매번 친절하게 해달라는대로 해줬음..

근데 어느날부턴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해대더라

자기 없을때 누가 방에 들어오는 것 같다고.

물론 나한테 모든 방을 들어갈 수 있는

마스터카드가 있긴 했었음.

근데 가슴에 손을 얹고

마스터카드로 아무방이나 들락거리는 주인 아니었음.

가끔 비번 안 가르쳐주고 방 빼는 애들이나

전기점검 나올때 미리 동의 구하고

들어가는 용도 말곤 절대로 다른 목적이 없었음.

근데 돈까스 먹고 있었는데

그 여자애가 찾아와선 나를 의심하더라.

하필 시기도 내가 방학시즌이라

거의 원룸은 내가 지키다시피 했을 때였거든.

내가 아무리 말해도 안 믿어서

우리 부모님이 좋게 말하고

니가 착각한거다 라며 잘 타일러서 내려보냄..

그러던 어느날

얘가 또 엄청 화가나서 씩씩거리면서 올라옴..

지가 외출하면서 문틈에다가 종이를 껴놨고

침대 이불 모서리도 살짝 접어놨는데

종이는 떨어졌고 이불은 펴저있다고.

그냥 100% 나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올라와서 쌍욕을 퍼붓더라

그날도 땀 흘리면서 옥상청소 하고

기분 좋게 돈까스 시켜먹고 있었는데

나도 열받아서 같이 쌍욕했음.

이쯤되니 부모님도 슬슬 날 의심하는 눈치였음..

당시 cctv가 현관에 1개,

주차장에 1개만 있어서

각층에서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알수는 없었음..

과대망상 허언증 걸린년 증거 잡자고

비싼 돈 들여서 매층마다 cctv 설치할 수도 없는 일이고..

당시 지금의 sd급 화질도 못되는

내 디카를 비타500 박스에 위장해서

그년 복도에 설치해뒀음.

2시간마다 내려가서

메모리를 비우고 와야 되는게 단점이었는데

근데 3일 하니까 이짓도 더이상 못하겠더라..

근데 4일째에 또 일이 터짐..

그날은 여자애가 아니라

경찰이 먼저 우리집 문을 노크함..

방 안을 봤더니

벽 천지에 반짝이가 묻어있었음..

여자들 화장할때 쓰는 펄? 같은 그런거.

여자애가 며칠동안 고향에 내려가면서

문 손잡이에 지 화장품 펄을 묻혀놓고 간거임

범인 잡겠다고..

이게 잘 안 지워지니까 범인이 자기방으로 돌아갈때

분명 흔적이 남을 거라 생각한듯.

근데 골 때리는게 뭐냐면

그 범인이 마치 이 여자애를 조롱하듯이

방안에 벽, 천장, 바닥에 전부 펄을 찍어놈.

경찰이 내 방에 들어와서

키보드, 마우스, 서랍, 손잡이, 수도꼭지

심지어 변기 물내리는 레버까지 펄 묻어있는지 조사함.

당근 없지;

난 그냥 돈까스 먹고 있었는데.

4일동안 비운 방 세면대는

방금 누가 샤워한듯 아주 촉촉하게 젖어있고

비누는 물에 불어있더라.

결국 난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서가서 조사 받고옴..

젊은 남자인게 죄였음.

70년대 학교 앞에서 막걸리 마시다가

이유도 모르고 남산에 끌려간 아재들 기분이 이랬을까..

집에와서 혹시나 하는 맘에

디카에 뭐가 찍혔나 돌려봤는데 중요한게 찍혀있더라.

2일째 되는날 밤 11시쯤

그 여자애 남친이 비어있는 그 여자애 방에 들어가는거임.

3일째 영상엔 없고

4일째는 안 찍었으니 당연히 없고

수상하잖아; 경찰서 ㄱㄱ

결국 사건의 전말은..

여친을 공포에 몰아넣고

지 자취방에 불러들일 목적으로

남친이란 애가 계획적으로 벌인 짓들이었음..

여친이 학교 간 사이에 몰래 여친 방에 들어가서

수상한 흔적들을 남기는 공을 들이길 한달.

여친이 이상함을 눈치챘고 남친한테 말을 하면

막 흉흉한 썰을 전해주며

겁에 질린 여친한테 ‘무서우면 오늘 여기서 자고가도 돼’

라고 했다함.

최종 목표는 동거였고

그 클라이막스가 그 날이었던거임.

여친이 방문에 부비트랩을 설치한 얘기를 듣고

발라 놓은 펄보다 더 많은 양에 펄을 손에 떡칠해서

온 방안에다 도배해놈..

세면대 이불도 다 얘 짓..

여친이 극한의 공포를 느끼면

자기랑 동거할거라 생각한듯

좀 소름 돋는건 경찰 온 날 그 남친이

지 여친 감싸고 자상하게 위로해주고 있었음.

지 여친이 무서워 하면 할수록

이새기는 자상하게 위로하면서

또 어떻게 겁줄까 궁리하고 있었을거아냐

결국 남자놈 고소먹고 여자애는 휴학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