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오래 짝사랑 했던 남자애를 돌고 돌아서 만나게 된 썰

계속 곱씹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져 어디엔가 올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부산에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에 사는데

집에서 차로 30분도 안되는 거리에 해수욕장이 있어요.

해운대는 아니고 작은 해수욕장이에요.

관광객보다는 부산시민이 더 많이가는 그런곳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같은 반에 짝사랑하는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첫사랑이었네요

사실 철없고 멋모를 고등학생때라 그런지

얼굴이 좋아하는 마음에 큰 비중을 차지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평소 세심한 배려 등이 눈에 띄여서

마음에 그 애가 자리 잡았는지도 몰라요.

집에서 잠잘때 꿈에 나오는건 기본이고

학교 쉬는시간에 엎드려 잘때마저도 꿈에 나와

일어나면 어벙벙한 얼굴로 멍때릴 때도 있었어요.

그정도로 좋아했던 아이인데

전 털털한 성격이라 친해지기만 하고

마음을 표현조차 못했고, 그렇게 고3이 됐습니다.

예체능 계열(운동) 쪽이었던 그애는

본격적으로 체대입시 학원을 다녀 보충도 나오지 않았고,

다른반이라서 복도에서 겨우 훔쳐보던 저는

마음이 찢어지는듯 싶었어요

이건 고3 수능 끝나고 친구들과 단체로 시내를 놀러가 들은건데,

그애도 고2 같은반일 때

저를 좋아했다고 하더라구요.

진실게임 하면서

좋아했던 남자애 밝히다가 제가 그애 잠깐 고2때 좋아했다 하니

친구들이 비밀이라면서 말해줬습니다.

저만 눈치 못챘다고..

고백안한 그애가 원망스러웠지만

고3이 된 뒤로는 남자 무리떼 속에 있는 그애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한지라 이제는 거의 어색한 사이였구요..ㅠㅠ

그애는 고3이 돼서 마음이 이미 변해버린 것일지도 모르기에

고백도 못하고 바보등신마냥 졸업을 했어요.

나이를 안 밝혔으니 학교를 공개하자면

저는 부산대, 그애는 대구에 있는 학교에 붙었습니다.

그것도 미니홈피 다이어리 댓글을 통해 겨우 본 거고

실질적으로 연락은 안했어요 ㅜㅜ

잊어야하는데 전 못 잊겠더라구요.

항상 계속 생각나고..

아마 대구에 원룸을 구해 거기서 통학한다는 댓글을 봤으니

부산은 거의 오지 않았을거에요.

대학가서 번호도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따여보고,

미팅 제의도 들어왔지만 다 거절했습니다.

공부한다는 핑계가 대부분이었고

사실 진짜 좋아하는 애가 있으니 다른 남자가 눈에 뵈겠나요..

매일 미니홈피 염탐하는게 주로 일과였고

슬슬 미니홈피도 가라앉는 추세였어서

그 애 활동도 뜸해져서 근황조차 모르게 되었어요ㅜ

그러다 정말 심장이 터질뻔한게,

친구랑 놀고 홈피에 올린 사진에

그애가 댓글을 남겼습니다.

아마 방학이었으니 7월쯤이었을거에요.

미친 줄 알았어요.

언제 한번 좀 보자고 단 댓글에 답글로

괜히 친한척

그래야지~ 하고 달고는 쪽지가

언제오나 기다렸는데 답글단지 한시간만에 왔어요.

ㅋㅋ 번호 안바꼈지? 이렇게

당연히 안 바꿨다하고 그때부터 문자하다가 걔가 군대를 갔어요.

사귄 것도아니고

가끔 부산 며칠씩 오면 한번 영화보고 노는 그런 사이.

가끔씩 전화도 했는데 일주일에 한두번 꼴이었구요.

그러다 걔가 군대를 갔는데

입영통지서 나왔다고 저한테 알려주다가

입대 전날에 또 전화를 했어요.

그때 한말이 지금 7년은 넘은거 같은데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는게.. 마지막 멘트가

“나는 자러간다. 나도 바보고 니도 바보같다” 하면서 짧게 웃고

제가 뭔소리냐 하면서 잘자라 하고 끊었어요.

계속 뛰는심장 부여잡고 ㅋㅋㅋㅋ

그렇게 그애 군대가고

2년동안 휴가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연락도 하나 없었고,

문자를 보내봐도 답장도 없었어요.

전화는 안해봤네요

싸이는 그때 슬슬 줄어들 때쯤이어서 저도 안했을 때라ㅜㅜ

또 중간에 전 번호도 바꿨음

아마 제가 마음을 표현안해서 자기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줄 알았나봐요.

그리고 걔 입대한지 2년 반정도 지났을까?

저희 집 30분 거리 그 해수욕장을 갔어요.

서울사는 사촌동생 놀아주러 간거라 같이 가서 놀고 있었어요.

사촌동생이랑 가는거고 제 기준엔 동네고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은 곳이라

대충 모자하나 쓰고

화장도 연하게 하고 반바지에 후질근한 반팔티하나 입고

돗자리깔고 앉아 동생 노는거 지켜보고 있었어요.

가끔 동생이 저 부르면 가서 놀아주고.. 계속 반복

여기가 사람이 별로 없어요.

진짜 별로 없는 편인데

동생 놀게하고 핸드폰 하는데 딱

옆에서 어떤 젊은 남자들 무리 온게 보였구요.

근데 얼굴은 유심히 안봐서 그냥 아~ 20대 남자들이 왔구나.

왜 해운대 안가고 굳이 여기를 오지.

이생각 하나 하고 다시 핸드폰 하다가

동생이 오길래 놀아주러 바다 같이 나갔어요.

놀아주다가 동생이 튜브 이용해서 저를 입수시키길래 ㅡㅡ

하지말라고 계속하다가 겨우 나왔는데

그 남자무리 중 한명이 와서

저를 겨드랑이 잡고 안은다음 다시 바다에 던져버리는거에요.

진짜 미친놈인 줄 알고 뭐이런 양아치새끼가 다있지 하고

화내면서 얼굴 물 닦아내는데

딱 그애인거에요 딱 그 애

뒤에 그 친구들인지 헌팅은 딴데서해라 이러고

제 동생은 언니친구야? 하는데 진짜 미친 줄

딱 그애 보는순간 얼굴은 약간 더 거무잡잡 해졌는데

머리스타일도 달라졌는데 그애가 분명히 맞아요

특유의 코높은거 웃는거 또 제가 놀렸던 점있는 코

그거때메 진짜 눈물나올뻔 했는데

일단 뭐냐고 나왔는데

자기 부산에 한달동안

머물다 갈거라고 휴학한김에 ㅋㅋ

하 너무놀라고 그애가 지친구들한테 상황설명 하고,

전 동생한테 미안하지만 혼자 놀고있으라 한다음에

돗자리에 걔도 같이 앉아 얘기했어요.

진짜 오랫동안..

동생이 와서 놀자해서 우리 둘이 놀아준다음

슬슬 해질 때 돼서 동생 데려준다음 씻고

저녁에 보기로 했구요 ㅋㅋ

번호도 새로 알려주고..

그래서 저녁에 서면에서 맥주 마시면서 몇시간동안 주구장창 얘기했어요

그러다가 그애가 웬일로 집을 데려다준다 해서

우리집 아파트 동앞까지 와서는

그냥 지혼자 저한테 뽀뽀하고

택시타고 삼만원 거리를 갔네요.ㅋㅋ

그날 밤에 새벽4시까지 전화하다가 우리 둘다 스르륵 잠들고..

그다음날도 걔가 저희집쪽 와서 동네에서 밥먹다가

저녁에 고백받고 사겼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사귀는 중이다가

슬슬 결혼얘기도 나오고

부모님끼리도 아는 사이구요..

이제는 그애 부산와서 살아요

어쨋든 이거 보면 인연은 정말 있는 것 같아서

그날 이후로 친구들만 만나면 저자랑 했어요

정말 누군가에게 자랑하고싶은 마음도 너무크고

인연을 바라시는 분 모두 이루어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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