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털리겠어 했는데 다음날 친구 차에 도둑 들어서 경찰 부른 썰

친한 친구 중에 뚱뚱한 친구가 하나 있다.

너무 뚱뚱해서 별명이 조찌찌인데

어느날, 조찌찌는 타지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혼자 살기 심심했는지

나와 함께 자취를 할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함께 자취를 하던 어느날,

조찌찌가 회사 일로 중국에 출장을 가는 일이 생겼다.

조찌찌는 평소 중국인 같은 외모를 가졌던 애였고

또다른 별명은 조따거 였는데

실제 중국에서 중국인이

현지인으로 착각해 길을 물었고,

한국인이라 모른다는 조따거의 말에

누가봐도 중국인인데 알려주기 싫어서

거짓말을 한다며 분개한 적도 있었다.

나는 드디어 이새끼 귀국하는구나 하며

친구의 금의환향을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출장 전날 밤,

출장갈 때 가져가야 한다고

조따거가 회사에서 무슨 공구들을 바리바리 싸왔다.

“어우, 개무겁네;”

“니만 하겠음? 하나 줘 들어줄게”

“ㄴㄴ, 차 트렁크에 넣어뒀다가 내일 꺼내가면 돼”

근데 이놈이 트렁크를 꽉 닫지 않고

살짝 열어두길래

“야 꽉 안 닫냐? 누가 훔쳐가면 어쩌려고?”

“야 꽉 닫으면 내일 공구 꺼낼 때

차키 들고 출장가야 하잖아 X신아”

“??공구 꺼내고 차키 다시 집에 두고 가면 되지”

“그게 귀찮다고”

“아니, 귀찮을게 따로 있지

니가 그러니까 살이 찌는거 아니야

누가 훔쳐간다니까?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

“아, 저거 살짝 열어둔 걸 어떻게 알아 X신아”

얘기를 들어보니

트렁크를 그렇게 방치해둔 것에 대해서

조따거 나름대로의 생각은 있었던 거 같았다.

쳐 털리기 전까지는.

결국 우리는 출장 당일 경찰을 불렀다.

뿐만 아니라, 도둑돔은 공구를 훔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훔친 공구를 이용해

주차 되어있던 다른 차들을 전부 털어간 것이다.

근데 다른 차들은 유리창 다 박살내고 훔쳐갔는데

조따거 차 유리는 또 안 깼더라.

나는 도둑놈이 공구를 준 은혜로 안 턴 줄 알았는데

조따거는 딱봐도 그지차라 안 털었다고

상도덕이 있는 새기라며 좋아하더라.

“아 비행기 시간 다 됐는데 뒷일 좀 부탁한다 친구”

“ㅇㅋ”

그렇게 귀국 전날

한국의 정을 찐하게 맛 본 친구는

뒤도 안 돌아보고 조국으로 떠났고,

얼마 뒤 도난 당한 공구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조찌찌분 대리인 되시죠?

경찰서 와서 공구 찾아가세요.’

거기서 범인의 인적사항도 듣긴 했지만

프라이버시라 젊은 성인이었다는 거만 적는다.

암튼 시간이 흘러 조찌찌도 귀국하고,

그 사건도 잊혀져 갈 쯤,

조찌찌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누군데”

“도둑 부모님이라는데? 얼마에 합의할건지 물어보네”

“와 꽁돈이네 얼마에 할거임?”

“한 250 정도 부를려고ㅋㅋ”

“너무 세지 않냐? 너 공구 말곤 손해본 것도 없잖아”

“ㄴㄴ상대방 성인이라 빼박임.

아들 깜방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 있겠냐?

이건 줄 수 밖에 없다ㅋㅋ”

아무리 봐도 에바 같아서

나는 친구에게 불안을 토로 했지만..

“와 이새기 그득한 살이 다 욕심보 였네;

250 부른다고 그걸 주겠냐? 적당히 먹고 말어”

“아니 X신아 다 방법이 있다니까

내가 설득의 심리학 책에서 봤는데

이런 건 처음에 세게 부르고

내가 양보한다는 제스처로 조금씩 깍아가는 거임

잘봐라 어른의 교섭을”

조찌찌에게는 다 계획이 있는 듯 했다.

“네, 차주인데요 합의금으로 400만ㅇ..”

“그냥 깜방 보내겠습니다”

“툭”

하지만 몰랐지.

자식을 포기하는 부모도 있다는 것을.

“아 이게 안 먹히네”

얼마 뒤 도둑은 징역형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렸고

사건은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