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듣는 것 같은 ‘우리 할아버지 6.25 시절 이야기’

그냥 한국근현대사 공부하다 생각나서 써봄

할아버지한테 직접 들은거도 아니고 할머니 아부지 말듣고 쓰는거라 정확한지는 모름

우리 할아버지 안동출신임

안동서 나고 자라셨고 형제분이 정확히 몇명인지는 모르겠는데 암튼 막내로 태어나셨다

할아버지 동네가 집성촌인데 거기서 뭐 어떤 경로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동네서 공부를 꽤나 잘했어서 제문? 뭐 제사지낼때 한자 쓸일이 있다고 서원 가서 공부하셨다심

암튼 그렇게 서원서 공부하고 돌아와서는 동네서 제사때 글써주고 집에 그래도 땅있는 집이라 먹고는 살았다고 함

근데 무슨 바람이 드셨는지 갑자기 국방경비대에 입대를 하심ㅋㅋㅋ

할머니 말씀으로는 할아버지가 너무 순해서 남들은 밥먹을때 줄 한번 더서서 두번 받아먹는데

한번 먹고 못 받아먹는거 보고 증조할머니가 안타까워 하셨다고 하시더라ㅋㅋ

다들 알다싶이 곧 북에선 왠 3대가 빌어먹어야 하지만 3대동안 잘먹고 잘사는

김일성 때문에 6. 25가 터져

할아버지는 다행히도 북진할때까지도 별 부상없이 계셨고,

그땐 군 행정을 볼때 한자로 봤나봐

근데 한자 아는 사람이 그때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게다가 서원까지 나올정도로 한자에 밝은사람이 없었는지

할아버지는 상사? (아부지가 상사라고는 했는데 정확하지는 않음) 까지 되서 중대장이랑 같이 다녔대

그러곤 1.4 후퇴때 한창 남쪽으로 남쪽으로 정신없이 쫓기셨지

그러다가 중대장이 총에 맞아 쓰러져서 부축하려는데

중대장이 버리고 가래서 눈물을 흘리면서 버리고 가셨대ㅠㅠ

아부지말로는 버리고 가래서 간거지 눈물까지는 좀 거짓말 같다고ㅋㅋㅋ

암튼 그렇게 중대원들이랑 같이 도망치다가 이번엔 할아버지가 총에 맞으셨어

어깻죽지 쪽에 맞으셨는데 너무 아파서 도망도 못치겠더래ㅠㅠ

그래서 중대장도 버리고 왔는데

부축하고 가라하면 안 해주겠지? 싶어서 그냥 자기도 버리고 가라고 하셨대ㅋㅋ

그러곤 인민군인지 중공군인지 애들한테 부상병이라고 잡혀서 부상병들이랑 같이 모아놓은 곳으로 옮겨졋대

이때 할아버지는 부상병들 감시하는 애들이 감시에 소홀한걸 보고 도망칠 생각을 해

그거도 다리 다친 애들말고 자기처럼 뛰는데는 지장 없는 부상병들도 같이

그렇게 할아버지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도망치셧대ㅋㅋㄱ

아부지 말로는 그냥 어디 이동하다가 낙오하신게 아닌가 싶으시다는데 뭐ㅋㅋ 나도 잘 모르겠어

암튼 할아버지는 또 남으로 쭉 도망치시는데 그러다가 만난게 미군이였대

근데 할아버지는 한자는 알아도 영어는 모르잖아?

미군도 일단 한국군 복장들이니까 이게 뭔가 하고 보고있고ㅋㅋ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중산데 행정을 맡았다고 했잖아?

그래서 할아버지가 월급으로 줄 달러를 가지고 있었대

그걸 미군한테 보여주면서 아이 코리안 아미 딱 하니까

그때서야 부대안으로 들여보내 줬다는데

이건 내가봐도 좀 거짓말 냄새가 좀 남ㅋㅋ

그러곤 미군이 한국군한테 할아버지랑 다른 부상병들을 한국군에 인계해서 후방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할아버지 생각에 자기가 죽을뻔 했으니 더 전쟁은 못하겠고

거기다 부상까지 당해서 어깨가 제대로 올라가지도 않으니 전역을 할수 있었다고 해

앞에 할아버지네 집이 땅이 조금 있었다 했잖아?

그래서 집에 가면 굶진 않겠지 싶어서 집에 가셨지

근데 집에 오니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거야

머 전쟁통에 풍비박산이 안난게 이상하긴 하지만

동네서는 할아버지 집을 거의 동네 망하게 한 사람 취급을 했어

그도 그럴게 할아버지는 형이 두분 있으신데

둘째 형 분이 일제강점기때 사촌이랑 소 훔쳐서 일본으로 튀셨어ㅋㅋ

그런 둘째형은 일본서 사회주의를 배워오셨지….

둘째형이 사회주의를 배워왔다 부터할게ㅋㅋ

근현대사 한 사람은 알건데

이승만이 한 미친짓 중에 보도연맹사건이란게 있어

좌익활동 했던 사람들 보도연맹에 가입시켜서

감시 내지는 전향 시킬려고 했는데

이 런승만이 6.25터지니까 북한에 동조할까봐 보도연맹 사람들을 학살한거야

할아버지 형 분은 좌익활동 경력이 있으니 당연히 가입을 하셨지

이게 정확히는 잘 모르겠는데

그 과정에서 보도연맹 가입했다고 뭘 받았는지 어쨌는지

동네 사람들도 할아버지 형님분이랑 같이 가입을 하신거야

이렇게 같이 가입하신 분들 거의 대부분이 총살을 당하시고 한분이 살아남으셔서

이게 다 좌익했던 할아버지 형님분 때문이다 라고 하니

그때 가장을 잃거나 아들 잃은 집은 할아버지 집을 곱게는 안보겠지

할아버지 큰형님은 또 안잡혀 가셨는데

결국 할아버지 큰형님은 그 동네서 쫒겨나듯 나오셔야 했어

하필 할아버지는 딱 그 쫒겨나왔을 때 제대하신거고

그리곤 돌아와서 할아버지가 보니

이게 답이 없어

집에 있던 땅은 쫓겨나오다 시피해서 헐값에 다 팔았거든

그래도 제대할때 퇴직금을 받으셨다 하더라고? 거기다가 할아버지가 상이 군인이시잖아?

그래서 연금 비슷한 것도 받았다 하시더라고

그 퇴직금이랑 연금으로 증조할머니 큰형 할아버지 이렇게 사는데

부상당한 부위가 그렇게 안심했는지 이때 뭐 노가다도 뛰고 짐나르는 일도 하고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돈을 벌어왔어

근데 연금 받던 이게 또 허위로 신고한 사람이 많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그냥 돈주기 아까웠는지

상이 군인들을 다시 조사를 했대

근데 여기서 할아버지가 정상인으로 떠서 연금이 끊기네?

게다가 큰형 분은 동생이 끌려가서 죽은 것도 모자라서 평생살던 곳에서 쫓겨나오셔서 그런지 늘 힘들어하셨어

이제 할아버지가 거의 가장이나 마찬가지가 된거지

이때 어떻게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할아버지는

아버지께서 법관을 하시는, 집안 잘사는 할머니랑 결혼을 하게 됐어

이때부터는 그래도 할아버지가 처가 도움을 좀 받아서 직장도 여러군데 꽂히게 되지ㅋㅋㅋ

첨에는 한전을 들어갔는데

(그때 명칭이 뭔진 잘 모르겠다 암튼 전기회사였음)

이때 한전을 신입으로 들어가면 반드시 해야되는게 집집마다 전기요금을 받으러 다녀야 됐나봐

근데 할아버지도 이때까지가 너무 힘들었는지 마구 술을 드시기 시작하셨어

근데 처가 도움 받는 할아버지가 돈 나올 곳이 월급 말곤 어디있겠어?

그 월급은 바로 할머니한테 들어갔으니ㅋㅋㅋ 월급날에 퇴근할때면 할머니가 직장까지 찾아갔다 하시더라ㅋㅋㅋ

할아버지는 결국 월급아닌 전기요금 빼서 술마시다 걸려서 잘리셨어ㅋㅋㅋㅋ

외증조 할아버지는 뭐 이런사람이 다있나 싶으셨겠지만

할머니를 위해 할아버지한테 역무원 일을 다시 소개해줘

이건 그래도 월급날만 잘 감시하면 빼돌릴순 없겠다 싶으셨대ㅋㅋㅋ

우리 아부지 기억으론 월급날 저녁마다 술집을 돌아다니면서

할아버지가 술 드시고 계시면 집에 가자고 재촉하시곤 했대ㅋㅋ

그래서 아부지 기억으론 진짜 미웠다고 하시더라고

저 돈으로 가족들 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그걸 홀라당 다 술을 자시러 가시니ㅋㅋㅋ

뭐 암튼 대충 6.25 전후해서는 할아버지 썰 이게 다야 뭔가 더쓰고도 싶어서 할머니 썰도 풀어볼래

할아버지나 할머니나 두분 다 안동 분이셨는데,

사실 수저가 아예 없는 정도였던 할아버지랑 다르게 할머니는 꽤나 금수저이셨어

할머니 아버님이 일제시대때 부터 법원쪽에 일 하셨다고 들었거든

뭐 친일이니 뭐니 비판해도 딱히 틀린소린 아닌게 일제 때를 할머니께 여쭤보면

할머니 말로는 일본인들이 되게 착한사람들이였다 하시고

일본어까지 아시는거 보면 대우 받는 수준이라 그런 것 같아

여튼 할머니는 그렇게 잘사는 집안덕을 보신 덕분인지 지금으로 치면 고등학교 과정까지 여자의 몸으로 마치셔

사실 여기서 좀 헷갈리는게

해방 후에 고등학교까지 나오신건지 해방 전에 나오신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어

사실 할머니 인생사가 추억처럼 떠올릴 만한건 아닌지라 디테일을 물어보긴 좀 그렇더라구

아무튼 할머니 집안은 해방 전후로 안동서는 입김 깨나 부시던 집인거 같아

해방 이후에도 할머니 아버님의 공직에서의 행적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는건 말을 안해주시던데

그래도 해방이후 법 관련 지식이 있던 지식인인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사실과 해방 이후에도 공직생활을 유지하셨다고 하시는거 보면

확실하진 않지만 일제때도 그렇게 평판을 잃을만한 일은 안하신거 같아 또 그러길 바랄 뿐이고

음 할머니 집안 이야기하다 이야기가 너무 샜는데 어쨌든

할머니는 유복한 집안에서 광복을 맞게 돼

그렇게 광복을 맞이하시고 6.25전인지 후 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어쨌든

할머니는 그때 배급을 받아야만 생활이 가능했다고 말씀하셨어

그땐 배급을 아이들이 받는게 보통이였나봐

그렇게 할머니는 동생들과 함깨 배급을 받으러 갔지

그런데 하필이면 근처 군부대서 훈련을 한다고 쏘던 박격포탄이 배급소 근처에 떨어진거야

이때 할머니는 박격포탄 때문에 같이 갔던 두 동생분들과 한쪽 다리 한쪽 가슴을 잃게 되셔

이때 살아남으신 분 중에 현재까지 살아계신분이 할머니 포함해서 두분이라고 하시더라구

이때 외증조할아버지, 할머니의 아버지께선 보상이라도 받으려

신문에도 투고하고 할수 있는건 다 하셨지만 결국 보상은 받지 못하셔

그렇게 할머니는 하루아침에 장애를 갖게 되셔

이 사건 때문에 할머니는 안동에서 제일가는 규수에서 남 도움없이는 집도 못 나가는 신세가 돼 버리셨지

그렇게 할머니가 20대 중반정도 되셨을때, 외증조할아버지 눈에 우리 할아버지가 눈에 띄게 돼

나름 배울대로 배웠으되 집안이 변변찮고 거기다 집안이 기울었어도 책임지는 책임감까지 보시고, 막내이니 책임질 제사도 없는 그야말로 완벽했지

그렇게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결혼하시게 돼

전에 할아버지 썰을 보면 알겠지만 할아버지는 가정에 관심이 많지는 않으셨기에

모든 집안일, 아버지와 삼촌 고모들의 훈육을 모두 할머니가 담당하셨어

그래도 나름 우리아버지 세대때 흔치 않다는 대졸자를 사남매 중 두명이나 배출하셨지

나름 재밌게 써볼려고 했는데 할아버지만큼의 굴곡은 없으시긴 하네ㅎㅎ

그래도 그때 정말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환경에서 가정을 꾸려나가시고

결국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두신 할머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서 한번 써봐ㅎㅎ

중학생때나 고등학생때 그냥 외울거라고 생각했던게 할머니 할아버지께는 현실이라는게 좀 신기하기도 하고ㅎㅎ

글못쓴다는 욕은 해도 되는데 할머니나 할아버지 욕만큼은 안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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