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장 다닌 적이 있는데
일 다니면서 친해진 사람이 두명 있었음
한명은 딸 하나 혼자 키우는 누나였고
또 한명은 진짜 멍청한데 착한 형이었음
우리 세명 다 비슷한 시기에 들어와서 많이 친해졌었는데
이 형이랑은 일 끝나면 소주 한잔 자주 먹고 했지만
누나는 매번 먹고 싶어해도
애가 있으니까 같이 술먹은게 손에 꼽을정도 였음
어느날 출근하자마자
누나가 싱글벙글 표정으로 우리한테 오더니
오늘은 제대로 달려보자며 선포를 함
알고보니 누나네 어머니가 애기 며칠 봐준다고
애기를 데리고 친정 집에 간거였음
농담삼아 누나한테 친구 없냐고
왜 우리랑 마시냐고 놀렸는데
잠깐 삐죽하더니 장난식으로 찡찡대며
마셔달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괜히 짠했던 기억이 남
까짓꺼 콜 이라고 하고 퇴근만을 기다렸음
근데 우리 공장 반장이 나이가 좀 있는 노총각이었는데
이 누나한테 자꾸 추파 던지고 찍접 거렸었거든
그래서 누나가 반장을 참 싫어했었음
그런데 이새1끼가
우리가 술 먹는다는 걸 어디서 들었는지
퇴근전에 그 착한 형한테 가서
계속 자기도 같이 먹자고 졸랐나 보더라고
이 착한 형은 또 단호하게 거절도 못하고
같이 먹어도 괜찮냐고 누나랑 나한테 물어보길래
나는 당연히 싫다고 했는데
누나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알았다고 함
둘다 참 착하고 싫은 말 못하는 사람들이었음
그렇게 퇴근하고 넷이서 술을 먹게 됐는데
초중반까지는 별일 없이 분위기 좋게 먹고 있다가
반장 새1끼가 조금씩 취하는 것 같더니
누나한테 살살 추파를 던지기 시작함
미영 (가명)이는 손이 이쁘다느니 몸매가 섹시하다느니
슬슬 선을 넘기 시작함
그러다 누나도 기분이 나쁜지
틱틱 대면서 안 받아주기 시작했음
그러니까 반장 새1끼가 삐져가지고
표정 썩고 말도 없어져서 분위기가 이상해졌음
그래서 내가 대화주제 좀 돌릴려고 일상얘기를 시작했음
그러다 누나 딸 얘기가 나옴
누나 딸이 유치원 다니고 있었을 때여서
나: 누나 딸 이제 한참 말 안 들을 나이 아니야?
누나: 아냐, 우리 딸 착해! 말도 잘듣고 투정도안 부리고..
나: 좋네, 우리 사촌누나 아들도 누나 딸이랑 동갑인데
말 안 듣고 말썽 핀다고 죽겠다던데..
누나: 근데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파 철이 빨리드는게
애가 내 눈치를 본다는게 애한테 너무 미안하고 속상해..
누난 그렇게 얘기하고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음
괜히 얘기했나 싶은 마음에
얘기를 다른 얘기로 돌리려는데
반장 새1끼가 개소리를 내뱉음
반장: 미영이 너 이혼한거지?
이래서 결혼이랑 애 낳는건 신중해야지ㅋㅋ 무슨 고생이냐?
이 ㅈㄹ 을 함
이 누나가 혼자 애 키운다는건
회사 사람들도 전부 알곤 있었지만
대부분 자세한 내막은 잘 몰랐거든.
누나 남편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음
그나마 친한 나랑 형만 알고 있던 상황이었고.
저 개소리를 시작으로 애는 평생을 아빠도 없이 커야하네
부부가 양심이 없어서 무슨 죄냐
이딴 소리를 해대기 시작함
그때 누나의 표정은 차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해 보였음
그런 누나 표정을 보고 나는 이성이 끊어짐
나: 이런 ㅆ1발 새..
나는 평소에도 잘 욱했고 다혈질이라
그만둘 각오하고 욕을 내지르는 찰나에
퍽 소리가 크게 나면서 반장이 뒤로 날아감
반장 옆에 앉아있던 소심하고 착한 형이 일어나서
내가 욕을 뱉는 순간에 주먹으로 턱을 올려쳤던거임
진짜 과장 조금도 없이 퍽 소리가 크게 났음
이 형이 키도 183정도에
100키로 정도 나가는 거구였는데
워낙 인상도 좋고 성격도 너무 순하고 착해서
남들한테 싫은 소리나 욕 한번 잘 못하던 그런 형인데..
얼굴 시뻘게져서 반장한테
야 ㅆ1바롬아 하는 모습 보니까
나까지 무서워졌음
이 형이랑 알고 지내면서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솔직히 그 순간 진짜 무서웠음
누나는 울면서 그만하라고 말리고
나랑 누나가 옆에서 형 붙잡고 말리는데도
도저히 말려지지도 않고 도저히 감당이 안됨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멱살 잡고 세워서 패고
누워있는거 또 들어서 또 패고
반장 새1끼 결국 그냥 드러눕더니
경찰 부르라고 소리 지르고
나중엔 경찰이 왔는데 반장이
니 새1끼 합의 없을 줄 알라면서 소리 지르고
며칠 후에 공장 부장님한테까지 얘기가 들어갔고
계약직이었던 형이랑 누나랑 나는
잘릴 각오만 하고 있었음.
그런데 부장님은 우리 얘기를 듣더니
반장 새1끼를 불러서 ㅈㄴ 갈구더니
우리 세명을 공장 내에 다른 부서로 옮겨줌
그리고 그 반장 새1끼 알고 보니까
공장 다닌지 2년도 안된 놈이였음
오래 다니던 양반들이 그만두고
운 좋게 일찍 반장달고 패악질을 부리고 다니던거였음
부장님이 저 새1끼 반장 시키지 말라고
일반작업자로 내리라고 해서
반장에서 일반작업자로 다니게 됨
그러다 쪽팔렸는지 며칠 지나고 그만두더라 ㅋㅋ
결국 형은 그 새1끼한테 합의금도 주고
누나한테 엄청 많이 혼났음
왜 니 일도 아니면서 그렇게 하냐고
사람 그렇게 쉽게 패면 안되는 거라고 실망했다고
참고로 형이 누나보다 세살 어림
누나는 많이 화가 났었음
한동안 형한테 말도 안검
심지어 나도 피해다녔었음..
근데 그러다 둘이 사귄다고 하더라
???????
그 소식을 형한테 듣고 얼탱이가 없었음
알고 보니까 이 형이 누나를 오랫동안 좋아했었다 함
하지만 누나는 애도 있고
남편도 사별한 거다 보니까
굉장히 조심스럽고 혼자 마음만 끙끙 대고 있었던 거였음
그 사건 다음날에 누나가 형한테
내가 참기만 하면 되는건데 도대체 니가 왜 그랬냐고 뭐라하는데
좋아하는데 어떡하냐고 고백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누나가 한동안 우리를 피한 거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쨌든 내가 그공장 그만두고 나서 결혼식은 못해도
양가 허락 받고 결혼생활 시작했다고 연락도 받았었음
아직까지 가끔 연락하고 지내는데
잘 사는 거 같음
하여튼 앞뒤 사정이나 잘 모르는데
입터는 사람은 진짜 턱주가리를 날려줘야함
핸드폰으로 막 쓰는거라 글이 이상할지도 모름
양해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