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천 만원 버는데도 결혼이 안 돼서 때려치우겠다는 변호사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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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차 개업 변호사다.

서초동 송무판에서 개같이 구르다가 개업했고,

지금은 법무법인 운영하고 있다.

월 순익은 2000~3500 정도 남긴다.

자산은 서울에 부동산 한 채랑 주식 조금 갖고 있다.

이 정도 월 수입과 자산이면

대한민국 상위 10% 내라고 생각한다.

근데 37세의 나는 결혼을 ‘포기’했다.

그 이유를 몇개 적어보자면

1.바꾸기 힘든 선천적 요소들이

이성으로서의 성적 매력의 상당부분을 결정짓는다.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요인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본능적으로

이성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요인들은

상당수가 선천적 요소들이다.

대표적으로 키와 얼굴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이 요소들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거나 바꾸기 힘든 요소들이다.

키는 말할 것도 없고,

얼굴은 성형을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170cm에 살짝 못 미치는 키이며

변호사가 되고나서

성형으로 안검하수와 코를 했으나,

이성에게 어필이 되는 외모가 되진 못했다.

이러한 선천적인 요소들을 갖추지 못한 나는

후천적 요소들이라도 잘 갖춰야

이성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10대와 20대를 오로지 공부에 투자했다.

실제로 10대 때는

‘서울대 가면 여자친구 생긴다’는 말을,

20대 때는

‘변호사가 되면 여자 골라 만난다’

는 말을 맹신하면서 살아왔다.

2.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후천적 요소들은 ‘조건’일 뿐,

이성으로서의 ‘성적 매력’의 요소가 될 순 없다.

실제로 변호사가 된 30대 초반부터

안 들어오던 소개팅이

미친듯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어딜 가든 이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은 늘 생겼다.

내 인생의 황금기가 온 것처럼 행복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복은 오래 못 갔다.

왜냐?

선천적 요소를 갖추지 못했던 내가

후천적 요소들을 얻기 위해 투자한 노력과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20대 때는

거들떠도 못 봤던 미모의 여성들을

꼭 만나야겠다는 욕구가 솟구쳤다.

그런 이유에서 실제로 아나운서 지망생,

스튜어디스 등을 위주로만 소개받았고,

운이 좋게 소개를 받아 사귀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외적으로 뛰어난 그녀들이

나를 만난 건 내가 괜찮은 ‘조건’의 남자여서 일 뿐,

나에게 ‘성적 매력’이 있어서

끌린게 아니라는 것들을 깨닫게 되면서 시작됐다.

길을 걷다가 누가 봐도 잘생긴 남자를

흘깃흘깃 쳐다보던 눈빛을 볼 때마다,

그리고 나랑 사귈 때는

나랑 함께 찍은 사진 하나 올리지 않던 그녀가

나랑 헤어진 뒤에 잘생긴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들로 인스타를 도배하는 걸 보고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이다.

그들이 나를 좋아하는 건, 내 ‘조건’들이구나.

그때부터 이성에 대한 불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쁜 여자를 만나고 싶은 보상심리와

이에 걸맞지 못한 외모,

그리고 이걸 커버해주는 조건들과

열등감에 기인한 이성에 대한 불신들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문제로 전이되기 시작한 것이다.

3.결혼정보회사를 전전하면서

결국 결혼을 포기하기로 했다.

나이 먹고 35살 즈음부터 결혼정보회사에 갔다.

이제 예쁜 여자만 만나려고 하는,

그런 보상심리는 접어두고,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정착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나름의 의지를 갖고 매칭에 임했다.

하지만,

결혼정보회사는 1군 결혼시장에서 패배한

2군들의 패자부활전이라는 걸 깨달은건

결혼정보회사에 간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고스펙의 결정사 회원들은

말그대로 ‘공정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일 뿐,

진정한 의미의 사랑에 기반을 둔

결혼을 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어차피 선천적 요소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들이

오로지 후천적 요소들인 조건만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17번 정도의 매칭과 만남이 있었지만,

이성적 끌림을 전혀 느끼지 못한 사람들과

순전히 결혼을 위해서

관계를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혼자 살겠다고 마음먹었고,

이번 주말에 부모님께도 공표했다.

혼자 살면서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누리면서 살겠다고 결심했다.

국결은 생각도 안 한다.

3군 시장까지 가고 싶진 않다.

그냥 조금 놓고 살면 나이 먹고서도

인연이란 게 찾아오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살련다.

뭔말인지 이해 못한 사람들을 위해 세줄 요약 해준다.

1.후천적 요소보다 결국 선천적 요소가 최고다.

2.학벌,직업이 모든 걸 커버해줄 거라 착각하지마라.

3.결혼? 끝까지 노력하되 안 되면 포기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