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이사온 귀엽고 청순한 여대생 때문에 억장이 무너져내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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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음 따윈 개나 줘버린 원룸 산다..

옆방 통화하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임..

방음은 안되지만 나름 살만하고 월세도 싸서

불만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올해 초에 옆방 세입자가 바뀌었는데

엄청 귀엽게 생긴 여대생이 들어왔더라..

앳된 외모에 그에 걸맞는 하늘하늘한 패션..

그 학생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ㅋㅋ쟤도 여럿 남자 울리겠구나’ 였다

나도 신입생땐 그랬으니까..

좋아하는 여자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어떻게 친해질까 전전긍긍했고

카톡 하나를 보내도 썼다 지웠다 안절부절

그녀의 사소한 행동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

카톡 프로필에 올라온 ♥+D-1을 보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퍼마셨던 추억을 떠올리니

‘나 같은 놈들 또 생기겠네ㅋㅋ’

라고 생각하며 쓴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옆방 여대생은 잊혀져갈 무렵

캠퍼스의 벚꽃이 만개했던 오늘,

옆방에서 들리는 신음소리에

다시 한번 심장이 덜컥 내려앉음을 느꼈다.

이름도 모르는 옆방 여자를 좋아해서는 아닐테고

왜이리 가슴이 먹먹해질까..

들으려고 한건 아니지만 대화를 들어보니

사귀는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

“선배 여자친구 있지 않냐”

“자신을 좋아하냐”

“처음이라 무섭다”

등등 걱정하는 질문과 함께

“괜찮다 괜찮다” 안심시키는 소리.

대화는 곧 중단되고 벽을 넘어오는 신음소리는

내 심장을 후벼파기 시작했다..

솔직히 처음엔 부러웠다.

와 얼마나 잘 생겼길래..

그러다 문뜩 지금 이 순간에도

옆방 신입생의 카톡 목록에는

과거 나와 같은 남자들의 카톡이

1이 사라지지 않은채 남아 있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니 서글퍼진다..

누군가에겐 말 한번 나누기도 여러운 여자가

저 남자에겐 쉽게 입을 맞추며

속옷 안으로 손을 넣을 수 있는 여자구나..

누군가에겐 카톡 프로필만 봐도 두근거리는 여자가

저 남자에겐 폭신한 침대 위에서

상기된 얼굴을 코 앞에서 마주하며

속옷을 벗길 수 있는 여자구나.

누군가에겐 손만 스쳐도 하루종일 두근거릴 여자가

저 남자에겐 실오라기 하나 거치지 않은채로

껴안을 수 있는 여자구나..

누군가에겐 혹시나 내가 불편하게 했을까

하루종일 걱정하게 만들 여자가

저 남자에겐 아프니까

천천히 해달라는 소리를 들어도 괜찮은 여자구나..

참 씁쓸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찌질해서 일까.

저 남자에 대한 질투심일까.

나는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부러움 때문일까.

알 수 없는 착잡함이 이 작은 원룸을 감싼다.

해가 뜨고나면 과거의 나와 같던 남자들은

오늘은 뭐라고 카톡을 보낼지,

어떤 인사를 보내야할지 고민을 할거라 생각하니

이유모를 쓴 웃음이 터져나왔다

과거에 나 또한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