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이 다른 대기업 근무환경에 자괴감이 몰려온 디시인

우리 물건 대기업에 납품하는데

불량 하나라도 발견되면

우리가 직접 대기업까지 차타고 몇시간 가서

하루종일 불량검사해야 하거든?

어제 살면서 대기업 처음 가봤는데

우리 회사랑 너무너무너무 다르더라..

배아파서 화장실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에어컨 때문에 냉기가 확 느껴지는데

환풍구도 천장에 6개나 있고

심지어 추워서 고드름 맺힐 정도더라..

그리고 변기 앉기전에 뭔 클리너라고

화장지 갖다대면 소독약 같은거

자동으로 칙칙 분사해주는데

그걸로 변기 닦고 앉으라고 그런것도 설치되있더라..

비데는 당연히 있고..

화장지도 대용량 동그란 화장지지만

눈금이 있어서 한칸 두칸 쉽게 끊어지고..

누르면 푹신푹신한게 고급 화장지인게 느껴지더라..

세면대에 물 나오는 것도

손 갖다대면 자동으로 물 알아서 나오고

우리 회사에선 벽에 달린 파란색 비누 쓰는데

여긴 비누가 아니라

손 세정제 같은거 알아서 뿌려주고..

손 씻을 때도 물 다시 잠그느라

다시 더러워질 일도 없고..

손 말리는 것도 종이 화장지에

바람 분사하는 것도 바람 존나 쎄서

손 바로 바닥 쪽으로 떨어짐..

우리는 화장실 철문으로 되어있어서

손씻고 나와도 문고리 돌리느라

다시 손 더러워지거든

외노자 애들이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던 똥을 싸던 손 씻는걸 본적이 없어서

내가 비누로 손씻고 나갈려고해도

문고리 잡는 순간 기분 다시 더러워져서

강제로 다시 더러워지거든..

돌리는거라 발로 열수도 없음..

그리고 밥 먹으러 갔더니

오므라이스 위에 돈까스를 올려주는데

뭔 돈까스 하나를 통째로 주는거임

안 잘라주나? 싶었는데

돈까스 한입 먹으니까 입안에서

육즙이 팡! 하고 터져서 입안에서 감칠맛 폭발하더라..

놀래서 보니까 돈까스에 육즙이 좔좔 흐름..

진짜 깜짝 놀랬다

우리 회사에서 나오는 돈까스는 납작하고

사막 한가운데 3일동안 버려둔 돈까스 마냥

말라 비틀어져있고

통째로 주는게 아니라 1인당 2개로 제한하거든

우리 회사 돈까스 먹다가

대기업 돈까스 먹으니까

생전 돈까스란 음식을 처음본 애새끼 마냥

식당에서 돈까스 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너무 예상치 못해서..

암튼 다먹고 식판 놓으러 가는데

식판 놓기전에 물 같은거 알아서 뿌려주길래

살짝 세척하고 식판 놓는데

식판 놓는곳이 컨베이어 위라

식판 놓으면 알아서 식당 안으로 들어가더라..

그리고 회사 사람들도

표정이 너무 좋아보이더라

우리는 밥먹고 바로 일 들어가야해서

얘기할 시간에 밥 후딱 먹어치우는데

여기 사람들은 서로 웃고 떠들면서 밥먹고..

입은 작업복도 새옷처럼 깨끗하고 말끔하고..

내 또래 젊은 사람들도 자주 보이더라..

우리 회사는 젊은놈 들어오면

틀딱들 다가와서 여친있냐 차있냐

혹시 이대남이냐 이딴거 쳐물어보고 있는데..

그냥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