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끼리 회장님 놀이 하고 있는 작은 회사에 취직이 된 남자..

1.면접보러 가니깐 회장님 나오신다함.

뭔 할배가 오더니 대뜸 교회 다니냐고 물어봄.

다닌다고 하니깐 합격.

(교회 나가본 적 없음)

2.그 담에 뭔 전무가 오더니

대뜸 얼마 생각하고 왔냐고 물어봄.

뭔 용팔이도 아니고..

여튼 3천 불렀더니

지들은 작은 회사라 그렇게 못 준다함.

(근데 아까 지들이 업계 1위 굴지 강소기업이라 자랑했음)

한발 물러서서 2800도 좋다 이러니깐

끄덕끄덕 하더니 내일부터 나오라고 함.

3.강남 한복판에 있는 회산데

막상 실내는 구리구리함.

너무 더워서 에어컨 켜달라니깐

에너지 절약해야 한다고 못 틀어준다함.

대신 뭔 녹색 우산? 같은거 주더니

그걸로 창문 쪽에 들어오는 햇빛 막으라함.

자외선을 막아준다나

주위 둘러보니까 다들 이상해씨 마냥

죄다 녹색 미니우산 같은거 뒤집어 쓰고 있음

말 그대로 양산 쓰는 효과.

근데 그짓을 실내서 하고 있음.

4.총 2개 층을 쓰는데

각 층마다 절반이 회장실, 사장실임.

실제 근무공간은 절반 뿐임.

함부로 근처라도 가면 혼남.

5.맨날 잡일,청소만 시키고

근로계약서 쓸 생각을 안함.

한 보름 있으니깐 면접때 본 전무가 오더니

계약서를 들이미는데 2600 적혀있음..

근데 또 세달은 수습기간이고

내가 그 달에 근무일수 차감해야한다며

80만원 정도 입금됨.

6.어느날은 급한일 있다고 일단 튀어나가라함.

나갔더니 회장님 손녀 골프장 갔다왔으니깐

뒷청소 확실하게 해놓으라는거임.

벤츠 S클 차 내부청소 하고,

골프채, 골프가방 다 닦아놓음.

드라마에서만 보던 거구나 했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했음.

딸은 뭐 감사로 되어있던가 그랬는데

나갈 때 일 시킨 전무가

“감사님 얼굴 똑바로 보지 말아라” 해서

어떻게 생긴지는 모름.

7.어느날 무슨 용팔이처럼 생긴

말라깽이 안경잡이가

“니가 신입이냐?” 라고 물어봄.

드디어 사수 배정 받은건가 했더니

지가 대표라고 함.

회장이 아빠, 대표가 아들, 부회장은 마누라,

이런식의 전형적인 ㅈ소였음.

물어보는 말에 대충 대답만 했더니

부회장 (회장 마누라)가 오더니

“우리 아들 많이 착해졌네!

예전에 신입 맨날 울리더니”

이러면서 진심으로 뿌듯해 보이는 표정으로

대표(아들) 머리 쓰다듬어줌..

8.수요일마다 회장실이 개방되는데

모두가 둥글게 둘러앉아서 (회장일가 포함)

전도사님을 기다림.

회사 예배를 본다나

여튼 좀 찌그러진 몰몬교도처럼 생긴 전도사가

기타 메고 와서 예배 진행함.

예배 맨 마지막에 찬송가를 부르는데..

예수님,주님,성령 등

긍정적인 단어들을 모두 회장님,부회장님,대표님

이렇게 바꿔서 부름.

원본이 “예수님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이거면

“회장님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이런식.

비참한 감저이 오버플로우 돼서 웃음이 다 나오더라.

9.회장일가는 어마어마한 벤츠 매니아임.

모든 일가족이 회사 명의로

벤츠 여러대씩 갖고 있음.

심지어 점심식사 이동용 미니버스도 벤츠임.

난 벤츠에 미니버스 있다는거 첨 알았음.

그거 타고 호텔이나 OO가든 이런데 가서 식사함.

강남 한복판이라 으리으리한 곳 많았음.

물론 나 같은 일반 직원들은

근처 무한리필 뷔페가서 먹음.

나랑 한 10살 차이나는 과장은 밥 먹을 때마다

“우리 회사처럼 밥 사주는 회사 없어.

고맙게 생각해야해” 매번 이랬음.

지금와서 생각하니깐

그냥 식대 지급 안 하고

동네 함바집 정기권 끊은거 뿐이었음.

여튼 그 과장은 도라지무침 한접시 가득 담아서

먹는 내내 회장님 일가가 하느님 뜻대로

세상을 인도할거라 찬양했음

10.의외로 교육비 지원을 해줌.

1년에 10만원 내외로

교육,시험 등 지원을 해준다함.

문제는 승인을 안 해줌..

오픽시험 본다니깐

일단 내 돈으로 내고 영수증 제출하면

급여에 추가지급이라 했는데..

영수증 제출해도 급여로 안 들어옴.

물어보니깐 천원씩 쪼개서

알아서 들어가니깐 신경 끄라함.

결국 안 주겠다는 얘긴거 같아서 걍 관둠.

11.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매월 월급에서 만원씩 차감함.

그 돈은 아프리카 불우이웃 돕기에 활용된다고.

물론 증빙이나 그런건 없음.

입구에 부회장(마누라)가

아프리카 가서 아기들 끌어안고

선교할동이라 사진 크게 붙어있음.

걍 부회장 비행기 값으로 쓰이는구나 하고 넘김..

12.김장해주는 아지매가 전무임.

이게 뭔 소리냐면..

영화에서 부잣집 일가에

밥해주는 아줌마가 전무이사임.

원래는 회장이 지방에서 일할때

자주 보던 함바집 아줌마인데,

모든 김치류를 기가 막히가 잘 담궈서

전무로 임명하고 자기 집 전용 김장우먼으로 꽂아둔거.

진짜 맛있긴 함.

가끔 오메기떡도 해와서 나눠주는데 맛집임.

그분 일과가 어떻게 되냐면

맨 뒷자석에서 무한도전 재방송보다 퇴근임.

왜 굳이 회사와서 방송보다

퇴근시간 맞춰 돌아가는지 모르겠음..

이상한데서 성실했음.

13.꼴에 계열사 쪼개기를 함.

그니깐 판매하는 상품은 딱 한 종류고

실제 수익이 나는 사업체는 OO화학 하나임.

근데 꼴에 OO그룹임.

OO화학, OO물산, OO케미칼, OO연구소 등등

서류로만 계열사 꾸며두고

회장놀이 하는 거임.

그래서 뒤에 앉아있는 고참들은 직급이

관리부장 겸 OO물산 대표,

영업과장 겸 OO케미칼 대표임.

핵심인 OO화학 대표만 자기 아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