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랑 붙어있고 싶어서 대기업 때려쳤다는 33살 남자

현재 나이 33살

무직, 키 177cm

몸무게 110kg 초고도비만

허리디스크 보유

스트레스로 탄산, 야식 등 폭식하다가 위궤양, 당뇨옴

23살

군 제대후 공부하기 싫어서

부모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방대학교 자퇴

23살

몸쓰는 것도 돈 많이 벌 수 있다며

부모님께 큰소리 치면서 현장직 (노가다) 입문

배우는 입장이라며 시급 2천원

하루 14시간 근무

말도 안되는 꼰대 문화

대화 안 통함.

결국 못버티고 시다만 6개월 하다가 때려치움

25살

친형의 권유로 광주의 전문대학교 입학.

두번 다시 공부 안한다고 했으나

노가다 한번으로 인한 사회에 쓴맛

원서 접수하면서 깨달은

입사지원자격도 안되는 초라한 스펙

황소고집이었지만 현실은 냉정함을 깨달음.

그래도 나름 열심히해서 학점 4.1로 졸업

26살

내 인생의 황금기.

조상님이 마지막으로 도와주신거 같음.

장치산업 대기업 생산직으로 입사.

2학기 되고 공고 떴다해서 썼는데

자격증 하나 없이 합격.

그때 자소서랑 면접 도와주신

교수님, 동기들 지금도 고마움

부모님이 나보다 더 좋아하심

나중에 알았지만 최종합격 나오는날

잠도 못주무시고 기도하셨음.

부모님 첫 해외여행 스위스로 보내드림

친구분들한테 자랑도 많이 하셨고,

친척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랑하심

근무환경

부서도 좋고 사람들도 좋아서

사람과 일로 스트레스받지 않았음.

연봉도 중소기업 초봉 3배정도 받았고

복지도 좋았던걸로 기억

부서가 좋아서 그런지 일도 굉장히 편했음.

노말때는 순찰만 10분 돌고

앉아서 퇴근까지 계속 핸드폰만 했던거같음.

27살

중학교 동창회에서 짝사랑 했던 친구 번호를 받음.

어찌저찌해서 사귀게 됨.

지금 생각하면 왜 나랑 만났는지 모르겠지만,

외모도 이쁘고 인기도 많은 친구 였음.

그 친구는 인천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나는 지방 + 교대근무로 만날 시간이 부족했음.

그렇게 만나다보니

그 친구가 슬슬 힘들다고 말함.

정말 이 여자애한테 미쳐있던 나는

정말로 미친짓을 하게됨.

28살

퇴사.

회사동기들, 같이 일하던 과장님 전부 말렸음.

아버지도 불같이 화내셨고,

어머니는 다시 한번 고민해볼 수 없냐며 설득했지만,

결국 고집대로 함.

고향으로 다시와서

인천쪽 공기업 준비 시작

근데 시작 6개월만에 여자친구의 이별통보.

한달도 안돼서 페북에 남친 사진 올라옴.

분하고 억울해서 그 남자 불러서 만남.

지금도 기억나는게

카페에서 그 남자가 정장 입고 왔었는데

좀 많이 잘생겼었음

말하는것도 차분하고 스마트했음.

만나기 전만해도 주먹다짐 할 각오로 갔는데

막상 만나보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난 너무 초라한 백수에

그남자는 직장도 좋고 멋있었으니까.

나 같아도 그 사람 만났을거같음.

술만 먹다가 28살도 넘어감.

29살

멘탈 잡고 다시 원서 쓰기 시작.

대기업 생산직은 면접까지 3번정도 갔으나

나이 때문인지, 퇴사이력 때문인지 번번히 탈락.

이때까지만해도 다시 대기업 갈 수 있을줄 알았음.

30살

지옥의 시작.

상반기까지 대기업은 서류도 한장 안 붙은걸로 기억

결국 중소기업쪽으로 입사 지원해서 입사

뭐 빠지게 일해도 200도 안되는 월급

잦은야근, 왕복 1시간 30분씩 걸리는

출퇴근 거리 등으로 못버티고 퇴사

다른곳도 몇번 입사 했으나

대기업에서 일했던 기억 때문인지

자꾸 비교되고 줄줄이 퇴사 반복.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다녔던 회사 인사과에 재입사 되냐고 전화도 해봤음.

어이없었는지 웃으시더라

31~33살

결국 공무원 준비 시작.

공부하면서 몸무게 30kg 증가

허리디스크, 당뇨옴

몸 다 망가짐.

우울증 온 것처럼 계속 우울하고 의욕이 없음

공부도 손에 안 잡힘.

요즘 유튜브에서 대기업출근vlog 보는데

대기업 다니는 것도 너무 부럽고

열정있는 모습, 근무환경이나

밥먹는거 복지같은거 하나하나 전부 질투난다.

난 여기서 뭐하고 있는지..

내 인생은 무너지고 있는데

저사람들은 너무 빛나니까.

시간 되돌리고 싶다.

그때 동창회 가지말껄

그냥 헤어지고 내갈길 갈껄

엄마가 울면서 설득할때 말들을껄

요즘 그냥 죽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