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랑 있는데도 자꾸 생각나서 미쳐버리게 하는 여동생

동생 때문에 여친한테 만족을 못하겠습니다.

저랑 여친은 스물 하나이고

여동생은 이제 고3 입니다.

동생이 원래 좀 멍청하고 부족하긴 한데

문제는 음식을 가만히 먹질 않습니다.

고기 먹을 때 쌈 사서 입에 넣고는

“아 입 속에서 소가 미쳐 날뛰고 있어

광우병 끝난지가 언젠데 왜 이렇게 소가 미치니~”

이딴 말은 기본이고,

뭔 완벽한 질감이네 어쩌네 먹고요.

공차 먹을 때는 밑에 깔린 펄 보고

영롱하다면서 온갖 X랄을 하면서 먹습니다.

동생이 문과인데

국어 성적에 티 안 내고 저딴식으로 티냅니다.

그냥 평생을 가만히 먹는 꼴을 못봤어요.

가족도 이제 그러려니 하는 상황이고

어제는 탕후루를 해먹는다고

부엌을 하루종일 쓰다가 갑자기 절 부르더니

뭔 같잖은 거 만들어놓고

너무 완벽한 물질을 만들었다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먹을 때 말은 기본으로 깔고 하고

표정이랑 진짜 귀한 걸 봇 듯한?

감탄하다 못해 지 혼자 감동합니다.

진짜 얘가 이 짓을 평생 해왔어요.

문제는 여친이랑 만난지 이제 3달 돼 가는데

먹을 때마다 여친 반응이 뭔가

부족하게 자꾸만 느껴집니다..

평생 옆에서 뭐 먹을 때마다

소감 발표하는 애랑 살아서 그런가

여친이 “맛있다~” 라고 하면

속으로 그게 다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분명 제가 먹기에도 맛있는데

왠지 여친이 맛없어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제가 이상해진 것 같습니다.

처음 데이트 때 피자랑 파스타를 먹고 왔는데

밤에 집에서 동생이 라면을 끓여먹더라고요

근데 또 가만히 안 먹고

물과 스프의 완벽한 조화네 어쩌네,

표정은 팔자 눈썹을 하고 X랄을 하는데

거기서 뭔가 아차 싶더라고요

내가 저년 반응에 길들여져버렸구나 하고요.

진짜 고민입니다..

먹을 때마다 더 맛있게 반응해줄 수 있냐고

여친한테 부탁할 수도 없고

진짜 어떡해야 할까요.

+추가

글이 왜 핫해졌는지 모르겠네요

댓글 다 읽어봤는데

동생 유튜브 한다고 하면 뜯어말릴 거고요.

인스타는 하긴 하는데

저랑 맞팔 안 되어 있어서 거기선 어떤진 모릅니다.

동생은 진짜 극 문과인데

문과 중에서도 매우 극단적인 문과이고요.

근데 국어 내신 9등급 받아와서

진짜 뭐 해먹고 살 건지 막막합니다.

1.노래

1월 1일에 처음 듣는 노래가 한 해를 결정한다?

아무튼 그런 개소리를 어디서 들었는지

작년에 12시 되자마자

핸드폰 들고 넌 할 수 있어를 열창하더라고요

그날 아빠가

어디서 자꾸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리냐고 했는데

잠깐도 아니고 계속 메들리로 부르다가

저희집 강아지도 신나서

우우우 하면서 우는 소리 내야한다고 해야하나

누나 따라다니면서 둘이 노래 부르는데

진짜 저희집에 개가 두마리인 줄 알았고

문제는 밤 12시가 넘은 시간이라

아랫집에서 못 참겠는지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막 죄송하다고 하시고

다음날에 그릇에 사과 담아서

가서 드리고 오라고 보내놨더니

한 시간이 넘도록 안 들어와서 전화했는데

아랫집 꼬마애 데리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2.연체동물

툭하면 저한테 이상한 짓 하는 걸 보내는데

버스에서 보다가 욕한 적도 있고

칼국수 먹고 있는데

옆에서 친구가 보고 진심으로 감탄한 적도 있습니다.

요가나 무용이나

그런 실용적인 연체동물짓이면 이해를 하겠는데

손가락 발가락 가지고 그럽니다.

진지하게 저한테 이거 되냐고 묻는데

극혐이긴한데 사진도 올립니다.

3.먹을 거

집에서 밥 잘 줍니다.

방학에는 간식까지 꼬박 챙겨 먹고요

근데도 얘는 음식이란 걸 매번 처음 먹어요

보쌈 먹을 때마다

꼭 두개씩 쌈에 올리고는 감탄하면서

“하 쫀,득,쫀,뜩해” 이래요.

그리고 다이어트 할거라면서

저희집 강아지한테 해골 옷 입히고

지는 유령신부 한다고 하는데

나베 먹으면서

“보여? 배추도사~ 무도사~”

이 X랄 하면서 먹습니다.

당연히 아무도 대답 안 해주고요.

근데 맛없는 걸 먹을 때는 반응 딱 하나밖에 안해요.

“그지 똥구멍에서 뽑은 콩나물도 이거보단 맛있겠는데?”

다들 예상 하시겠지만

당연히 연애 하는 모습 한번도 못봤고

지 말로는 못 사귀는 게 아니라

안 사귀는 거라고 하긴 하는데

글쎄요..

나중에 혹시나 얘가 결혼하면

매제한테 정말 잘해줄 생각이긴 합니다.

++추가

여러분 댓글 다 읽어봤는데

유튜브 한다고 하면 안 말리겠습니다

말씀대로 공부로는 답이 없는데

말리면 안 될 것 같긴 하네요.

1.화났을 때

얘는 욕을 절대 안 씁니다.

근데도 더 기분 나쁘게 말을 하는데

나중에 계속 생각나고 잠도 안 옵니다.

시작 = 왜 사냐?

중간 = 굳이 그렇게 안 살아도 돼~

끝 = 아 난 정말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이거 진짜 짜증납니다.

한쪽 입꼬리 올리고 눈썹은 팔자로 얼굴로 욕하는데

얘보다 훨씬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이날은 잠도 잘 안 옵니다.

2.다이어트

애초에 글러먹은 몸뚱아리인데

한번은 무슨 다이어트인지

얼굴 살을 빼려면

고무장갑으로 바람을 불어야 한다는데

사람 얼굴이 그렇게 빨개질 수 있는지도 처음 알았고

눈도 땡그란 게 몇번 불더니

“정말 살 빠진 느낌~” 이러면서 웃습니다.

3.생기부

쟤 생기부를 한 번 봐준 적이 있습니다

근데 한 번 보고 혈압 올라서 안 봅니다.

수시는 포기하라고 진지하게 조언해줬고

앞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담임이 “확고한 소신을 가짐”

이렇게 적어놨더라구요.

4.부자

엄마한테 툭하면

“엄마 나 건물 언제 줄 거야” 이럽니다.

버릇 나빠질까봐 숨겨둔 거

이제 슬슬 줄 때 되지 않았냐며

엄마 옆구리를 계속 찌르는데

엄마는 “설거지 하면 줄게”

하고 동생 설거지 시킵니다.

참고로 저희 집 건물 없고요.

심심할 때는 오빠 하고 부르더니

“니가 물산쪽은 가져” 이 X랄을 합니다.

매번 똑같은데

아는 게 물산밖에 없어서 그런지

피를 나눈 형제와

계열사 소유권을 두고 싸우고 싶지 않다고요.

5.꾸안꾸

저 말이 어디서 시작된 건지 알고 싶네요.

그냥 안 꾸미고 나가면서

지 모습을 자꾸만 정당화 시킵니다.

정작 꾸안꾸로 나갈 때는

풀 화장을 다 때리고 나가는데

화장 그렇게 열심히 해놓고

후드티 입으면 꾸민듯 안 꾸민 거라고 꾸안꾸라네요

꾸미든 안 꾸미든 꾸진데 말이죠;

아무튼 여친 문제 때문에 글 썼는데

어쩌다보니 동생 얘기 계속 쓰고 있네요

글 쓰면서도 자꾸 생각나서

짜증나서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