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마셔도 취하질 않는 ‘주당 어머니’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들

우리 어머니는 술을 잘드심

그냥 잘드시는게 아니고 엄청나게 잘드심..

덕분에 아버지는 술을 전혀 못하시는데도

정확히 어머니 아버지 DNA

반반 물려받아 나는 3-4병 정도 먹음.

일단 어머니 소개를 잠깐 하자면

입담이 끝내주는 50대 미모의 여성인데

(진짜 미모의 여성임)

20대 중반까진 술을 거의 안 드시다가

부부싸움이 자연스럽게 술로 이어지고

뜻하지 않은 재능을 발견했다함.

간단한 일화를 적어보자면

1.형님 아우

지금은 지방에서 살지만

부모님은 원래 평생을 서울에서 사셨음.

그때 살던 지역에 8층짜리 다목적 빌딩이 들어섰고

지하에 나이트클럽이,

맨 위층에는 볼링장이 들어왔음

볼링 아마추어 대회까지 나가던 어머니는

집처럼 그 건물 볼링장을 드나드셨는데

어느날 가게에 사람이 텅텅 비어있는데도

어머니를 막고 못들어가게 했다는거임.

알고보니 나이트클럽 사장이

뒷세계? 쪽 분이셨고

볼링장 사장님에게 알력을 행사해서

조용히 혼자 즐기고 계셨던거.

이에 분개한 어머니는 억지로 밀치고 들어가서

뭐하는 짓이냐 이래도 되는거냐 라며

엄청나게 따지셨고

그 뒷세계 분과 마찰이 일자

어머니가 술대결 해서 우열을 가리되

지는 사람이 술값 + 아우가 되는 조건으로 내기를 함.

그날 나이트클럽 제일 작은 룸에서

1:1로 양주5 맥주5 비율 글라스로

원샷씩 내기를 하셨고,

양주병과 맥주병이 벽을 따라

방을 한바퀴 돌아나올 때까지

장장 10시간에 걸쳐 술을 드셨다고 함.

총 술의 양은

대략 양주 8병에 맥주 3.6만cc라고 하셨음.

어머니는 위대한 승리를 하셨고

그 어깨분께선 어머님을 형님(누님)으로

서울에 사는동안 깍듯이 대접해주셨음.

지금도 가끔 연락 온다함.

2.원효대사 동치미국

어머니가 한때 교육부 학부모 감독관, 위원장? 에 나가시려

한참 선거캠프 비슷한걸 꾸려서

활동하실 때가 있었음.

당연히 잦은 술자리가 있으셨고,

하루는 조직위 20명과 회식을 하는데

어머니가 상석에 앉으셨음.

서로 덕담이 오가고 한잔씩 술을 돌리는데

상석에 계시니

서로 한잔씩 따라드린다고 계속계속 왔다는거임.

아무리 잘 드시는 어머니지만

20명을 상대로는 버겁다고 느껴서

큰 동치미 접시를 바닥에 두고

소위 작업을 치기 시작하셨다함.

하지만 모든 술을 버릴 수는 없는 법..

한 두잔 먹다보니 어머니도 거하게 취하시고,

어느순간 어머니가 정신차리고 보니

동치미 국물이라 생각하고

그걸 계속 안주로 퍼드시고 계셨다함ㅋㅋ

그때 드신 소주의 양이

소고기집에 소고기보다

소주값이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함

3.1대7

내가 21살때 일임.

군대가기 전에 친한 친구들과

서로 집을 돌며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그랬을 때임.

어머니의 유전자가 나름 캐리해줘서

나도 동네 주당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을 때쯤

우리 어머니가 인사받을 차례가 왔음.

평소 어머니의 미칠듯한 주량을 알고 있던 친구들이라

마음 단단히 먹고 저녁식사에 초대에 응함.

1:1 데스매치로

우리는 릴레이 형식으로 암묵적인 술대결이 시작됨.

처음에 불사의 마음으로 응전하던 친구들이

한시간도 안 된 시간에 3병을 못 넘긴채

하나 둘 방에 뻗기 시작하고

마지막 주자인 내가 약 4병째 돌입해서

포기할까 하던 순간,

어머니가 더이상 술 못 먹겠다고 GG 발언을 하심.

생각보다 그렇게 술이 세진 않으시네

라고 생각하던 순간

내일 술약속 있는데 지장줄 것 같다고

가볍게 먹고 끝내자고 하심.

다음날 어머니 주량에 충격 받은 친구들은

아직까지도 옛날 얘기할 때

꼭 한번씩 나오는 전설로 남음.

현재는 연세가 많으 드셔서 (50대)

주량이 5-6병으로 많이 쇠약해진 모습을 보이지만,

주도, 술버릇, 어른과 술 마시는 법 등

정말 성정이 선하시고

예의를 아시는 분이기에

30이 넘은 나도 아직도 많이 배우고 있음.

어머니랑 곧 울릉도 여행가는데

술 왕창 먹을 생각에 벌써 속이 쓰림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