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때 일인데
학교에서 수련회비까지 걷어서
한학년 전체가 수련회 간적이 있음
처음에는 선생들도 소풍 가는거라고 구라치고
교관들도 웃으면서 학생들 안내해주는데
수련회 운동장에 집합시키자마자 분위기 살벌해지고
무슨 군대 유격을 초등학교 5학년에게 시키더라
처음엔 조교가 무섭게 나오니까
하라는대로 다 하는데 그래봤자 초등학생임..
10분만에 애들 다 죽으려고 하는데
선생들을 코빼기도 안 보이고
뭔가 졸라게 짜증나면서 억울한거임
왜 우리가 돈내고 이 개고생을 하지?
이런 생각 계속 들고
그러다가 선생들 구석에서 구경하는거 보고
진짜 개빡쳐서 어떻게 조질까 고민하다가
내 근처에 있던 애들한테
내가 기절하는 연기할테니까 호응하라고 하고
진짜 침흘리면서 기절 연기함
처음엔 조교가 걸어오면서
안 일어나냐고 뭐라하다가
내가 쌩까면서 침 질질 흘리니깐
상황 심각해진거 깨닫고 다른 조교들 부르고
나 데리고 벤치쪽에 데려가는데
평소라면 이런 모습 보이면
5학년 전체에게 왕따 취급 당해야겠지만
그땐 단체로 힘들어서 정신줄 놓은 상태라
왕따는 커녕 나 따라서 기절하는 애들 속출하고
다리가 안 움직인다는 애도 나타나고
우는 애도 나타나니까
같이 따라온 교감 선생이 급하게 마이크 잡고
바로 숙소 들어갈거라고 이야기 하더니
유격은 거기서 종료됨..
이때 우린 군중심리가 무섭다는 걸
그 어린 나이에 깨닫고
정작 캠프파이어 때는 애들 전부 담담했음
나도 1시간동안 기절 연기 하다가
정신차린척 숙소 들어갔더니
애들 단체로 나한테
“너 때문에 살았다 고맙다”
뭐 이런 소리 나오다가
우리반 반장이 좀 융통성 없는 놈이었는데
“너 그거 연기였지?” 라고 묻길래
당연히 연기지ㅋㅋ 라고 말했더니
이 개X끼가 선생한테 꼬발라서
조교한테 두시간동안 기합 당함
근데 수련회 2일차에 내가 더 큰 사고 터트려서
우리 학교 그 이후로 수련회 폐지됨.
이건 좀 발암이라 쓸까 말까 했는데
반장이 꼰질러서 두시간동인 기합 받다가 밥먹고
숙소로 갔더니
무슨 군대에서 쓰는 24인용 캠프가 숙소였음
사진에 보이는 딱 저 모습임.
당연히 남자 여자 나눠서 숙소 배정했고
이때까지만해도 반장이 꼰지른건지 전혀 몰라서
반장이 고생했다고 위로해주고
애들도 과자랑 음료수 주면서 챙겨주고
중간마다 조교 들어와서
나 한번씩 장난으로 갈구면서
“완전 인기인 다 됐네? 니가 짱먹냐?” 이랬음
문제는 저녁 잠들시간이었는데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여기서 바로 잠드는 애들 거의없고
잠자고 싶어서 잠자는 공간 바뀌었지
거기에 텐트에서 벌레는 기어다니지
잠이 올리가 있나
조교들 한번씩 와서 농담따먹기 하다가
나중엔 2인 1조로 불침번도 세우더라
근데 난 조교한테 찍혀서 혼자 불침번 세웠음
그 어두컴컴한 산길 위에서
후레쉬 하나 들고서 혼자 멍 때리는데
멀리서 아까 나 갈구던 조교가
우리 학년에서 제일 조숙하고 (고등학생 수준이였음)
나름 인기있었던 여자애한테
농담따먹기 하면서 스킨쉽을 계속 하는거임
나가면 어디서 만나자 이러면서
머리 만지작 거리고 그러다가
진짜 5학년 맞냐고 터치하는데
그 애는 싫다고 하지말라고 해도
어두워서 잘 안 보인다고 계속 터치함
그거 보면서 뭔지 모를 빡침
+아까 갈구던 조교라 빡침
+사실 마음에 둔 애라 더 빡침
+난 손도 못 잡아봤는데 터치에 폭발해서
주위 나무판자 잡고 몰래 다가가서
스트라이크로 갈겨버림
진짜 팍! 소리 들리고 그 애는 놀래서 소리지르고
조교는 한동안 쓰러져있다가 나중에 일어났는데
소리 듣고 나온 애들이랑
조교 몇명 나와서 뭔 상황이냐고 물어보다가
뒷통수 맞은 조교가 별일 아니라고
애들 들어가라고 하고
다른 조교는 그 조교 보더니
니가 이렇게 했냐면서 내 귀싸대기 갈기고
그 조교한테도 발길질 당함
그 애가 제발 그만하라고 말려도 계속 때림
상황이 이러니
다른 조교랑 선생들도 몰려와서 (술냄새 졸라 났음)
상황 정리하고 조교랑 선생들 있는 숙소로
여자애랑 끌려갔는데
나랑 여자애가 선생님들힌테 자초지종 설명하니
담임이였던 여자 선생님은 나 치료해주면서
미안하다고 위로해주고
교감이랑 다른 선생들끼리는 따로 얘기하다가
여자애랑 나랑 분리시키고 교감선생님이랑 면담함
어두워서 니가 잘못본거 아니냐
낮에도 사고쳤는데 왜 또 사고를 치냐
지금 조교선생님 크게 다치셨다고
너 가만히 안둔다는거 우리가 겨우 말렸다
너 소년원 보낸다고 날뛰신다
부모님에게 연락 갈수도있다
요즘애들이야 아동 폭행이나
아동 성추행이 중죄인거 다아니깐 바로 신고할텐데
그시절 우린 그런걸 잘 몰랐지.
고작 초등학교 5학년인데
그것도 교감이 저렇게 얘기해서 겁먹음
소년원은 커녕 감빵은 그 조교가 가야되는데
정작 내가 죄인 되어버림
아마 그 여자애한테도 비슷한 소리했을꺼임
뒤에서 지켜보던 여자 담임선생님이
이건 아니지 않냐는 식으로 교감선생님에게 따졌지만
씨알도 안먹히고 우리들한테 미안하단 소리만 하셨음
아동 성추행 폭행 이런거 밖에 새어나가면
교감이고 고 수련회 직원이고
다 ㅈ되니깐 덮은거.
그리고 나랑 여자애 같이 있는자리에서 교감이
조교선생이 이번일은 넘어가 주도록 하겠단다
그러니 니가 선생한테 화가나서 싸운거다
넌(여자애) 구경한거고
조교선생이 너한테(여자애) 못된짓 한게 확실하니?
확실한게 아니면 소문나서 너도 안좋을꺼니깐
다들 이건 졸업때까진 비밀로 하자고
대충 이런식으로 얘기함
결국 수련회 끝날때까지 여자애랑 난 따로 격리되고
그사이에 조교가 무슨 소리를 한건지
내가 앙심품고 조교 패는 또라이라고 소문이라도 냈는지
애들도 또라이 취급하고
여자애들도 또라이 취급해서
거의 왕따에 가까운 은따 취급당함
반장새끼도 내가 은따 되니깐
내가 사고 또 칠까봐
유격때 구라로 기절한거 선생한테 말씀 드린거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고.
그 여자애도 말하고 싶지만
선생이 그렇게 압박줬으니 말 못하고
나 은따라 내쪽에 와서 이야기 좀 할려하면
여자애들이 데리고가고
나도 나름 항변했지만 아무도 안믿어줌
그렇게 6학년1학기까지 또라이 취급당하다가
2학기때 작은 사건으로 오명 좀 벗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