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홀릴 정도로 이쁘게 생긴 여사친이랑 자취방에서 술 취하는 썰

몇년전 겨울

나, 동갑 회사 동기, 그리고 3살 형.

이렇게 남자 셋이 회사에서 잡아준 숙소에서 살고 있었음.

당시 숙소가 아파트라 꽤 넓었는데

방 2개에 거실도 넓어서

거실에다가 컴퓨터 일렬로 깔아놓고

쉬는날엔 3명에서 하루종일 롤하면서 보내고 그랬음.

그러다가 크리스마스가 곧이던 주말이 다가왔는데

동기인 친구가 내일 우리 숙소에

자기 여사친이 술마시러 온다는데 괜찮냐고 물어봄.

근데 이 둘은 이미 여친이 있는 사람들이었고

나만 여친이 없었던 상황이라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오케이했음.

근데 나보고 여사친이 존나 이쁘다면서

성격도 싹싹하고 재밌다는데 기대해도 좋다고 하는데

내심 그게 뭐 어쩌란 식으로 대답함.

쿨한척 그렇게 말하고도

내심 얼마나 이쁠까 기대했음..

그리고 당일날 그 애가 옴.

진짜 예쁘긴 존나 예쁘더라..

엄청 발랄한 분위기라 해야하나

그 특유의 고양이상으로 ‘안뇽?’ 하면서 인사하는데,

구라 좀 보태서 몇년이 지난 지금도

걔보다 예쁜 애는 못 본듯.

회색 후드에다가 핫팬츠, 스타킹 차림.

붙임성 좋고 잘 웃고,

진짜 내 이상형이랑 딱 맞아떨어졌었음.

그리곤 나한테 자기도 24살이라며

얘기 많이 들었다고 반갑다고 하는데

옆에서 회사 동기가

내 친구 어떻냐면서 이쁘지 않냐고

갑자기 훅 들어오듯이 묻길래

어버버 거리면서 어..응 이런 식으로 대답함;

암튼 편의점서 사온 술이랑 과자, 족발

배달 시켜서 술창 차리고 삥 둘러앉는데

나보고 술 잘 마시냐면서 옆에 앉더니

자연스레 스킨쉽 하는데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더라..

나보고 못마셔도 괜찮다고 천천히 마시라고

대신 자기 옆자리 비우지만 않으면 된다고

대충 그렇게 말하는데

이거 옆에 계속 있으라는게 무슨 뜻이지?

하면서 혼자 해석하고 있었음..

근데 앞에서 보고 있던 형이랑 동기가

우리 둘보고 만나자마자 썸타냐고

둘이 애인도 없는데 잘 됐다고 놀리는데

얘가 우리 그렇게 보이냐면서 막 웃고있고

나는 못들은 척 종이컵 돌리고 있었음..

그리곤 얘가 나한테

우리 그럼 썸타자! 라면서 눈웃음 치는데

모쏠이던 나도 이게 꼬리치는 거구나 싶더라.

썸탈까? 썸탈래?

뭐 이런 말이었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남.

회사 동기도 학생때 좀 놀던 친구라

얘도 학생때 친구만큼 꽤 놀았다더라.

여튼 술마시면서 점점 친해지고

농담도 트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다가

술기운 때문인지 나랑 걔랑 분위기가 묘해지기 시작했는데

약간 썸인지 뭔지

긴가민가한 그런 쪽으로 계속 흘러갔음.

다리 편다면서 스타킹 신은 다리를

굳이 내 다리위에 올리는게

썸 맞나 모르겠는데 아무튼..

대충 9시 반쯤이었던 것 같은데

여기가 교외지역이라 버스가 일찍 끊기거든.

형이 갑자기 여친 전화 받더니

잠깐 마트 좀 갔다온다고 재밌게 놀라고 하고 나가고

회사 동기도 여자애한테

너 버스 끊기는데 어쩔거냐고 묻는데

걔가 나한테 ‘나 자고 갈까?’ 라고 묻더라.

‘내가 남는 방이 없는데..?’ 하니깐

‘왜애?? 니 방에서 자면 되지! 안돼? 웅?’

하는데 그땐 술 취해서 머리가 안 돌아갔는데

이거 진짜 여자애가 존나 적극적으로 나와준거였음..

그리곤 회사 동기도

여친이 부른다면서 오늘 못 들어온다고 갑자기 나가고

결국 우리 둘만 남게됨..

뭔가 엄청 작위적인 상황이지만

이상형인 여자애가 자고 간다는데

그딴게 뭔 상관임..

둘만 남아서 한시간? 그 정도 더 술마심.

술 들어가니까 스킨쉽도 과감해지더라.

얘도 거부하지 않는 거 보니

내가 마음에 들었단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음.

그러다 얼떨결에 얘 스타킹을 보는데

올이 나갔길래 얘기 해줬더니

몰랐다면서 버려야겠다고 웃는데

술이 들어가서 괜히 오바하고 싶어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어차피 버릴거면 뜯어봐도 되냐고 물어봄..

진짜 쇠고랑 찰 발언이었는데

얘가 활짝 웃더니

‘대신 이거 뜯으면 나 니 방에서 자고 간다?!’ 그러더라

그래서 냅다 잡아 뜯었음..

물론 첨 뜯어보는 거라 좀 해맸는데

어쨌거나 여기까진 분위기가 좋았다..

문제는 여기서 얘가 주는 술 자꾸 받아먹다가

주량을 한참 오바해버림..

솔직히 이 상황에 어떻게 술을 계속 안 먹겠냐..

그러다 결정타가 터졌는데

동네 친구들한테 갑자기

우리 당구 내기할건데 나올 생각 있냐고 카톡이 옴..

그거 보고 눈 돌아서

당구는 못참지! 하면서 X신 마냥

술 꼴아서 택시타고 당구치러 갔다..

거기 도착해서 친구들한테

‘나 여자랑 숙소에서 술먹다가

니들이 부르니까 바로 나왔어!!!’ 라고 했더니

친구들이 X신이냐고

다시 쳐 튀어가라고 하는데

당구치다 술깨서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닫고

혼자 소리지르면서 절규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형이랑 회사 동기가 일부러 자리 만들어준 거더라.

크리스마스인데 나만 솔로라고..

여자애도 마침 남친 없었고,

내 사진 보여줬는데 마음에 든다고 해서

사전에 이미 얘기 다 끝내놓고

술 마시러 온거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