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굶은 사람도 밥맛 떨어지게 만들어버리는 언어의 마술사 ㄷㄷ

2주에 한번 어머님과 외식을 하는데

불평이 너무 많아서 미치겠습니다

어머님 연세가 60대신데

어머님 세대면 그러실 수 있지 하고 넘어가보려해도

불평을 넘어 무례하실 때는

정말 제가 난감하고 숨이 턱턱 막힙니다.

전에 바베큐 전문점에 모시고 갔더니

고기가 그을린 부분을 보시곤

점원을 불러 이걸 지금 누구 먹으라고 다 태워왔냐고

이렇게 내놓고 돈 받고 싶냐고

다 갖다 치우고 새로 내어와라 윽박을 지르시더니

계산하고 나갈 때도

음식 다 태워서 내놓고 돈은 받으려고 하냐

얼굴도 두껍다면서

제가 계산중인데 다 들리게 투덜투덜 하시고..

한번은 큰맘먹고 오마카세 집에 모시고 갔는데

음식이 조금씩 나온다고

미리 이동중에 말씀을 드렸었는데도

역시나 음식 나오는 중에 계속

“이걸 누구 코에 붙여?”

“배고픈 사람 약올리나?”

“아유 한개씩 줄라면 주지말어~ 세개씩은 줘야지”

“이렇게 장사하면 대~단히 남겨먹겠어”

“우리 아들한테 이런거

두세개만 차리라 하면 빌딩 세우겠네”

등등 계속 쉐프님이나 직원분들에게 핀잔 주시고

듣기에 따라 모욕적인 말도 서슴치 않으셔서

“어머님.. 여기가 원래 이렇게 천천히 먹는 곳이에요

어머님 이분들이 잘못하신거 하나도 없어요 ㅠ..” 해도

“없는 말 한것도 아니고~” 하시면서

다시 계속 투덜투덜..

계산할때 “옆에 우리 손주(3살)랑

소꿉장난 해도 이거보단 잘먹고 나오겠네~”

하시는데 쉐프님이 충분히 기분 나쁘실만 하신데도

웃으시면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어머니~”

해주셔서 분위기가 험악해지진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저번 주말에는 파스타 먹으러 갔는데

면이 이게 뭐냐고

애기랑 먹을건데 푹 익혀줘야지 라고

직원분 호출하셔서 따지시는데

직원분이 미리 말씀 안주셔서

기본으로 나갔다 하니까

애기 있는거 뻔히 알면서

그렇게 센스가 없으면서 장사 어떻게 하냐고

이집은 틀렸다 쯧쯧 이러시는거

제가 미리 말씀 안 드려서 죄송하다고

직원분께 가셔도 된다 하니까

“너가 뭐가 죄송하니!!!” 하시면서 윽박지르시고

진짜 같이 밥 먹으러 나갈 때마다 스트레스 받습니다

그러다 너무 힘들어서

3주 넘게 밥 먹으러 가자고 하시는거

이런저런 핑계로 계속 미루니까

그럴로 또 삐지시고..

일부러 남편 연락, 제 연락 안 받으시고

걱정 되어서 남편이 찾아가게 만들고..

메뉴 선정도 너무 까다로우셔서

그냥 익숙한 한식집으로 가려고 했더니

“너는 항상 집에서 먹는거

밖에서 또 먹으면 지겹지도 않냐

새로운거 먹고싶다

그럴려고 외식하는거 아니냐”

하시면서 웬만한 일반적인 메뉴는 다 빠꾸 당하고

정 시원찮을땐 어머님이 직접 알아보시고

새로운데로 찾아서 가자고 하십니다..

그러다 이대로는 진짜 안될 것 같아서

말씀을 좀 드려야겠다 마음먹고 웃으면서

“어머님 저는 어머님과

웃으면서 데이트를 하고 싶은데

그게 계속 잘 안되는거 같아 힘들어요~~”

하고 애교 부리듯이 말씀드렸더니

“뭐가 잘 안돼? 나는 즐거운데 너는 아니니?”

하셔서

“아뇨..저도 즐거운데..식당에서 자꾸 얼굴 붉히시다보니..”

하니까

“그러니까 너가 제대로 된 곳을 찾았어야지”

라고 하십니다..

제가 나이가 20대이고

어머님은 60대시라

강하게 말씀드리기도 어렵고

어머님을 이해하기엔 제가 너무 어린 것 같습니다..

방금 담주에 브런치집 가자고 하시는 전화 받고

숨이 턱 막혀서 글 써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