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집에서 나는 소리인 줄도 모르고 밑집이랑 맨날 쌈박질한 여자

몇달 전부터인진 모르겠는데

어느날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우리집 문 앞에 포스트잇이 하나 붙어있었음

밑에 집인데 조용히 좀 하라고,

이른 오후부터 너무 시끄럽다고.

근데 난 아침 10시에 나가서

저녁 10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거든?

그래서 몇번은 착각했겠거니 넘겼는데

포스트잇을 주기적으로 붙이기 시작함

그러다 한번은 나도 열받아서

우리집 아니라고 포스트잇을 붙였음

그리고 얼마 후에 아침에 출근하는데

밑에 집 부부가 나오더니 나한테 쌍욕을 하더라고

나도 그때 참을만큼 참은 상태라

욕은 안 했지만 좀 세게 말했음

집에 있지도 않은 시간에

집이 시끄러운게 말이 되냐

내가 개를 키우냐 애를 키우냐

나 혼자 사는데

내가 없는 시간이라고 여러번 말했으면

옆집이나 아랫집에 물어봐야 하는게 아니냐

하고 싸움

그러다 관리실 아저씨까지 왔는데

대화를 해도 서로 합의점이 안 나오고

(솔직히 무슨 합의점을 찾겠음..?)

나도 사실 내 윗집에서 나는 소음이 너무 심해서

아랫집까지 시끄러운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했음

그러다 그 밑집 부부도

내가 꾸준하게 억울해하고

아침에 내가 출근하고

저녁 늦게 집에 오는 패턴이 보이니까

내 윗집으로 올라가서 싸우기 시작하더라

근데 결론적으론 우리집 소음이 맞았음

아랫집이랑 하도 싸우다보니까 정이 들어서

밑집 부부 분들이랑 되게 친해졌는데

하루는 내가 쉬는날이라

그 밑집에 가서 부부 분들이랑 식사하고 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천장에서

무슨 뭐 마늘을 절구에 안 넣고

바닥에 두고 내리쳐서 빻아도

이것보단 조용하겠다 싶을 정도의 소음이 들리는거임

그래서 그러면 안되지만 (고소 당할수도 있음)

셋이 우르르 가서 욕할려고

내 윗집으로 다같이 갔는데

초인종을 눌러봐도 아무도 나오질 않는거임

그래서 에이 어디야 하면서 셋이 내려오는데

우리집 현관문 앞에서 소리가 들렸음

그래서 문열고 들어갔는데

내가 모르는 사람이 서있고

아래로 발로 쾅쾅 내려찍고 있더라

사람이 놀라서 기절할거 같은 기분 처음 느꼈음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부부 분이 같이 경찰서도 가주시고 해서

일은 잘 처리가 됐는데 알고보니까

내가 이사 오기전에 우리집에 살던 사람이었음

비밀번호는 어떻게 알았냐 물어보니까

마스터키가 있었다고

근데 집에 들어가서 소음만 냈지

아무짓도 안했다고 그러더라

듣고 있는데 이게 뭔 개소린지 짜증나서

주거침입이랑 스토킹으로 신고하려고 했는데

경찰이 스토킹은 안될거 같다고해서

주거침입만 신고했었음

이게 몇주전 일이고 아직 고소는 진행중임

난 사람이 무서운 이유가

빈틈없고 논리적으로

사람 하나 몰아가고 이런게 무섭다고 살았는데

그냥 미친 사람이 제일 무서운거였음

내가 이사오고 난 뒤부터

언제 들어오고 언제 나가는지 확인한 다음

그 짓을 했다는데

그게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이유라는거.

원래 비밀번호 치는 도어락이였는데

그날 바로 뜯어내고 열쇠키로 바꿈

이게 보안이 더 낫다고 해서.

진짜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