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빠랑 기름 훔치다가 아빠 교도소 가는 거 실시간으로 본 썰

먼저 내가 어릴 때 뉴스에 나온 썰임

이날 아빠가 밤에 우유를 사러 나가자고 하는거임

내가 시골 사람이라 차타는걸 좋아했는데

좋다고 따라나갔음

근데 아빠가 우유사러 안가고

차타고 계속 멀리 가기만 하더라

내가 왜 우유 사러 안가냐니까

더 맛있는게 있다면서 따라오라고만 했음

가니까 공사장이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음

막 자재 같은거 널부러져있더라

여기서 뭐하자고 부른건가 싶었는데

군필 애들은 알거임

유류 넣을때 쓰는 코끼리코 같이 생긴거

이거랑 비슷하게 생긴걸

아빠가 갑자기 팍 꺼내들더니

존나 큰차에다가 저걸 꼽음

그리곤 나한테 갑자기

xx아 누구 오는지 안오는지 잘봐

아빠 지금 착한사람들 도와주려는거야 알겠지?

이래서 난 아빠 말만 믿고 망봤음

10분 정도 아무도 안오고 추워서 발로 돌이나 까면서

속으론 우유 사러간다 했놓고 뭐하는건가 싶었음

그러다 아빠가 이제 우유사러 가자고 하는데

그말 하자말자 갑자기 경찰차가 오는거임ㅋㅋ

당시 초딩이었는데도 이거 ㅈ됐다 싶어서

아빠한테 소리쳤음

아빠 저기 뭐온다!!!!!!! 차많이온다 빨리가자!!!!!

근데 넘 당황해서 아빠한테 소방차 온다고 말함

아빠는 급하게 저 코끼리를 빼더만

차에 뭘 존나 빠르게 싣더라

그땐 초딩이라 그게 기름인진 몰랐음

아빠가 존나 다급한 목소리로

xx아 빨리타 도둑들 온다 빨리타!!!!

이래서 나도 빠르게 따라탐

타고 1초도 안지나서 아빠 급발진 마냥 출발하더만

도둑들이니까 창문 절대 열지마!

이말 한마디 하시고

진짜 미친듯이 달림

촌길인데 지금 생각하면 130키로 이상 밟은거같음;

아빠 ㅈㄴ 땀흘려서 내가 아빠 힘내라고

할수있다고 땀도 닦아주고 효자였음

근데 저기 경찰들이 아빠 이름 부르면서

차 세우라고 싸이렌 존나 울리고 4대가 따라옴

솔직히 초딩이지만

울 아빠가 도둑이고 저색들이 경찰인건 알고 있었음

잡히면 안된다는 것도 알았음

레알 촌길인데 커프 휙휙 꺾으면서

밤새 3시간을 달렸다

다 따돌리고 진짜 마지막쯤엔

경찰차 딱 1대만 따라와서

와 살았다 이제 가는구나 싶었는데

아빠가 갑자기 멈추더라

왜 멈춘지는 나중에 알려줌

그리고 그자리에서 미안하다 xx아!! 하면서

핸들잡고 통곡을 하더라

갑자기 아빠가 우니까

초딩인 나도 슬퍼서 같이 울었음

울 아빠 나 껴안아주면서

잘지내라 하면서 슬픈 눈빛을 보내는데

내가 아빠 달려 지금이라도 가자고!! 했더니

아빤 이미 체념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리고

경찰이 오더라

아빠한테 뭐라뭐라 욕까지 하면서

그자리에서 아빠 수갑 채우고

난 초5의 나이에 은팔찌를 차봤음

그상태로 끌려가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음

조사 받는 과정은 끝까지 봐주셈

웃기기만 한게 아님..

아빠랑 나는 부자끼리 사이좋게 끌려갔는데

경찰서가 아니라 파출소로 끌려감

촌동네라 경찰서가 너무 멀어서 잠시 파출소로 간듯

가자말자 어떤 덩치 큰 경찰 아저씨가

아빠를 감옥에 넣더라

들어가 이 새끼야 이러면서.

난 그거보고 아빠!!! 아저씨 우리아빠 용서해주세요

하면서 존나 울었음

그러니까 옆에 아저씨가

저거 감옥 아니야 잠깐 있다가 나올거야

이래서 구라치지말라고 존나 뭐라했음

근데 갑자기 경찰아저씨가 너도 들어가고 싶냐고 하길래

바로 조용히 했다

그러니까 딴 아저씨가 일로 오라해서 가니까

너 몇살이냐 너네 아빠가 저 사람이냐

왜 따라간거냐 학교 어디다니냐 막 물어봐서

난 감옥가기 싫어서 따박따박 대답했음

눈부릅뜨고 넘 무서웠는데 우는것도 참음

그러니까 아저씨가 착하다고 사탕 주면서

저기 앉아있거라 집 보내줄게

이러길래 사탕 먹으면서

아저씨 제가 잘못했다 했잖아요 아빠 감옥에서 거내주세요

하니까 알겠어 하면서 웃더라

그리곤 진짜 아빠 꺼내주길래

내가 말 잘해서 진짜 집가는 줄 알았음

근데 아빠 꺼내자말자 질질 개처럼 끌고오더니

의자에 강제로 앉히더라

나한테도 그럴까봐 뒤돌아서

구석에서 사탕 빨면서 아빠 힐끔힐끔 보고 있는데

얘기하는거 들어보니까

아빠 이름 부르면서 안 잡힐 줄 알았냐고 하는거임

생가갷보니까 아까 따라올때도

경찰들이 아빠 이름 불렀었고

울 아빠 이름을 어떻게 아는지

현상수배범인가 아니면 울 아빠 마피아인가

생각까지 했었음

아저씨가 이미 아빠 사는곳 이름 주소 다 알고 있더라고

진짜 그래서 우리 아빠

보스의 아들이구나 하 이제 알았다니 하면서

나도 이 길을 걸어야 되나

사탕 으득 씹으면서 진지하게 고민함

아빠한테 왜 그랬냐 저번에도 너가 그런거 안다

이런식으로 추궁하더만

아빠 나 때문인진 모르겠는데 기운 하나도 없고

요새 드라마보면 자기가 안했다고 바락바락 말싸움하는데

그냥 다 제가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진술 조사 다 받고 종이에 뭐 계속 쓰더라

그 때 아저씨가 나한테도 와서

꼬마야 너도 어떻게 했는지 써 라고 해서

쫄려서 바로 존나 썼음

지금 생각해보면 나 때문에 감옥간거 같다

내가 넘 적나라하게 써서..

그리고 큰경찰서로 아빠랑 나랑 보내더라

파출소 아저씨가 자료 다 넘겨주고

이번엔 나랑 아빠랑 감옥에 같이 들어갔음

유치장인데 그땐 그게 감옥인 줄 앎

풀어준다 해놓고 안보내주더라

그때부터 내가 사람을 안 믿었음

조사내용을 보니까

알고보니 거기가 아빠가 일하던 곳인데

아빠가 일용직 노동자였음

근데 거기 인력사장이랑 고용한 건물주랑 담합해서

울아빠 포함 3명정도 인부보고

주급으로 준대놓고 돈을 안준거더라

우리집이 흙수저라 하루먹고 하루사는데

한달치 돈이 없으니까

진짜 아빠도 가장으로써 미치겠던거임

그리고 아빠보고 이제 나오지 말라고

나중에 돈 준다는데 왜 난리나며

욕하고 더러운 새끼라 말했다더라

그래서 아빠랑 사람들이 담합해서

지들이 돈 안주면 우리가 들고가야지 하고

밤에 코끼리코 들고가서

덤프트럭 기름을 다 빼온거임

그리고 뉴스에선 아빠가 12번, 내가 2번 훔쳤다고 적었던데

그거 거짓말임

기레기;;

그게 알고보니까 울아빠랑 나, 인부 3명이서

돌아가면서 한건데

우리 아빠가 대장이라 1빠로 하고

나머지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하다가

두번째 아파 차례날에 아빠가 몸이 넘 안좋은데

돈이 없어서 나를 데리고 간거임

그거 못하면 그주에 먹을 밥이 없었음.

진짜 우리동네 자체가 그지동네인데

우린 그중에서도 제일 그지였음

그리고 도망가다가 아빠가 멈춘 이유가

기름 바닥나서가 맞았음..

3시간동안 미친듯이 달린 이유도

우리 밥먹일려고 미친듯이 달린건데

잡혀가면 밥 못먹이잖아

그래서 그자리에서 아빠는 통곡하면서 운거고..

그리고 그 인간들이

울 아빠 이름 바로 알수 있었던게

울아빠가 거기 일해서 자료도 있었고

사장이 자재 없어진다고

우리짓인거 같다고 잡을때까지 잠복했다가 잡으라고

이미 신고 해놓은 상태여서

일부러 잡힐때까지 두고본거더라..

아무튼 유치장에서 우리 몇일동안 지냈다

지내는동안 아빠랑 같이 일한 아저씨 세분도

끌려와서 조사받고 돌아갔음

그리고 아빠랑 나랑 창원법원이란 곳으로 끌려감

시골 살다가 창원 나가니까 눈돌아가더라

법원 가는길에 큰건물보니까 입이 씰룩씰룩 댔음

솔직히 난 그게 그렇게 큰일인지도 몰랐다

그냥 재밌었음

초딩때 친구들끼리 싸우거나

학교 축제하면 뭔가 신나듯이 사건 터지니까 신났음..

아빠 감옥 가는것도 모르고..

거기 도착하니까 우리 사건번호가 있더라

아빠랑 그사람들 그리고 나까지

그전까진 재밌었는데 갑자기 존나 무서웠음

사람들이 막 울어서 그런가

어디선가 우는 소리도 계속 들리고

변호인 같은거 있잖아

판사를 실제로 보니까 개무서웠다

그자리에서 울면서 용서해달라고 했는데

한xx xxx xxx..에 대한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하면서

그 사장놈도 왔더라

그 사장이 이래저래 자료 주니까

어떤 잘생긴 아저씨가 막 뭐라뭐라고 말하던데

우리 도와주는건 줄 알고 존나 응원했음

알고보니 그 사람이 검사더라

울 아빠 감옥 보낸..

거기 사람들이 아빠한테 유류 몇리터와

니퍼 뺀치 목재 등등 당신이 훔친거 맞죠

시인하십니까 하니까

전부다 네 네 라고 옆에 아저씨들도 고개 숙이고

다 똑같이 말하더라 입을 맞춘거마냥..

나한테도 물어봤는데

나는 아빠가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준거예요!!

라고 잘못없다고 계속 말했음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계속 도와줬다 하니까

그 사람들은 나한테 했어요 라는 말을 유도함

그러더니 변호사가 걍 일어나서

죄질이 매우 나쁘나 존경하는 판사님 선처부탁드립니다

이런식으로 말했었음

이제 보니까 얘가 국가변호사? 그런거였나봄

그상태로 재판은 끝났고

아빠는 징역 1년 6개월 나왔고

다른 아저씨들은 벌금형

난 아직도 왜 딴 아저씨들이 벌금형인지 모르겠음

왜 우리 아빠만 간건지

우리 아빠가 총대 맨거같음 지금 보니까.

그리고 나는 소년원으로 끌려감

끌려갔는데 뉴스에서 보다시피

나는 소년원에서 너무 어리다고

2일만에 다시 나왔음

엄마는 어딨냐고 궁금해할텐데

내가 5살때였나 집 나갔음

엄마란 존재가 뭔지 지금도 잘 모르겠고

아빠도 술먹고 그딴 인간 없는게 낫다

아빠랑 행복하게 살자 아들

이말을 맨날 했었음

그날 집갈 차가 없어서 고모가 창원까지 태우러 왔는데

아빠 유일한 가족이 고모 밖에 없어서

가는길에 고모가 막 물어볼 줄 알았는데

날 보자말자 한마디도 안하고

안아주시면서 우시더라

나도 고모 안아줬음

그리고 고모집으로 가자 계속 이래서 계속 울었다..

그때부터 나는 쭉 고모집에서 살았다

평범하게.

아빠는 청송교도소로 갔다는데

아빠가 넘 보고싶어서 말했더니

고모가 절대 안가주더라

왜 안가준지는 그땐 몰랐는데

아빠가 절대 애 데리고 오지말라고 계속 말했다함

고모는 여러번 갔다왔었고..

아들한테 초라한 모습 보여주긴 싫었나봄

그 악덕 사장은 어떻게 됐냐고?

정의구현 원하는 애들한텐 미안한데

우린 나약한 서민이라

그 인간이 고소하고 아빠 깜빵 보냈는데

아무거도 할수 없었고

그 사장은 건물짓고 아직도 잘 살고 있다 들었음

그리고 아빠가 물건을 훔쳐서

그 인간이 돈 안준거가지고 왈가불가 안된다고 하더라

법이 왜 그런지 모르겠음

돈도 못받고 아빤 그대로 감옥에서 출소하셨고

집으로 돌아옴

고모집으로 일단 오셔서 같이 밥먹는데

내 얼굴을 못보시더라

그날밤에 본가로 돌아와서 같이 자는데

그때 내가 중1이었음

이제 우리 아들도 다 컸다고 하는데

난 그말이 너무 눈물났다 진짜

그 뒤로 지금까지 아빠는 일용직으로 살고 계시고

난 고모 도움으로 겨우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대다 다녀오고 열심히 일용하면서 살고있음

그지같은 집안에 태어나서

아직까지도 그지로 삼

아버지 나이가 50이 넘으셨는데

노가다 하는거보면 맘이 넘 아프다.

이 사건 이후로 대인기피증 생기셔서

말도 안하고 일만 하시고

대화하는 상대는 나랑 고모밖에 없음..

다들 부모님께 잘해라

나같은 콩가루 애도 열심히 살잖아

배운거 없어서 글솜씨 없는데

끝까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