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랄한 맛이 나는 와이프 음식 때문에 참다참다 개빡쳐버린 아재

연애할 당시 요리 못한다고

결혼하면 배워보겠다고 말하길래

알겠다고 웃으면서 넘겼었는데

지금 누구한테 말하자니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인내심이 부족한건지

도저히 방법을 모르겠어서 글 씁니다

결혼 2년차 딩크족인 부부 중 남편입니다.

와이프는 제가 이런 고민을 한다는 걸 전혀 모르고

이 글을 쓰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제목처럼 와이프가 요리를 정말 끔찍하게 합니다.

미각이 없는건지

아니면 본인도 참고 먹는건지

요즘 들어서는 저를 싫어해서

일부러 그러는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주로 가장 큰 문제는 간과 레시피인데

일단 티비에 대충 무슨 요리연구가니

뭐니 해서 나오는 방송 채널들은

그냥 채널 수신차단 해버리고 싶습니다.

계절밥상이니 건강밥상이니

좋아보이는거 때려처넣기만 하고

엄청나게 대단한 레시피인양 하는 그런것들

이제는 대충 패널들 반응만 봐도 알 것 같은데

음 건강해지는 맛이에요 = 맛없다

새로운 맛이네요 = 진짜 맛없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나죠? = 죽도록 맛없다

아무튼 전업주부인 와이프가

이런 프로를 보고난 뒤에는

꼭 그 주 주말에 해당 메뉴가 나옵니다.

대부분 제철 재료로 만드는 것들인데

솔직히 방송으로 봐도 맛이 없어보이는데

와이프의 손을 타면 더더욱 괴랄한 맛이 납니다.

특히 해산물과 제철 나물을 이용한 것들은

씻지도 않고 바로 넣은건지

원재료의 맛이 그대로 나는?

신기하면서도 역겨운 맛이 나는데

제일 큰 이유는 조미료를 쓰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는 MSG 및 화학제품 대기업 제품을 싫어해요

대신 표교가루,양파가루,새우가루 같은건 쓰는데

간장, 된장, 고추장은 전혀 안 씁니다

소금을 다섯가지 정도 되는 다양한 것으로 사용하고

설탕, 물엿, 올리고당, 식초 같은 것도 안써요

단맛은 꿀, 신맛은 레몬즙을 사용하는데

그래서 사실상 모든 메뉴가 비슷한 맛이 납니다.

미역국과 김치찌개가 같은 맛이 난다고 하면

주변 친구들이 아무도 믿지를 않는데

정말 진심으로 똑같은 맛이 납니다.

그 입에 넣고나서 목구멍으로 넘길 때

느껴지는 맛이 그냥 다 똑같아요.

그리고 둘이 사는데 늘 양은 4인분 정도씩 만들고는

정작 본인은 0.5인분만 먹습니다.

그리고 다이어트 한다고

아침에 과일이나 채소만 먹으니

제가 1인분씩 3번을 먹어야 됩니다.

배달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고

제가 먹는 것 또한 싫어하고 외식도 안합니다.

연애 당시에 데이트를 하면

주로 샐러드, 고기, 회 등

가공을 거의 하지 않은 음식위주로 먹어서

그냥 입이 까다로운가보다 정도만 생각했었고

당시 직업이 운동쪽이라

몸매관리를 위해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젠 그냥 정신줄 놓을 것 같애요

대화가 되질 않습니다.

제가 뭘 사다먹거나 하려고만 해도

하루에 한끼 같이 먹는건데 그러면 안된다 부터

그런게 다 몸에 축적되서 빨리 죽는거다,

오빠는 지금 독약을 먹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다

다만 느리고 천천히 죽을 뿐이다 등등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하면서 따지면

기분 상해서 저한테 말도 안 겁니다.

그리고 이건 맛과 관련은 없는데

재료 부분에 대해 너무 집착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위에 말했듯이

천연조미료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달걀 하나 조차도 주문하고

일주일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무슨 장인이 키운 달걀이랬나 그런거만 사고

샐러드도 전부 어디선가

라면박스 같은 박스 사이즈에

유기농 무슨 밭 어쩌구 써이는 그런것이고

생선도 어디서 직접 경매 받은 그런 것만 사고

하다못해 요거트 하나도

무슨 이름도 못들어본 목장에서

직접 만들어파는 수제 어쩌구 그런거만 삽니다.

문제는 둘이 사는데

냉장고 1개 서랍형 김치냉장고 1개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1개

3개를 꽉꽉 채워놓았는데

정작 저는 먹을게 하나도 없어요

단맛도 짠맛도 없는 무미에 가까운 밑반찬들

그런데 저 밑반찬들 마저도

국이나 메인요리와 같은 맛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시려는지 모르겠네요 하.

어떤 느낌이냐면

어릴 때 입양 보낸 쌍둥이가

한명은 캄보디아에서 자라고

한명은 중국에서 자랐어도

둘을 놓고 보면 누구든 둘이 쌍둥이란걸 알 수 있는 느낌?

다들 뭘 그런걸 가지고 그러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저한테는 진짜 중요한 문제입니다

매일 매일 같은 음식만 먹는데

그 음식들이 2년째 같은 맛이고

음식의 탈을 쓴 식욕억제제라면

전 대체 어떻게 해야합니까

진지하게 해결 방법이 필요합니다.

조언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결혼하고 살 진짜 많이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