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한 엄마가 잊히질 않는다며 말해준 환자 썰

어머니께서 지방에 있는 대형 종합병원에

간호사로 초임부터 정년 직전인 지금까지

30년 넘게 근무중이신데

TO가 좀 꼬여서

중앙수수실 > 응급실 > 다시 수술실

이라는 마귀도 “이건 좀;” 나올

근속 경력을 가지신지라 별의별 기묘한 썰이 많음

1.어머니께서 막 신입으로

수술실 배정 받으셨을 때 받은 환자분 썰임

당시 배정 받으신 수술실에는

뭔가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

보통 수술실이 있으면

한쪽은 출입구 있는 벽이고

나머지 세 면은 그냥 벽일 거 아님?

근데 그 세 면 중에 두면은

온갖 수술 기자재나 찬장으로 빼곡히 채워져있는데

유독 한 면만 절반 정도가

아무것도 없는 하얀 벽이었음

어머니께서도 선임한테

저기는 왜 비워놓은거냐고 여쭈니까

선임분이 곧 알게 될거라고 언급을 피하셨음

그리고 며칠 뒤 진짜로 일이 터짐

기숙사에서 쪽잠 주무시던 어머니께

응급환자 발생했다고 삐삐가 날아옴

머리도 대충 묶고 허겁지겁 도착했는데

선임이 일단 돕다가 정 안 되겠으면

저번에 말했던 그 벽으로 가라고 하는거임

???

띄우는 와중에 환자가 도착함

근데 정수리 부분이 머리카락과

피떡이 엉키고 성켜서 완전 난리가 난 상태였음

오토바이 타다가 사거리에서

성대하게 들이받히고

그대로 아스팔트에 갈렸는데

하필 하이바도 안 써서 머리 쪽이 갈렸던거임

겨우겨우 피떡이랑 머리 다 씻어내고

자르면서 정리하고

이제 수술 하려는데 의사가 멈칫하더니

바로 사망선고 내려버림

두개골이 아예 갈려서 뇌가 육안으로 관측됐는데

그러면 현대 의학으로는

살릴 방법이 없어서

거의 사망선고 하는게 관례라고 함

어머니도 중간쯤까지 보다가 못 버티겠어서

그 후로는 벽에 서서 뒤로 듣기만 했는데

그 벽 용도가 신입들이

심각한 환자 받을 때 못버티겠으면

거기서 좀 안정 취하라는 뜻이라 그랬음

덕분에 나는 어머니가 어릴 때

오토바이처럼 생긴 장난감도 안 사주셨음

흥미라도 가지면 큰일난다 그러시고

만일 나중에 너 커서 저거 몰고 다니면

호적 파버릴거라고 엄청 겁주고 그랬음

2.똑같이 90년대 어머니 수술실 이야기임

고2인가 하는 앳된 여자애가 병원으로 실려움

배가 살짝 아프다면서 검사해보니까

경미한 맹장염

근데 애가 하필 기말고사가 내일부터인거임

그렇게 증세가 심하지도 않고

부모님이 일단 시험치기를 강력히 원해서

진통제랑 항생제 처방하고

내일 시험치고 바로 수술하기로 함

그리고 돌아갔는데 문제는

걔가 새벽쯤에 응급실로 다시 실려옴

맹장이 생각보다 일찍 터져버려서

복막염>패혈증 크리가 떠버렸고

결국 중환자실에서 의식 잃은 후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음

부모는 바로 수술 안 시키고

시험에 목맨게 사실상 자신들 때문이었으니

거의 아무것도 못하고 반송장으로 살다가

애 1주기땐가 2주기땐가

펜션에서 돌아가신 채로 발견 됐다더라

3.이건 응급실 발령 받으셨을 때 썰

환자는 IMF 터지고

실직 상태로 지내고 있던 50대 가장.

홧김에 수면제 한사라비 입에 욱여넣었다가

위세척 때문에 응급실 실려옴

생각보다 많이 먹지도 않았고

깨어난 환자도 잠시 순간적으로 욱해서 그랬다면서

죄송하다고 나긋나긋하게 말씀하시는 거 보고

병원에서도 막 증세가 심각한건 아니었는데

충동적인 행동으로 보고 입원 하루만에 퇴원

그리고 3시간 후

아파트에서 투신해서 두개골 파열된채로 실려옴

당연히 도착하자마자 사망 판정.

그 사건 이후로 병원에서

살자 기도해서 실려온 사람은

최소 이틀간은 입원시키거나

주의적으로 관찰하도록 수칙 개정됨

IMF 때는 하도 살자한 사람이 많아서

다 기억할 수도 없을 정도고

하기도 싫으셨는데

이 분만큼은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셨음

4.이건 일반인들도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일 수도 있음

어느 나른한 봄날에

비번이라 잠깐 쉬고 계셨는데

동기분한테 응급실에

전신화상 환자 실려왔다고 연락이 온거임

전신화상 환자는 대부분

예후가 매우 좋지않음 아무래도.

그래서 어머니도 뭐 교통사고나

시 외각 공단 쪽에서 일어난 줄 알고

가족분들은 어쩐다냐.. 자녀도 있대?

라고 여쭤보심

근데 동기가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가는거임

환자가 7살짜리 아이인데다

사고가 아니라 ㅌㄹ라고.

너무 전례가 없던 상황이었고

어머니 병원이 종합병원 치곤 크긴 해도

대학병원 수준으로 전문성이 있던 곳은 아니라

결국 화상병동이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재이송된 후

49일을 버티다 결국 세상을 떠남

어머니는 직접 그 현장에 계신 건 아니었지만

병원 30년 다니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이거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나 어릴 때는 진짜

친척 할아버지가 불러도 따라가지 말라고

막 주의주시고 그랬음

이 사건도 피해자가

동네 아저씨 따라가다 당한거였으니..

암튼 어머니는 결국

15년차쯤까지 수술실에 계사다가

멘탈+건강 갈리는 거 못 버티시고

외래 (병동이나 수술실 말고 평시에 출퇴근 하는 진료과)

쪽으로 자리 옮기셔서 지금까지 승진도 안하시고

외래에서 조용히 근무 하시는 중

고어물이니 괴담이니 뭐니 해도

결국 남 일이어야 가십거리지

이 글 보는 사람들은

최대한 늙어죽을 때까지 병원이랑 연 만들지마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