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3년 했는데 파혼하는데는 3시간 밖에 안 걸린 남자

주변 친구들한테 말하기엔

내 얼굴에 침 뱉기라 익명으로 넉두리라도 써보려고 해

5월에 결혼 예정이었고,

이것저것 준비가 다 끝났는데

주말에 이야기 하다

문득 나온 저축 문제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됐네

나는 30대 초반 남자고

월급 250 중소기업 다니는 남자야

여자도 동갑이고

월급 300정도의 평범한 직장인

내가 흔히들 말하는 코인쟁이라

17년부터 꾸준히 해와서

부채 없이 경기도 30평대 아파트 실거주로 샀고

19년식 아반떼 하나에

현금 8억 정도 갖고 있어

그중 5억은 매매하는데 운용하고 있고

상대방은 그냥 저축으로 1억 정도를 모았고.

아무튼 주말에 술 한잔하면서 운을 띄우는데

이제 코인 주식 이런거

안하면 안되겠냐고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이유가 뭐냐 물어보니

그냥 위험해 보이고

저축하면서 살면 되는건데

왜 굳이 위험 감수하며 해야겠냐 라고 물어보더라

그게 발단이 되어서 싸움이 됐어.

그 친구 주장은 성실하게 저축해서

안전하게 돈 모으자 그런거 그만하고

라는 주장이고

나는 우리가 살 집 내가 갖고있는 현금

이거 다 어디서 나온지 아는거냐

내가 그걸로 망한 사람도 아니고,

매년 정산했던 손익계산도 보여주지 않았냐

우리 어릴때 짜장면 2500원 하던거

지금은 6천원 7천원이다

나중에 만원도 넘어갈건데

현실적으로 저축만 하면 마이너스다.

은행이 부도날지도 모르는 일이고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거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월급 두배가 되는거보다

물가 두배 되는게 훨씬 빠르다

라는게 내 주장이었어.

결국 의견차이를 못줄이고,

나중엔 감정싸움으로 커지면서 싸우다가

마지막에

‘자기야 내가 그렇게 싫다는데

이렇게까지 싸우면서 꼭 굳이 해야겠어?

그냥 내 말 따라주면 안돼?’

이 말에 꽂혀서 파혼 결심했어

부부가 되면 앞으로 살면서

무수히 많이 싸우게 될거고

같이 의견을 정하고 결정하는데 있어서

문제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이 원하는 결과대로,

감정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에서 너무 실망했고

내 인생의 동반자로는 아니다 싶었어.

내가 결정한거지만

연애 3년기간이 한순간에 날라간 기분도 들고,

파혼은 남이야기 같았는데

막생 내 일이 되니까 기분도 이상하고 그러네

추가글

대체로 댓글들 보니

여자들은 여자들끼리 공감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공감하네.

1.돈 8억 중 1~2억만 이런 식으로 타협은 안되는가

말 그대로 타협점을 제시했으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가진 않았지

근데 게임 접듯이 아예 접으라는

1가지 제안뿐이었음 + 거기에

내가 싫다는데 꼭 해야해? 라는

말까지 나오니까 아니다 싶은 생각이 확 든거고

2.인생 기니까 모르는거다 훅 갈수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

집부터 사서 고정자산으로 만들어 둔거고

항상 리스크는 철저히 관리해

여기 댓글 단 형들중에

대출 없이 집 있는 사람 있어?

8년을 했는데 리스크 관리도 안하고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을까

걱정 안해줘도 돼

3.너 고집이 너무 강하다

진짜 맞는 말임.

이 부분은 솔직히 형들 말이 100번 맞음

고집 매우 강함 자기주관도 강하고.

근데 대한민국 월급 250짜리 남자 인생이

얼마나 처참한지 다들 알테고

여기 댓글 단 여자분들 중에서

자기 남자친구 월급 250인데

결혼할 여자 몇이나 되겠음?

당연히 남들이 다 망한다 할때

내 주관으로 들어가서 성공이뤘고

그 과정에서 쓴맛 단맛 짠맛 매운맛 다 보면서

이뤄냈으니 고집이 강할 수 밖에 없다 생각함.

납득이 가는 이야기를 하면

수긍을 하는거고

근데 나랑 결혼할 사람이니

그냥 해줘~ 한다고 무조건 따를순 없음 나는.

결혼은 현실이라고 항상 이야기 하니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현실적으로 디테일하게 따진거야.

명퇴하고 퇴직금으로 자영업 한다고 해도

무엇을 어떻게 언제 할지

디테일 하게 따지는데

저런것만 감정대로 한다는게 난 솔직히 이해 안가더라.

가치관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물어봤지.

내가 똑같은 직장인 월급이었고

우리 둘이 2억을 모았다 치자

그럼 지금과 같은 호화로운 시작이 가능할거라 보냐고.

남들 대출이자 낼때

우리는 저축만 하면 되는거고,

그 환경 내가 이걸로 만들어둔건데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거 아니냐 라고

조목조목 따져서 이야기 했어.

그리고 난 솔직하게 내가 틀렸다고 생각안해

여자친구 저축 1억도

쉽게 모았다고 생각도 안해.

월급 저축 해왔던거

힘들게 모은 돈인 거 알지만

지금 이런 환경을 제공한건 나고,

내 의견을 따라주던지

아니면 정확한 근거를 대줬으면 하는데

뜬구름 잡는 식의 대화가 제일 화가났고

아이도 2명 이상 낳자고 이야기 했었는데

그럼 사실상 지금 모은 돈에만 의지해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건데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어떻게 할거냐

라고 따져 물어보니 아무말 못하더라고

흘러가는대로 사는 느낌도 강하게 받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