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면서 돈 아까워하는 속 뻔히 보이는 남친 때문에 열 받아버린 여친

저랑 남자친구 동갑이고

연애 시작한지 지금 딱 1년 됐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연애 초창기였습니다.

남친 여사친 중에 한명이

저랑 생일 딱 하루 차이나는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 생일날

즉 저의 생일 전날에 그 친구 생일선물을 사러간다길래

잘 다녀오라고 한 뒤

다음날인 제 생일날 남친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케익만 사왔더라고요.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한 후에

친구 생일은 잘 보냈냐 선물은 뭐 줬냐 물으니

그 친구가 립스틱을 원해서

립스틱을 사줬다고 하더라고요.

내심 그 친구 선물 사면서

내 선물도 사오지 싶었지만 그냥

“나도 그 브랜드꺼 립스틱 좋아하는데..”

라고 말았습니다.

남친도 “아 그래? 다음에 사줄게”

라고 말하고 넘어갔구요.

그렇게 일년이 지났습니다.

일주년에 둘 다 일이 있어서 만나지 못했고

제가 다음날에 일주년 선물로

50만원 정도 하는 지갑을 선물해줬습니다.

남친은 그날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괜찮다고 웃었고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남친이 뒤늦게 위 브랜드 립스틱을 사왔더라구요.

제가 가지고 싶다고 말한 것 중에

립스틱 밖에 생각나는게 없었다고 하면서요.

솔직히 진짜 너무 서운해서

서운하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더니

자기는 사줘도 욕 먹냐며

진짜 불같이 화를 내길래

더 큰 싸움으로 번질까봐 좋게 넘어갔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친구에게 말했더니

제가 너무 계산적이라고 하네요;

“너가 준비한 선물보다 가격이 싸니까

서운한거 아니냐 너 생각해서 뭐라도 준비했으면

그냥 고맙게 받아야한다

그리고 너가 서운한건 남친을 진짜 사랑하는게 아니다”

라고 얘기를 하는데

솔직히 서운한 이유가 가격도 없다고는 못하죠.

근데 아무리 그래도 일년을 만났는데

일년 전에 말한 립스틱을 사준게

전 너무 성의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진짜 계산적인건가요?

저랑 남친 둘다 29살입니다.

혹시 친구랑 남친이랑 바람폈다고

오해하실까봐 말씀 드리자면

저한테 계산적이라 말한 친구는

남친과 한번도 본적 없는 사이이구요.

평소에 데이트 할 때

남친 쪽에서 더 많이 내지도 않고

대부분 반반이거나 오히려 제가 조금 더 냅니다.

둘 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요.

50만원 지갑 사주게 된 계기도

일주년 되기 한달 전 쯤에

남자친구 지갑이 많이 해졌길래

제가 먼저 지갑 하나 사줄까? 라고 물어봤고

처음엔 아니야~ 그러다가

그럼 이거 사주면 안돼? 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브랜드를 말했습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브랜드 지갑 사준거구요.

저한테도 뭐 갖고 싶냐고 물어봤지만

글쎄~ 나는 다 좋아! 라고 말았는데

선물이 5만원짜리 립스틱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립스틱 그거 제가 돈 없어서 못 사는 것도 아닌데

일년 전 제 생일에

나도 그 립스틱 좋아한다고 한번 말했으면 됐지

중간에 굳이 또 말하고 싶진 않았고

그래서 립스틱 일은 그냥 넘어갔다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당시엔 사귄지 2주도 안됐을 때라

그러려니 넘어갔었구요.

그리고 남친 말은 너가 평소에

가지고 싶다고 하는 것도 없었고

기억나는게 립스틱이어서 사준거 뿐이래요.

가격을 떠나서 가지고 싶다고 말한걸

사준게 뭐가 잘못이냐고 화내는데

저는 남친 정말 사랑해서 비싸도 사줬고

똑같이 50만원 짜리를 바란 것도 아니라

그냥 어느정도 성의는 보여줘야 된다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친구한테 말을 한건데

제가 계산적이라고 하니까 정말 머리가 띵하네요.

이별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헤어졌습니다.

일주년 있기 전부터

어느순간 데이트 비용을 거의 안쓰긴 하더라구요;

누가내면 어떠나 싶어서 그냥 제가 냈는데

선물까지 그럴 줄은 몰랐습니다.

며칠 뒤 만나서 맥주한잔 하며 얘기했고

30분을 제 입장을 설명해줬지만

말이 전혀 안 통하더라구요.

그래서 아 얘랑 나랑은 안 맞구나 싶어서

그만 만나는게 맞겠다고 했더니

헤어지자고? 아ㅋㅋ 결국은

비싼 선물 안해줘서 헤어지자는거네?

였습니다.

더 말도 하기 싫어서

그래 너 마음대로 생각해 하고 일어났는데

웃긴건 그 와중에도

밍기적 대면서 계산대랑 멀리 떨어져있더라구요.

제가 계산하고 나오면서

뒤는 쳐다도 안보고 집에 왔습니다.

진짜 1년동안 사랑한 사람이

너무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데이트 비용으로 호구라고 하는 분 계시던데

호구 맞습니다

제가 친구들한테도 잘 사는 편이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잘 사줘요.

엄마도 늘 남자라고 다 내야하는거 아니니까

남자가 한번 사면 너도 한번 사라고 했고

엄마 말대로 해왔던 것 뿐인데..

아무튼 앞으로는 호구 연애 안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