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친구랑 일본에서 길 물어봤더니 모르는 여자가 따라오기 시작한다..

잘생긴 친구랑 일본 왔는데 혼자 버려짐

진짜 기분 더럽네

일단 친구 객관적으로 봐도 잘생겼음

근데 남중 남고에 공대+성격 노잼이라

얼굴값은 못한다고 보면 됨

암튼 친구가 꽤 생겼는데도

작년에 잠깐 연애 해본게 여자랑 접점 전부임

나는 당연히 모솔

쨌든 올해 우리 둘다 군대 가야해서

입대 전에 추억이나 남기자 하고 도쿄 여행 왔음

둘 다 해외는 처음

첫날 도착해서 오다이바 쪽 갔다가

길은 솔직히 구글맵 보고 찾아도 되는데

인터넷에서 일본인한테 길 물어보면

데려다준다고 본게 진짜인가 싶어서

길가던 우리 또래 여자한테 길 불어봄

그러니까 진짜로 따라오라고 하더라

처음엔

여자, 나, 친구 이렇게 서서있었는데

내가 일본어로 말하니까 (N3 공부했었음)

대답도 엄청 잘해주고 착하길래

진짜 친절하네 생각하면서

친구 소외감 들까봐 챙기면서

셋이 대화하면서 걷고 있는데

갑자기 여자가 멈추더니 친구쪽으로 쪼르르가서 붙더라

그래서

나, 친구, 여자 이렇게 됐음

그리곤 친구한테 나 한국말 알아 이러면서

한국말로 친구한테 말 거는데

그냥 기본적인 대화만 되는 수준이었음

친구도 좋다고 막 받아주고

나는 소외된 느낌

그러고 목적지 다 와서 둘이 인스타 교환하더라

나한테도 물어보긴 했는데 난 인스타 안함

여튼 그렇게 아까 헤어지고 친구랑 밥 먹는데

디엠 왔다가 같이 술 마시자고 했다더라

여기서 진짜 존나 쪽팔렸던게

셋이 마시자는 줄 알고 기뻐서

와 우리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냐면서

온갖 주접을 떨었는데

친구가 아니 둘이 보자던데? 이래서

한 3초동안 스턴 걸렸음

여튼 난 아 그래? 그럼 너도 가야지 하고

친구는 미안하다 근데 이런 기회가 언제오냐 하고

친구는 여자 만나러가고

난 편의점에서 맥주랑 주전부리 사서

숙소가서 혼자 먹었음

친구가 의리없어 보이다가도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도 들고

머리가 복잡하고 그냥 좀 거지같음

암튼 맥주 연달아 마시고 취해서 잠들어버림

그 다음날 친구랑 어디 가는 일정이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아직도 안왔더라

일어났는데 친구가 없다는걸 깨달은 순간

정말 비참함이 온 몸을 가득 채웠지만

혹시 무슨 일 당했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보이스톡 계속 걸었음

첫번째 두번째 안 받고

세번째에 끊을라했던 찰나에 딱 받더니

비몽사몽한 목소리인게

누가봐도 어젯밥 그 여자랑 즐거운 시간 보내고

퍼질러자다가 보톡 진동에 깬거더라

그래서 어디냐니까

나도 모르겠어 이러길래

오늘 어디 가기로 했던거 잊었냐 하니까

옆에서 친구? 이러는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림

그러더니 친구가

어젠 정신이 없어서 톡 못남겼는데

오늘 이 여자애랑 데이트하기로 했다는거임

한번만 봐달라고 그러더라

자기가 밥 살테니까

오늘은 혼자 힐링 여행 느낌으로 다니라고

솔직히 ㅈㄴ 열받았는데

뭐 거기다가 화내봤자 나만 못난놈 되는 것 같아서

걍 알겠다 잘 놀아라 하고 끊음

여자랑 둘이 술 마시러간건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아서 이해도 됐고

부러워서 ㅈ같은거지

그 행동 자체는 이해는 됐음

근데 이건 진짜 내가 알던 친구가 맞나?

이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

나름 학창시절 같이 보내고

괜찮다 생각했던 놈이

여자 하나에 눈 돌아서 같이 여행 온 친구

내팽겨치는 그런 수준의 사람이었다는게

너무 실망스러웠음

처음엔 너무 속상해서

걍 하루종일 호텔에 있을라고 했는데

그러면 진짜 비참해질 것 같아서

원래 가려던 여행지 혼자 다녀왔음

그러고 그날 밤도 친구놈은 안돌아옴

그리고 그날 새벽에 슬금슬금 들어오더라

잠귀가 밝아서 들어오는데 확 깸

근데 걍 자는 척 했음

그리고 아침에 이제 한국으로 귀국인데

솔직히 나는 화가 난 상황이라

친구한테 평소랑 다르게 대함

그러니까 친구가 화났냐고 그러길래

술 마시러 간건 이해한다

근데 하루 일정 통으로 파토내고

혼자 그러는건 좀 너무한거 아니냐 이랬더니

너였어도 똑같이 할거 아니냐면서

오히려 역으로 화를 내는 자세로 나오더라

그거보고 얘랑 대화 안통하겠다 싶어서

그래 니 말이 맞다고 하고

한국 돌아올때까지 최소한의 말만 하면서

같은 동네 사니까 동네까지 같이 옴

그 이후로 아직 돌아온진 얼마 안됐지만

연락은 일절 안하고 있다

친구들도 꽤 겹쳐서 솔직히

아예 칼손절은 어려울 것 같기는 한데

예전 같은 사이로는 나는 절대 못돌아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