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눈앞에 둔 엄마와 이별 준비가 되지 않은 딸

36살 다 큰 성인인데도

엄마가 없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것 같습니다

4년째 췌장암 투병중이시고

1~2년 살아도 오래 버틴거라는 주변 말에도

의자가 강했던 엄마는 악착같이 버티셨습니다

하지만 올해가 되면서

간암 뼈암..인파선까지 다 퍼져서

제일 센 진통제 없이는 2시간도 못 버티고 계십니다

먹어도 아픈건 마찬가지고요..

몸무게가 40키로가 되고

아직 60대 초이신데도 할머니 같이 늙고

엄마 밥이 너무 먹고 싶지만

그냥 그렇게 누워만 있어줘도 된다고

제발 몇년만 더 버텨주길 바랬는데

불과 한달전까진 전화도 하고

카톡으로 잔소리도 해주셨는데

일주일 전부터 심각할 정도로 급격하게 나빠지셔서

중환자실을 드나들고

이젠 항암도 중단했습니다

더는 항암을 해도 소용이 없대요

너무 통증이 심해서

잠도 못자고 걷지도 못하고

조금만 더 내 옆에 있어주길 바라는게

욕심처럼 느껴질 정도로 미안해집니다

더이상 엄마가 아프지 않길 바래요..

죽지못해 고통스럽게 하루하루 살아있어도

괴로워서 발버둥 치고

죽여달라는 엄마한테 해줄 수 있는게 없어요.

더는 괴롭지 않게 가시길 바라다가도

도저히 엄마 없인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하루종일 울기만 합니다

점점 더 고통스럽게 괴로워 할 모습 볼 자신도 없어요

한시간만 편하게 자고 먹어보는게

소원이라고 하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힘든 병에 걸리게 된건지

고생만 하다가 병에 걸려서

고통 받고 가는게 너무 미칠듯이 마음이 찢어집니다

제 걱정 때문에 이 악물고 버티고 계신대요

외동딸인 제가 엄마없이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엄마 눈엔 마흔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어려보이나봐요.

62번째 엄마 생신이 돌아오는데

생일까지만 버텨주시면 정말 좋겠는데,

이젠 시간이 진짜 없는 것 같습니다.

너무 두려워요.

엄마가 제 옆에 없는 거.

늘 마음에 준비는 해왔다 싶었는데

이건 아무리 준비해도 안되나봐요

자신이 없습니다 엄마 없이 산다는게요..

매일 있었던 하루 일과를 이제 누구한테 얘기하고

엄마 목소리 녹음해준 것만 들어야하며

엄마가 마지막으로 챙겨준

오이고추 상추는 요리도 아닌데

엄마가 준 마지막 음식일까봐 손도 못대고

엄마 옷에서 나는 냄새라도 사라질까봐 불안합니다

남은 시간동안 울지말고

웃으면서 보내고 싶은데

먹지도 못하고 어디가지도 못하고

그동안 영화 한번 같이 보지도 못하고

효도 한번 제대로 안해본 철없던 딸이라

죽을만큼 미치도록 후회가 됩니다.

요양원에서 혼자 쓸쓸하게 돌아가실까봐

예고도 없이 저도 못본 상태에

갑자기 돌아가실까봐 너무 불안하고

혹시라도 제가 잠든 시간에

돌아가실까봐 무서워서 요즘 잠도 못잡니다.

진짜 그냥 미쳐버릴 것 같아요.

늘 말기암 환자이면서

본인은 말 못할 통증에 밤새 매일 힘든데

다 큰 딸 걱정에.

불과 일주일 전까지도 카톡으로 제 걱정 뿐이였는데

이젠 답장 조차 못하세요.

대답 없는 카톡에도 눈물만 계속 나고

엄마를 두번 다신 만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하루하루 미치도록 힘이 듭니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안 계신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버티셨는지

저를 두고 갈 엄마 마음은 저보다 슬프시겠죠?

솔직히 살면서 사후세계 같은 거

관심도 없고 믿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제 인생 다하는 날까지 열심히 살다가면

다음생에 다시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준비해도 안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