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아버지가 집을 나감.
고등학교 입학하고 딱 한 달 뒤였음.
학교 갔다가 집에왔는데
당시에 한창 장사하고 계셔야할 어머니께서
집에 계셨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있으시길래
“아빠는?” 하고 물어보니
“집 나갔어” 라고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함.
도박으로 큰 빚을 만들고는
자기 짐만 챙겨서 빤스런 한 거였음.
그 뒤로 몇 달 안 가서 집 뺏기고,
당시에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중국집도
폐업한 뒤 반지하 월세로 이사감.
2011년 10월, 야간 편돌이 취업.
가세가 급격히 기울면서,
어머니께서 중국집 일당을 다니시며
벌어온 돈으로 나와 내 동생까지
총 세 식구가 하루하루 버텼음.
1학년 때까진 그래도 공부는 해야한다며
어머니가 억지로라도 학원을 계속 보내주셨는데,
내 생각엔 도무지 답이 아닌 것 같아서 관두고
부사관이 되면 집도 주고
철밥통 공무원을 만들어 준다는 얘길 듣곤
학업을 포기한 뒤 부사관 준비를 하게 됨.
그러는 와중에 돈이라도 모아놔야겠다 싶어서
주 6일 야간 편돌이로 취직함.
이때 당시 주 6일,
하루 12시간 근무하는데 월급 150 남짓.
학교 끝나면 집에서 9시 반까지 자다가,
10시에 출근해서 8시에 퇴근하자마자
화장실서 교복으로 갈아입고 학교 갔음.
2013년 3월, 첫연애
고2 가을에 취직해서 20살 12월까지 편돌이를 했었음.
20살이 되던 해
들어온지 얼마 안된 고2 (지금은 26살)
주간 알바랑 눈 맞아서 지금까지 쭉 사귀는 중.
2014년 4월 입대.
이땐 내가 한창 국뽕에 차있었고,
부사관이 너무나도 되고 싶었기에
영장 날아왔을 때 미친듯이 좋아했음.
입대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입대 3일 전에 여친한테 서프라이즈로
알려줬는데 진심으로 쌍욕 먹음.
전역 전날까지 편의점 알바를 했는데
이게 내 인생 마지막 편의점 알바하던 날이었음.
2016년 1월 말, 중국집 배달원.
편의점 일하며 모은 돈 2천만원
그리고 여기저기서 빌린 3천만원으로
당시에 어머니께서 일당 다니시던 중국집 인수함.
어머니는 주방,
나는 홀 서빙 + 배달 하면서 둘이서 함.
전역 담날부터 바로 일했음.
점심에 대학생들은 몰려오는데
둘이서 하려니까 진짜 힘들었음.
이때 당시 주 6일 일하고
하루에 12시간 일하면서 월급 250.
<약 12년 된 오래된 중국집 인수 당시 사진>
2018년 4월, 진짜 사장이 됨.
빌린 돈 다 갚고
본격적으로 중국집 운영하기 시작.
제일 먼저 한 일은 일할 사람 뽑는 거였음.
어머니랑 둘이 할때 항상 일손이 부족해서
들어오는 주문 다 끊었었기에
매출은 적었어도 금방 키울 자신이 있었음.
이때 주방 직원 2명,
배달원 2명을 고용함.
이때부터 다시 1년간,
주방 열심히 배우면서 배달도 했음.
초기엔 생각만큼 잘되진 않아서
혼자 남아서 새벽장사도 해보고,
가게서 먹고 자고 하면서
진짜 죽어라 개빡세게 운영했었음.
당시 월 순수익 300~500.
주 6일, 하루 14~17시간 일함.
2020년 9월, 2호점 오픈.
2년동안 빡세게 일해서 번 돈
1억 4천을 2호점 차리는데 다 꼴아박음.
총 45평 가게로 넓었음.
근데 배달 전문점임.
주방을 넓게 뺐고, 수도 전기 가스 시설 등등
일하기 편하게 만드려고
좀 많이 무리해서 공사 진행했음.
본점의 유명세를 등에 업고
첫달부터 매출 7천 달성.
당시 순수익이 늘어나더니 800~1200씩 가져감.
주 6일 평균 14시간 일함.
2021년 1월, 유튜브 촬영.
자영업자를 소개해주는 유튜브 채널에
중국집 사장으로 출연함.
당시에 나름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공중파 티비 출연 제의나
유명 중식 사업가들로부터
동업 제안을 진짜 많이 받았음.
이때도 주 6일, 평균 12시간 근무는 지킴.
당시 순수익 1400~1800 가져감.
2021년 7월, 오토매장으로 전향.
유튜브 덕분에 중식 모임도 자주 갇고,
거기서 만난 사장님들께 도움 받아서
중식 기술이 기존보다 미친듯이 상승함.
이때부터 직원들 본인 능률도
100% 끌어올릴 수 있게끔
지도 해줄 수 있었고 시스템을 견고하게 잘 만듬.
주 2일, 하루 2시간 근무로 전향
월 순수익 1600~2100 가져감.
돌이켜보니 많은 일이 있었음.
내가 대단해서 여기까지 온 건 아닌 것 같고,
멘탈 안 무너지게끔 옆에서 도와준
가족, 여친, 친구,
그리고 가게 식구들 덕을 많이 봤음.
뭔가 의욕 없는 사람들도 내 글 보고
나 같은 인생 노답 편돌이도 해냈으니까
다들 잘할 수 있다고 용기 주고 싶어서 글 썼음.
화이팅해라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