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공부 잘하던 친구가 ‘의사’ 되더니 성격이 180도 바뀜

고등학교 때 진짜 착한 친구가 한명 있었음

애가 성격도 엄청 순하고

거절도 못하고 남한테 나쁜 소리도 못하는 애.

완전 범생이 스타일이었고

공부도 잘해서 의대까지 갔음.

암튼 성인되고 나선 서로 바쁘니까 연락 못하다가

최근부터 다시 만나게 됐는데

얘가 응급실 의사로 일하면서

성격이 진짜 완전 반대로 바뀐 것 같음.

말끝마다 “틀딱들이 원래 그렇지”

“어휴 노친네들이 다 그렇지” 이럼.

한번은 만나서 인스타 맛집 놀러갔는데

메뉴판이 전부 영어였거든?

친구랑 뭐 먹을지 쭉 보면서 고르고 있는데

옆자리 할아버지가 친구 어깨를 탁 잡으면서

“아가씨~ 이거 영어라서 그런데 좀 도와줘~”

이러더라고.

솔직히 나도 갑자기 어깨 잡는 게 좀 무례하고

싫었지만 노인 분이 영어 못해서 도움 청하는데

우리 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대놓고 거절하기도 뭐해서 도와주려 했는데

친구가 어깨를 딱 쳐내면서

대꾸도 안 하고 고개를 휙 돌리더라고

할아버지가 계속 “어? 아가씨?” 하면서 말거는데

“아 ㅋㅋ 진짜;” 하면서 짜증내더니

종업원 불러서 자리 좀 옮겨달라고 하더라.

그리고 자리 옮기면서 할아버지 쳐다보더니

“아 ㅆ바 왜 저러는거야 진짜” 이러면서 옮김..

그 눈빛이 너무 살벌해서

할아버지도 나도 한 마디도 더 못 붙였고

사람이 너무 바뀐 거 같아서 당황했음.

할아버지가 “미안해요 아가씨~” 했는데

내가 너무 과한 것 같아서 “야..” 했더니

친구가 하는 말이

“야 저런 노인들은 메뉴 추천해주면

맛 없다고 와서 나한테 따지는 사람들이야

그냥 엮이면 안돼, 상대도 하면 안돼.

눈도 마주치지마 그냥.” 이럼.

뭔가 말투에서

살기 같은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평소에는 진짜 순하고 착하고

예전이랑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 억척스러운 행동 보이는 사람이나

선을 넘는 사람을 보면

터져버리는 폭탄 스위치 같은게 있음..

이럴 때마다 눈빛 변해서

싸늘하게 인간도 아닌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기에 눌려서 말리지도 못하고.

또 한번은 길거리에서 국화빵 사먹는다고

아줌마한테 3개를 주문했더니

갑자기 2개 더 들은 5개짜리 봉투를 내밀면서

그냥 5개 사먹으라고 하더라고.

그냥 준다는 것도 아니고

5개짜리가 천원 더 비싸니까 강매? 하는거지.

근데 그 친구가 손등 스냅으로 봉투를 치더니

아줌마 쳐다도 안 보고

“네 죄송합니다 3개요” 이러더라고

아줌마가 그때 손등 치이면서

봉투가 아래로 떨어지니까

아이고 어뜨케 어뜨케! 하면서 주워담고 있으니까

친구가 무표정하게

“3개요 3개. 숫자 모르세요?

3개 없어요? 야 가자”

그러면서 내 손목 끌고 감.

가면서도 눈빛 홱 변해서

“저런 인간들은 상대도 하면 안돼” 이러더라.

나중에 응급실에서 일하는거 많이 힘드냐

슬쩍 떠봤더니 말투 완전 달라지면서

죽을 뻔 한거 살려주고

무단횡단 하다가 차에 쳐 받쳐서 실려온거 살려줘도

나한테 돈 내놓으라 그래 ㅆ이발.

고맙단 말은 바라지도 않아.

그냥 노인네들 진짜 다 똑같애.

술 취한 아저씨가 싸우다가 머리 깨져서

실려와서는 간호사한테 추근대거나

고성 지르다가 끌려나가는 것도 예삿일이고

이미 사지 다 깨져서 죽어서 온 환자를

사망선고 했다고

유가족이 와선 의사 멱살 잡거나

난동부려도 웬만하면 이해하려 했는데

알고보면 연락도 안한지

10년은 더 넘은 자식인 경우도 있고

한번은 자ㅅ시도 하다가 실려온 여자

살려서 집에 돌려보냈더니

또 똑같은 짓 해서 실려오고

여자는 우리한테 자기 왜 살렸냐고

소리 지르고 깽판치고

그 부모는 또 보험금 얼마냐고 묻고

그런건 보험회사에 물어보셔야 된다고 하면

또 거기서 소리 지르면서

만만한 간호사 멱살 붙잡고 진상 부리고

경비원 호출해서 겨우 끌고 내보내고

새벽 4시에 비몽사몽 간에

그 난장판을 매번 보고 있으니 그냥

다 없어져버리면 좋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함.

또 한번은 아동학대 의심돼서

경찰에 신고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부모가 병원에 쳐들어와서

신고한 의사새끼 누구냐고 난동 부리는데

온몸에 문신 떡칠한 아저씨가

친구 얼굴 대놓고 사진 찍으면서

“야 내가 너 기억했다 조심해” 이런 적도 있다함.

자긴 애기가 응급실 오는건 괜찮은데

응급실에 실려오는 애 부모가 싫다고

이 말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너무 깊어보여서

친구를 비난할 수가 없었음.

응급실 일하면서 인간의 밑바닥을 너무 많이봤고

항상 자기들 생각만 먼저하고

남들 생각은 안하는 그런 인간들이 싫다함.

친구한테 이 얘기 들으면서

친구가 낯설어보이고 싫다기 보다는

산전수전 다 겪은 응급의사가

얼마나 고생이 많은지 느껴져서 짠했고

의료인이 최전선에서 버티고 있어줘야

위급한 상황인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응급실 사람들한테는 좀 잘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 밖엔 안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