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구한 집에서 7년동안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난다는 여자

집값이 이상하게 싸다 생각했는데 하..

결혼하고 애기 낳고 살았던 이전 집이

층간소음이 너무 심해서

갓난아기인 첫째가 도저히 깊게 잠을 자질 못했음.

물론 이전 집 계약할 때 부동산 사람들은

소음이 심하단 얘기를 일절 한 적이 없었고

나랑 남편 둘다 신경이 무딘 편이라

그냥저냥 살려고 했었는데

첫째가 너무 울어서 도저히 감당이 안되길래

문제의 이 두번째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됨.

처음에 이 집 구하게 된 계기도

다른 집들 시세가

첨에 살았던 집이랑 거의 두배 차이가 나서

어떡하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부동산 아줌마가 집주인이랑 통화를 길게 하시더니

진짜 잘 안 나오는 매물이라면서

지금 살고 있는 해당 집을 권유함.

평수가 꽤 넓은데도 불구하고

평수 좁은 인근 집들보다 시세가 훨씬 쌌음.

당연히 수상해서 의심하고 있었더니

부동산 아줌마 하는 말이

“이 집이 경매로 낙찰 받은 집인데

해외에 사는 사람이라 한국 들락날락 거리기 때문에

살지는 못하고

집을 또 비워둘 순 없어서 세 놓는거라고,

대신 전세금 중도금 이런건 전혀 없고

한방에 결제해주길 원한다 함.

암튼 그렇게 시세 절반 값에 이 집으로 이사옴.

생각해보면 싼만큼 하자가 있긴 했었는데.

1.우풍 드럽게 많아서 겨울이면 외투입고 살았음.

심지어 보일러 온도를 35도로 올려놔도 추웠고

집에서 보일러 틀고도 외투 입고 살아야했음.

확장형도 아니었음.

아랫집 윗집 옆집에 다 물어봤는데도

우리집만 이상하게 추웠고

혹시 샷시가 어그러졌나 싶어서

우풍방지 비닐막도 씌워보고 스티로폴도 대봤는데

그래도 추웠음.

근데 첫 한해만 호들갑 떨었지 (애기 때문에)

그 다음해부턴 그러려니 살았지.

덕분에 첫째가 감기에 잘 안 걸림

그리고 집에 곰팡이 핀적도 한번도 없었음.

2.물건이 잘 떨어짐

지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멀쩡하게 있던 그릇이 떨어진다거나

책장이나 장식장 위에 올려둔 물건들이 혼자 떨어짐.

다행스럽게 다치거나 한 적은 없는데

응팔 1988 보면 바닥이 기울어서

자꾸 물건 떨어지고 하는 편이 있잖음?

우리 가족들도 그거 보면서

바닥에 병 한번 굴려보자며 낄낄 거리고 넘겼음.

그 뒤로 계속 물건이 자주 떨어져서

책장 같은거 일부러 흔들어 볼 정도였는데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오고 나선

물건 떨어진적 단 한번도 없었음.

3.배터리 다 된 장난감이 작동

티비장 바로 옆에 유독 한자리에서

그런 현상이 좀 심했는데

배터리 다 됐다고 방치했던 장난감들이

유독 그 자리에서만 가끔 혼자 작동함.

심지어 그 중에서는 배터리 바꿔 낄거라고

다 쓴 건전지 뽑아놨는데도 혼자 작동한 적 있음.

당시 남편이랑 나랑

“설마ㅋㅋ 배터리 안 뽑았겠지” 하면서

확인해봤는데 배터리 없었음.

이 집에서 7년을 살았는데

과장없이 한달에 1번 꼴로 이런 일이 있었음.

나랑 남편이랑 얼마나 무신경했냐면,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안했고

둘이서 농담으로 “우리집에 애기 귀신이 사나?”

하면서 낄낄 거리고 넘겼고

심지어 한번씩 장난감이 오작동 할 때마다

애기한테 “우리집에 사는 요정이 심심한가보다~”

하면서 놀아주라고 했음.

그래서 우리 첫째가 종종 역할극 하면서

한번씩 우리집 요정이랑 놀아주고.

(미친짓이었고 대체 왜 그랬지 후회 중임)

암튼 전세 대란 속에서

전세값 올려받는 것도 한번도 없이

이 집에서 7년을 잘 살았음.

근데 2년 전에 집주인이 연락이 오더니

그 집 팔아야겠다면서 집을 내놨다고

우리보고 그냥 그 집 사주면 안되겠냐고 함.

근데 우린 매매 계획은 없어서 죄송하다 했고

집주인은 전세가보다 싼 가격으로 매물을 내놓음.

그렇게 우리도 집 알아보다가

바로 옆 옆 동으로 이사를 오게 됐는데

구조가 그냥 완전 똑같은 집이었는데도

7년동안 겪었던 일들이 단 한번도 일어나질 않았음.

2년째 사는 중인데도 한번도 없음.

그러다 오늘 우리가 살았던 집이

사람이 죽은 집이란 얘기를 듣게 됨.

솔직히 그 얘기 듣고

우리가 겪었던 증세를 생각하면서

불쌍한 어린 애기가 병으로 죽었겠거니 했더니

(사람한테 해코지 안하고 장난감만 만졌으니)

치정사건으로 인해

남자가 여자한테 ㅋ을 맞고 죽은거였음.

거실에 있는 서커먼 나무 썩은 자국,

누수 될 거리도 없는데

마루 색이 변해있어서 이상하다 싶었거든.

지금 새벽 2시에 글 쓰는 중인데

잠도 안오고 화나고 떨림.

웃긴건 살땐 모르다가

그 집에서 나오고 2년 뒤 이걸 알게 된거.

원효대사 해골물이라고,

이걸 남편이나 애들한테 말도 못하겠고

혼자 새벽에 끙끙거리고 있음.

이성적으론 이해가 가지만

감성적으로는 이해가 안감.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전에 소개해준

부동산 아줌마가 해준 집인데

솔직히 너무 좋은 조건에 들어왔고

위에 겪었던 문제도 한번도 안나타나서 극찬하기도 했고

남편이랑 나랑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혹시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문제가 있을지

괜히 의심스럽고

내일 아침에 해 뜨면 따지러 가야하나 싶을 정도..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나왔으니

그냥 넘겨야하나 싶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사람 죽은 집이란 걸 얘기도 안해주고

티비장 바로 앞쪽 마루바닥 변색도

누수 때문이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했던

부동산 아줌마 때문에 화가 나고

친하게 지냈던 이웃주민들한테도 배신감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