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다 걸린 와이프랑 한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 아재..

폰 만지고 있다가

와이프 바람 썰이라고 올라온 내용이 있었는데

저랑 너무 흡사해서 써보게 되네요

저랑 와이프는 맞벌이에

애는 3살이고 서로 알콩달콩 잘 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와이프가 핸드폰 카톡에

비밀번호를 걸어놓더라구요

(서로 평소에 그냥 오픈하면서 살았음)

그래서 별 의미없이 물어봤는데

나: 어? 카톡 잠금 걸어놨네 왜 걸어놨어?

와이프: 어 민준이(애기)가 자꾸 카톡 만져서 잠금 걸어놨어

라고 대답하길래 별 의미 없이 그냥 넘어갔어요

이때 의심했어야 했는데.

그런가보다 하고 시간 지나고

와이프 핸드폰이 너무 오래 되어서 바꿔주고

저녁에 애기랑 와이프 잘 때

새 핸드폰 구경도 할 겸 만져보다가

카톡을 눌렀더니 잠금이 풀려있더라구요

그래서 뭔가 하고 쭉 봤는데

별거 없다가 마지막 아래에서

야놀자에서 온 카톡이 있더라구요

모텔 예약 알림 카톡이요.

처음에는 보고 손이 벌벌 떨리고

아닐거야 아닐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

일단 마음을 잡고 캡처를 한 뒤

저에게 전송해놓은 다음

카드 사용 어플 내용을 전부 뒤져봤습니다.

카드 내역은 별거 없었는데

달에 한번정도 야놀자 대실 예약한게 있더라구요

시간은 17:30이고 와이프 퇴근한 시간이었구요.

그 사용내역 시간이랑

저랑 카톡한 내용을 비교하니

대부분 항상 학교에서 회식이 잡혀서

애기 밥이랑 목욕 좀 부탁한다 그런 내용이더라구요.

근데 카톡이랑 문제 이런거 아무리 뒤져봐도

어떤 남자랑 연락했는지

증거가 될만한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일단은 그 날 그렇게 뜬 눈으로 밤새우고

다음날 출근했는데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진짜 정신 나갈거 같은데

간신히 멘탈 붙잡고 일하고 있었더니

동료가 무슨일 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 친구가 진짜 믿을만한 동료라서

솔직하게 얘기했죠 이런이런 일이 있다고

근데 증거 될만한게 하나도 없다

어떡해야 되냐 물어봤더니

컴퓨터 카톡을 들어가보라고 그러더라고요

거기 내용이 남아있을수도 있다고

근데 컴퓨터 카톡도 들어가려면

와이프 핸드폰으로 인증을 하고 들어가야 하는데

맨날 핸드폰을 끼고 사니까

어떻게 인증할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주말이 됐고

같이 장보러 가자고 하길래

아 나는 민준이랑 놀아주고 있을테니까

편하게 다녀와 라고 얘기하니까

음식물이랑 분리수거 버리고 간다면서

핸드폰을 놓고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바로 컴퓨터로 핸드폰 인증해서 들어갔습니다.

쭉 찾아봐도 별게 안나왔는데

밑에쯤 가니까

어떤 남자랑 카톡한 내용이 있었고

카톡 내용은 지워진게 많았는데

대충 바람 피는 내용으로 사랑 얘기 하다가

마지막은 서로 가정 있으니까 끝내자는

그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일단은 다 캡처해서 저한테 증거자료 보내놓고

애기 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애는 어떡해야 되나

애는 누가 키우나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와이프가 오기 전에 빠르게 정리하고

증거가 될만한 거 다 모은 다음에

터트릴 생각으로 준비하고 슥 하고 떠봤습니다.

나: 저번에 핸드폰 카톡 확인해봤는데

야놀자에서 온 카톡이 있더라

모텔 예약 어플인데 뭐냐 이거

와이프: 어 그거 학교에 나이 많으신 선생님 있는데

남편이랑 어디 여행간다길래 내가 대신 예약했다

나: 아니 직접하면 되지 그걸 왜 너가 해주냐

와이프: 그 선생님이랑 친해서 알려주다 보니까

그냥 내껄로 하게 됐다

지금 나 의심하냐 그 선생님이랑 통화 시켜줘?

라고 물어보길래

됐다고 그냥 의심가서 물어본거다 하고 말 끝냈습니다.

다음 출근날 와이프한테는 말 안하고

회사 연차 쓴 다음에 장모님한테 전화해서

(장모님이 애기를 자주 봐주셔서 친했음)

와이프 몰래 점심 한번 같이 먹자고

애기 봐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시는데

제가 맛있는거 사드리겠다고 한 다음에

약속 잡아서 장모님 만난 후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이런이런 일이 있다

와이프한테는 아직 말 안했고

지금 장모님한테 먼저 처음 말씀드리는거다

라면서 카톡 내용 전부 보여드리니까

그 자리에서 우시더라구요

내가 저 년을 잘못 키워서 이 사단이 났다

내가 죽일년이다 못난 자식 키운

부모가 잘못이다 라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나는 너를 사위가 아닌

아들로 보면서 지냈다고

니 선택을 따르겠다고 얘기도 해주셨습니다.

그 다음에 장인어른한테

그 자리에서 바로 연락하시더라구요

이런이런 일이 있고

~~(제 이름)가 다 보여줬다 그랬더니

장인어른이 쌍욕을 하시면서

와이프 당장 집으로 끌고 오라고 그러더라고요

와이프는 영문도 모른채

바로 장모님 집으로 가고

저는 애기 데리고 저희집으로 왔고

저녁시간 쯤 되니까 집 문이 열리더니

와이프랑 장모님 장인어른이 함께 왔고

와이프가 저한테 무릎 꿇더라고요

와이프는 얼굴에 뺨 맞은 흔적도 있고

장인어른이 못난 자식 키운 부모가 잘못이라고

용서해달라는 말은 안할테니

원하는대로 다 해주겠다고 말씀 하시는데

솔직히 서러워서 눈물 나더라고요

장모님 장인어른은 잘못하신거 없다

제가 가정에 소홀했던 거 같다 이러면서

저랑 와이프랑 잘 해결해보겠다 얘기했더니

애기 데리고 가있을테니

편하게 얘기하라고 하셔서

와이프랑 둘이 그때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얘기해봐라

솔직하게 얘기하면 고민해보겠다 하니까

술술 다 얘기하더라고요

학교에 있는 남자 선생님이고

나이가 무려 15살이나 더 많은 이혼남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듣고 너랑 그 새끼 잡ㅈ아서

오늘 둘다 죽자고 그러면서

학교 찾아갈 생각이었는데

그냥 있다보니 모든게 체념되더라구요

15살이나 나이 많은 이혼남..

그리고 와이프는 학교를 옮겨서

더 이상 만나지는 않는다고 얘기하는데

자기도 순간 왜 그런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자기는 나랑 민준이가 전부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 그러면서

ㅋ로 본인 팔을 긁더니

이게 자기 진심이라고.

그 날 진짜 뭔 정신인지 기억도 안나는데

병원가고 그냥 난리였던 것 같네요

그리고 다음날 모든 걸 정리하고

고민하다 결정했습니다.

결국에는 이혼 안하고 살게 됐어요.

제가 부모가 없이 자라서

엄마 없이 큰다는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너무나 잘 알기에..

그리고 장모님 장인어른 처형이

정말 너무 좋으신 분들이라

저한테 친부모 그 이상으로 잘해주셔서

이혼 한다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그렇게 결정하고 살게 됐습니다.

이 사건이 난지 1년 정도 지난거 같은데

요즘은 그냥 별 생각없이 삽니다.

와이프도 애기한테 잘하고

저한테도 더 신경 많이 쓰고

장모님 장인어른도 예전처럼 변함없이

저한테 항상 잘해주시고.

대신 밥은 같이 안 먹고 따로 먹고

부부관계도 안 가진지 꽤 됐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덥든 말든

팔에 난 상처보면 그때 생각이 나서

집에서도 긴팔 입거나 토시 끼라고 하거든요

지금은 그냥 애기 때문에 참고 사는 것 같네요

아마도 애가 대학갈 때 쯤엔

그땐 이혼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요

그냥 바람 썰 읽다가

예전 생각이나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 끄적여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