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재산 믿고 27살까지 놀고 있는데 아빠가 극대노를 하기 시작한다..

글쓰는 재주 없어서 미리 양해 좀.

우리집 솔직히 아빠가 재산이 좀 많고

할아버지 유산이랑 건물도 좀 있다보니

집안 재산 믿고 빈둥빈둥 허구한날

밥 게임 술 외박 반복하면서 잉여처럼 살다가

올해 1월에 술먹고 집갔더니

아빠가 도저히 못참고 극대노 함.

27살이 될 때까지 온갖 뒷바라지 받으며

용돈 타먹고 노는 기생충이 어딨냐면서

앞으로 집에서 잠자고 밥 먹는건 ok인데

용돈 끊을테니 스스로 일자리 구해서

직접 번 돈으로 생활비 쓰고

매달 저금까지 하라고 선포를 함.

사실 여러 사건이 더 있긴한데 굳이 안씀.

난 당연히 놀다가 때되면

아빠가 하는 일 배우라 할 줄 알고

아무 걱정없이 앰생 생활하고 있었다가

갑자기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음

아빠가 평소에 화는 잘 안 내는데

한번 뚜껑 열리면 ㄹㅇ 무서운게

어릴때 아빠가 극대노 하는거 딱 두번 봤는데

한번은 시비 붙은 사람 그대로 찍어버린거랑

주차문제로 시비 붙었을때

차로 그냥 들이받은거 딱 두번봤음.

그래서 이번에는 장난 아니구나 생각하고

며칠동안 식은땀 존나 흘리면서 면접 보러다님

그나마 대학때 따놓은 자격증이 몇개 있어서

좃소 재경팀 겨우겨우 취직했음.

근데 딱 나같은 새끼들도 들어갈만한

좃소답게 온갖 개같은 일들이 많았는데

일일이 다 풀기엔 좀 길어질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우리가 흔히 보는 좃소 썰들

딱 그런 거라 생각하면 됨.

암튼 맨날 술처먹고 놀러 다니던 앰생이

직장 생활 잘해봐야 얼마나 잘하겠냐

한 반년 다니니까 한계점에 다다랐음.

그래서 주말에 우리 가족식사 모임할때

은근슬쩍 다른 회사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 꺼내니까 숟가락 내려찍으면서

이직할곳 다 정하고

합격하고 정리 다 끝난 뒤 아니면

꿈도 꾸지말라고 엄포를 놓더라.

애초에 반년 다니고 때려치는 새끼가

딴곳가면 퍽이나 잘하겠단 소리도 들음.

솔직히 지금 회사에서 버틸 수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내 맘대로 행동했다간

진짜 아빠 극대노 할거 같아서

주말 내내 손톱 깨물면서 안절부절했음.

그러다 일요일 밤에 친구랑 통화하는데

친구가 자기 친누나 우울증이랑 공황장애 왔다고

나한테 누나 케어하느라 힘들다고 징징거림.

그땐 별 생각 없이 들어줬는데

자려고 누워서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갑자기 이거 찬스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것도 잊고

유튜브랑 인터넷 존나 뒤져봤는데

대충 정신과에서 상담 받으면

항우울증제 같은

여러 우울증 약 처방 받을 수 있다길래

퇴근하고 진료 가능한 병원 예약함.

그렇게 2주 정도 지났나

정신과 몇번 들락날락해서

거짓썰 대충 풀고 처방전이랑 약까지 전부 받음.

그리고 엄마가 나 회사 출근하면

며칠에 한번씩 나 뱅 청소하러 들어오는거 알아서

처방전이랑 약 받은거

내 방 책상위에 은근슬쩍 올려둠.

그리고 가끔 입에 약 머금고

물 마시는 모습도 보여주고

뭐 먹냐는 엄마 질문에도

대충 얼버무리는 치밀함도 안 빼먹었음.

그리고 2주동안 밥도 소식하고

말도 거의 안 했음.

배고파 뒤질뻔했다;

그렇게 며칠 지나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오더니

이거 무슨 약이냐고 난리를 치는데

대충 집에가서 얘기할게..

이런식으로 말하고 집가니까

엄마가 골프치고 있던 아빠 소환해서

아주 개아작을 내놨더라.

애를 어떻게 쥐잡듯 잡았길래

저 단순하고 스트레스도 안 받고

헤헤 웃고 다니던 애가 정신과를 다니냐고

약 먹고 있는건 알고 있냐고

미친듯이 아빠한테 쏘아붙이는데

진짜 그 순간 엄마한테 좀 미안하더라.

난 살면서 그렇게 화난 엄마 모습 처음 봄.

암튼 아빠도 암말 못하고

조용히 엄마 말 들으면서

마지막에 나한테 미안하다고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 줄 몰랐다고 사과하는데

그 순간 자괴감+미안함 때문에 죽을뻔했음

그러다 엄마가 한우 사와서

저녁밥 먹고 누워있는데 아빠가 내 방 들어오더니

다니던 회사는 그만두는 걸로 하고

돈 줄테니까 여행이라도 가서

바람 좀 쐬는게 어떻냐고 함.

그 말 듣고 불효자 답게

미안하고 죄송했던 마음 싹 사라지고

알겠어요 하면서 속으로 개꿀 ㅋㅋ 외치면서

바로 못나가겠다고 퇴사해버리고

받은 돈으로 누나가 우울증 걸렸다는 친구랑

북유럽 일주하고

좀 쉬다가 일본이랑 중국도 갔다왔음

아이디어 제공 겸 우울증에 대해 여러가지 알려줘서

경비는 비행기값 제외하고

거의 다 내가 내줬음.

그러고 다시 밥 게임 술 반복하다가

슬슬 눈치보이고 약발 떨어졌다 싶어서

슬슬 아빠 하는 일 배우고 싶다고

말하려고 하는 중

어디가서 이런 말 할곳도 없고

그냥 글 한번 써보고 싶었음 ㅂ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