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손님 만나면 대꾸도 안 해주는 상남자랑 같이 일하면 생기는 일

내가 알바하는 고깃집은 체인점임

점장,매니저는 체인점 정규직이고

나머지 직원들은 그냥 비정규직.

근데 이 점장이랑 매니저 형 성격이

완전히 정반대라 골 때린 일이 항상 많았음

점장님은 약간 그 어떤 진상을 만나도

일단 앞에서는 굽히고

뒤에선 멘탈 박살나서 꿍해있는 스타일인데

이 매니저형은 완전 반대.

손님을 싫어함

손놈이 아니라 그냥 손님을 싫어함

“여기 손님은 다 잠재적 진상들이야”

이게 면접날 들었던 말임..

그러던 중

갑자기 점장님이 본사 내근직으로 발령이 나고

지금 점장 자리가 공석이 되어서

매니저 형이 임시로 점장 자리를 맡게 됨.

이 형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하는데

자기가 대학에서 배운 것 중에

유일하게 쓸모있는건 게임이론이었다고 함

그중에서도 팃포탯이란

이론을 담배필 때마다 강조하면서 얘길 하는데

이 형이 말하는 팃포탯이란 뭐냐면..

상대한테 취할 수 있는 태도에

긍정,부정이 있다고 치면

본인의 태도는 일단 긍정으로 시작.

그 후에는 상대의 반응을 따라하는 방식

예를 들어

상대가 긍정적인 반응을 계속 보인다면

계속 자기도 긍정적인 반응을 해줌.

대신 상대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

즉각적으로 자기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거라함.

실제로 이 형이 일하는 스타일이

매니저형: 어서오세요 주문 도와드릴까요?

반말충: 어 삼겹 3개랑 소주 줘봐

매니저형: 소주는 뭘로 줄까

시작은 친절하였지만

상대가 반말충이란걸 알자마자

반말로 응수는 기본이고

매니저형: 52000원 나왔습니다.

손놈: 뭐? 소주병이 3개인데 왜 값이 더나가?

매니저형: 니가 자리 비좁다고 치워달라매

약간 이런 식..

한번은 점장이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이 형이 땡깡 부리다가 끝난 적도 있었음..

근데 이 형이 점장 자리를 맡고 나서부턴

알바들도 근무 스타일이 기존과 반대로 바뀌게 됨..

한번은 아재 손님들이

6시 반에 올 거라고 예약을 잡음.

근데 30분이 지나도 오질 않아서

노쇼 당하는 줄 알았는데

7시에 한명 기어오더니

하나 둘 나머지도 7시 반에 입장

여기서 매니저형 1차 빡침

보통 고깃집에 오는 진상 아재 패턴이

1.반말

2.신체접촉

3.턱에 구멍 뚫린건지 바닥에 음식물 흘림

4.그릇을 쓰레기통으로 씀

5.말할 때 곧 죽어도 안 들음

(물티슈 서랍에 있다고 했는데

3초 뒤 물티슈 안 주냐고 화냄) 등등

보통 이 패턴이 대부분인데

이 진상 아재들은 해당 5개를 전부 시전..

포스 찍으러 카운터 갔더니

매니저형 개빡쳐서 포스기에 그림판 열고

‘ㅆ발’ 이렇게 적고 있더라..

위에도 적었듯이 이 매니저 형은

친절한 대응따윈 입장할 때부터 집어치웠고

이 진상 아재들이

마감 주문 받는 10시까지

다른 손님들 피해줄 정도로 시끄럽게 술 마시다가

마지막 주문으로 냉면 2개를 시킴.

마지막 주문 받고

하루종일 바빠서 밥도 못먹은 상태라

매니저 형이랑 나랑 빵이랑 우유를 먹고 있었는데

그때 이 진상 아재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이

카운터로 오더니 “계산”

총 16만원이 나옴.

“16만원이요”

이때 처음 보는 유형의 진상 패턴이 나왔는데

지갑에서 5만원권 3장을 꺼내더니

카운터에 틱 던지고

“현금 디씨”

이지랄 하더니 지 자리로 돌아감.

보통 알바였다면

“손님 이러시면 안돼요” 하고 협상을 시도하겠으나

이 매니저 형은 이미 눈빛이 달라져있었음

나포함 알바 애들이 항상 형한테

“그렇게 해도 괜찮아요? 위에서 뭐라 안해여?”

라고 물어보면

“내 가게가 아니니까 이렇게 하지 ㅆ발”

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었음

암튼 빡칠대로 빡친 이 매니저 형은

협상 따위는 이미 집어치웠고

바로 포스기에서 주문한 냉면 두개를 걍 빼버림.

(냉면 한개당 5천원)

메뉴 빼서 가격 맞추는건가 싶었는데

갑자기 이 아재들 테이블로 갈 예정이던

냉면을 나한테 들고 오면서 먹으라고 하더니

“냉면 살살 녹노” 하면서 한그릇 다 비움;

이때 먹어도 되나 눈치 존나 보였음

암튼 30분이 지나도

지들이 주문한 냉면이 안나오니까

진상 아재들이 카운터로 와서

냉면 언제 주냐고 항의했지만

매니저형은 “돈 덜 내셔서 주문취소하고

제가 방금 먹었는데요”를 시전..

싸움 날 줄 알았는데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라

생각보단 순순히 나감..

또 한번은 우리 매장이 오픈,마감이 빡세니까

해당 시간에 알바를 뽑아서 쓰는데

이때 오픈으로 들어온지 2주 정도 되는

남자 분이 한분 계셨음

근데 이분이 들어오자마자

마감 알바가 갑자기 그만둬버려서

마감 알바로 새롭게 구해야 했었는데

새로 면접 보러온 사람이

오픈 밖엔 시간이 안된다고 한거임.

그래서 그분에게 혹시 마감으로

시간대 옮길 수 있냐고 물으니 난색을 표함.

“시간이 안되는건 아닌데..”

라고 하면서 고민 하길래

오픈 때만 시간 되는 이유가 뭔지 물어보니

아 그런건 아니고

이분이 운동에 미쳐있는 헬창인데

오픈조는 힘쓰는 일이 많으니까

운동도 하면서 돈도 벌리니까 지원한거라 함.

애초에 돈이 목적이라 얘길 안함

그리고 마감을 하면 진상을 만나게 될텐데

본인은 진상 대하는게 너무너무 싫고

차라리 오픈 일을 하면서

벌크업을 한 뒤 마감으로 들어가면

효과적으로 진상을 제압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함

걍 특이점이 온 미쳐버린 헬창이었음..

매니저 형이 그 말 가만히 듣고 있더니

너 정도면 벌크업 안해도 알아서 쫀다..

혹시 너한테 깝치는 특이케이스 진상이 생긴다면

시급 천원씩 올려주는 조건으로 쇼부를 침

결국 마감으로 배치되면서 해결..

당연하게도 이 헬창한테 현재까진 깝치는 놈 없었고

솔직히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음..

그리고 가끔은 알아서

매니저 형이 뒤에서 흐뭇하게 보고 있더라

진상 썰 더 있긴한데

세달 정도만 일하러 온건데

이 매니저 형한테 반해서

어느덧 6개월이 넘어가는 중..

큰일났음 못 그만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