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에 누워있는데 이등병 하나가 ‘수류탄’을 들고 들어온다..

그때가 몇월인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한여름이였고 주말이였음

존나존나 너무너무 더웠던 때임

당시 우리 중대장이 당직사령을 하고 있었는데

이 중대장이 좀 젊어서

우리편의를 잘봐주던 존나 좋은 중대장이였음

근데 이 중대장이 갑자기 생활관 찾아와서는

탄약고 작업할 사람 4명 차출하라는거임

나(당시 상병)는 “갑자기 말임까?” 그러니까

중대장이 말하기론

대대장이 뜬금없이 등판해서

오늘 날이 너무너무 더워서

탄약고의 탄약이랑 포탄 수류탄들

열받아서 터지면 안되니까

시원한 냉방시설이 달려있는

신식 탄약고로 옮기라는 작업을 명령했던거임

그래서 결국 ㅅㅂㅅㅂ 하면서

나 1명 병장1명 일병1명 이등병 1명해서 작업하러나감

그리고 탄약고 앞에 도착하니까

존나 짜증나서 객기부리기 직전인 탄약관리관이 있었음

사실 이사람도 주말에 쉬는데

불려와서 ㅅㅂㅅㅂ 하던 중이라

탄약병 신병 이등병짜리 1명 데리고 와서

작업시작하자고 했음

​여기서 이 ㅅㅂ 이 이등병 1명 (A) 새끼 잘 기억해두셈​

우선 포탄은 포병 애들이 옮기기로 했고

우리는 세열 수류탄 박스 수십 박스를

다른 컨네이터 건물에 옮기는거 였는데

수류탄박스가 이렇게 생겼거든?

그리고 실제로 전쟁에 쓰는

세열수류탄들 들어있어서

진짜 조심조심 옮겼단 말이야

뒤지게 무겁기도 했고

자 여기서 ㅋㅋㅋ 생각을 해보셈

저 박스를 어떻게 옮겨야할까?

당연히 양쪽 끝에있는 손잡이 노끈을 잡고

두손으로 옮겨야겠지?

그렇게해서 약 3시간동안 작업을 했음

에휴 내 팔자야 하고 생활관 들어가서

에어컨 바람쐬면서 병장이랑 티비보는데

“​저.. ㅇㅇㅇ상병님.. 질문 드릴게 있습니다.”

그러길래

“ㅇ? 뭔데?” 하고 돌아보니까

“이거.. 어케.. 합니까..?” 이지랄 하는거임

손에 뭐가 들려있음

ㅅㅂ 세열수류탄인거임

그순간에 병장이랑 나랑 존나 깜짝 놀라서

뒤로 자빠진 다음에

ㅅ발 제발 진정하라고 뭐가 문제냐고 그랬단 말이야

난 이새끼가 군생활 문제있어서 함께 폭사하려는줄앎

그랬더니 그게 아니라 잘못 가져왔대

이걸 어떻게 하면 잘못 가져올 수 있냐 물으니까

자 아까 박스드는법 말했지?

보통 이렇게 드는게 정상이잖아?

근데 이새끼는 박스가 너무 두꺼우니까

이걸 딴 다음에 봉인지 찢고

수류탄 몇개 뺀다음 무게 줄이면서

몰래몰래 옮겼다는거야;

그럼 그 수류탄 몇개 뺀 것들은 어디다 넣고 다녔길래

안 들킨거냐 물어봤더니

이 건빵주머니에 몇개씩 넣고

주렁주렁 달면서 다녔다더라

그러다가 한개 깜빡하고

지금 생활관에 가져왔다고 하는거임

나중에 알게 된건데

탄약관리관이 원래 수량체크하고

장부 쓰고 다 해야 하는데

주말에 불려와서 ㅈ같다고

평일되면 알아서 하겠다고 하고 퇴근했다고 함

즉 3중으로 ㅈ된거지 우리는..

A한테

“일단 그거 수류탄 나줘라 위험하다” 이랬는데

“어.. 근데 저 징계 먹는거 아님니까..?”

이지랄 싸길래

“오노노노노노논노노 내가 다아아아 쉴드 쳐줄게!

실수도 할 수 있지 이등병인데 그치? 일단 나줘”

하고 이새끼가 수류탄 놓자말자

대가리 존나 쎄게 후려쳤다

그렇게 일단 사건 락 됐음

결국 당직사령이고 상병장이고 탄약관이고

대대장한테 뒤지게 욕먹고

탄약관 징계 먹고 이등병도 휴가짤림ㅋㅋ

근데 연대책임이라고 내 휴가 4일치도 짤림

전역할 때까지 이새끼 볼때마다

개빡쳐서 욕박고 싶어도

또 수류탄 들고 올까봐 그러지도 못하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