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건드려도 ‘잠 못자서 예민한 간호사’를 건든 눈치 제로 귀신 ㄷㄷ

본인 가위 엄청 자주 눌리는 편임.

근데 직업이 간호사라

수면시간 불규칙 + 스트레스로 인해

최근에 가위 눌리는 빈도가 더 늘긴 했었음

남들은 가위 눌리면 귀신 보이고 그런다는데

나는 살면서 한번도 귀신을 봤다거나

그랬던 경험은 단 한번도 없었음.

그냥 귀에 이명이 들린다거나

몸을 못 움직인다거나

심장이 조금 빨리 뛰는 정도만 경험해봄.

거기다 손가락에 힘 살짝 세게 주면 금방 풀려서

사실 가위에 오래 눌려본 적도 없었음

그러다 저번주에 코로나에 걸림.

크게 아프진 않았는데

편도가 엄청 많이 부어서

침 삼킬 때마다 목이 엄청 아프고

나중에는 침 삼키면 귀까지 아플 정도로

목이 엄청 부어서 물도 못마시고 침도 못삼키고

그냥 누워만 있는데

중요한건 잠을 도저히 잘 수가 없음

침 삼킬때마다 잠에서 깨니까.

그러다 겨우 잠들었는데

하필 또 그때 가위에 눌려버림

평소에는 크게 고생없이 가위에서 깨는데

그날은 진짜 온몸이 통나무가 된 느낌으로

뻣뻣하게 굳어서 깨어지지가 않더라

귀에는 주전자 끓는듯한 이명소리랑

심장이 엄청 빨리 뛰기 시작하는데

처음으로 귀신으로 추측되는 뭔가가 보임.

내 옆에 서있었음

관에 누운 것처럼 정자세로 눕고

고개도 바로 된 상태로 자고 있었어서

얼굴은 안 보이는데 눈의 흰자로만 보이기에는

흰 원피스 입은 여자였음

여중생인지 여고생인지

뭔가 성인이 덜 된 느낌이더라고.

처음으로 바짝 쫄아서 몸도 못가누고 있는데

나를 그렇게 몇분동안 가만히 쳐다봄.

사실 체감상으로는 몇분이었는데

30초도 안된 것 같기도 함.

그러다가 손에 든 하얀 베개 같은 걸 치켜 들더니

갑자기 내 얼굴을 내려찍어버림.

그러면서 가위에서 풀려났음

당연히 꿈에서 맞은거니까 아프진 않았는데

그 뭐라고 해야하지..

무서운 것보다 얼굴을 쳐맞으니까

기분이 존나 더럽다고 해야되나

그 느낌이 너무 생생했음

별 거지같은 꿈을 다 꿨네 하면서 다시 자려고 누웠더니

또 침 삼킬때마다 너무 아파서

진짜 겨우 겨우 잠들었는데

또 가위에 눌리고 걔가 나타남

마찬가지로 옆에서 쳐다보다가

베개로 또 내 얼굴을 내려침

아 ㅆ발 진짜 하면서 또 깨가지고

열 식히고 다시 겨우 잠들었는데

또 또 또 이번에도 가위 눌리면서

걔가 옆에 서있더라

근데 더 열받는건

이번에는 얘가 마치 나를 놀리는 것처럼

베개로 때리는척 하다가 잠시 멈칫 하더니

다시 얼굴 내려침

마치 평타 캔슬 하듯이 페이크를 섞어서

때릴듯 말듯 하다가 때리더니 존나 쳐웃기 시작함

사실 웃는 소리도 안나고 얼굴도 안보였으니까

진짜 웃었는진 모르겠는데

근데 쳐웃고 있다는 느낌은 확실하게 받았음.

개같은년이 진짜

이때부터 진짜 존나 열받기 시작하더라.

안그래도 잠들기도 힘든데

자꾸 가위눌리고 쳐맞고 잠에서 깨고 하니까.

이번에도 나타나면

진짜 죽여버린단 생각으로 겨우 다시 잠에듬

마찬가지로 또 가위에 눌렸음

이쯤되니까 무서운거고 나발이고

빡이 돌아서

이새끼랑 다시 만나서 결판 지을려고 재빨리 잤더니

마찬가지로 가위에 눌리고

어김없이 옆에 서있더라

이번에도 때릴듯 말듯 베개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더니

그러다 진짜 날 때리려고 맘 먹었는지

베개를 높게 쳐들었는데

그때 기적처럼 가위가 딱 풀림

내가 물고기처럼 퍼덕거리면서 침대에서 일어나니까

그년이 화들짝 놀라면서

내 방에서 도도도 달려서 도망치더라

진짜 존나 개빡친 상태로

나도 그대로 내 방에서 나간다음

그 개같은 귀신년 저승 보내버려려고

바로 주방에 가서 식칼 큰거 하나 뽑은다음

그 귀신년 어디있는지 둘러봤더니

거실 쇼파에 이불 덮어쓰고 숨어있는게 보이더라

그대로 걸어가서 그년이 베개로 나를 쳤던 것처럼

나도 칼 이빠이 치켜들어서 찍으려고 했음

근데 당연히 귀신은 없었고

쇼파에는 우리엄마가 누워서 자고 있더라

새벽 네시 반

나는 조현병이 왜 무서운건지 알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