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평생 한번 일어날만한 일들을 여러번 겪은 ‘생존왕’

우리 엄마가 항상 하는 말이 있음

내가 살아있는게 신기하다고 함

나만 유독 사고 많이 생겨서 단명할 줄 알았대

3살 때였음 (기억없음)

방에다 상 펴놓고 이제 막 끓인 탕을 상위에 올려뒀다함.

근데 내가 상을 붙잡고

좋아하는 반찬 집어 먹으려고 손 뻗다가 상이 부러졌고

탕이 내 팔위로 쏟아져서 팔 전체 화상 입음.

응급실 갔더니 물집이 크게 잡혀서

축 쳐져있는걸 다 뜯어야 된다고

아니면 팔 살들이 꽤배기처럼 꼬여버린다고 그래서

결국 껍질을 다 벗겼는데

엄마는 도저히 볼 수가 없어서 나와버렸다고 함.

지금도 흉터있음

그러다 또 3살 때였는데

비가 무지하게 오는 날이였음

당시 안양천 제방? 둑이 무너져서 홍수가 났는데

거기서 놀고 있었다고 함

큰언니 중딩, 작은 오빠도 중딩,

작은언니는 초딩이고

나는 늦둥이 막내였는데 커다란 스티로폼을

배처럼 띄워서 나 태우고 놀아주고 있었다고 함.

난 무서워서 엉엉 울고 있었는데

오빠가 같이 타겠다고 올라오려고 하다가 스티로폼 배가 뒤집힘..

떠내려가던거 오빠가 건져서 올려줌

근데 내가 집에가서 엄마한테 말했나봄..

언니 오빠 단체로 다 쫓겨남

그러다 4살이 됨

비닐하우스 안에서 놀고 있다가 넘어져서

철조망에 귀 앞쪽 뺨이 쫘악 찢어짐.

12방을 꿰맸는데

애기 얼굴에 12방이면 엄청 큰 상처라함

흉터 지금도 남아있음..

사고 기억 자체는 없는데

병원가서 발버둥치며 울던 기억은 아득하게 남

어떻게 살아서 5살이 됨

작은 오빠가 자전거 뒷자석에 태우고 가다가

내 발이 바퀴에 감김..

살점 다 뜯어졌고

응급실 갔더니 이식수술 해야한다함.

근데 들어보니

엉덩이 살 떼어서 한다고 하길래

부모님 표정 심각해져서

아직 어리니까 좀만 기다려보겠다 했는데

기적처럼 새살이 어느정도 돋아나서

흉터는 남았지만 이식수술은 안했음.

근데 5살 때 또 일이 터짐

놀이터에서 그네 타면서

앉았다 일어섰다 반복하면서 추진력 얻고 있는데

앉을 때 손을 놓쳐서 그대로 놀이터 바닥에 얼굴 쳐박힘

(모래 말고 아스팔트 바닥이었음)

코뼈 주저 앉았는데 지금도 코뼈 납작함

7살이 됨

횡단보도에서 4학년이던 동네 언니랑

횡단보도 건너고 있는데

오토바이에 치여서 그대로 날아감.

(초록불에 건넜음)

주위 어른들이 내 주위를 둘러싸고

웅성거리던 기억이 있는데 그 뒤로 기억이 끊김

정신 차리고 보니까

아저씨가 병원가자고 일어나라고 해서 같이 갔는데

약국에서 연고를 사더니

피나는 상처부위에 발라주고

4학년 언니한테 3천원 쥐어주고 걍 가버림

(뺑소니고 뭐고 돈주니까 좋아했음)

아픈것도 모르고 신나서

그 3천원으로 실컷 군것질하고 집에 옴

그날 저녁에 밥 먹으려고 숟가락 들었는데

숟가락이 그대로 떨어짐

병원갔더니 골절 됐다고해서 깁스함.

8~12살

이건 사고는 아니고 홍역에 걸림

예방주사 안 맞은 상태라 심하게 앓아서

고열에다 내가 변을 보는지도 모를 정도로 심각했고

거의 혼수상태였음

볼거리는 한번만 걸리는 줄 알고 있었는데

난 매년 걸렸음

볼거리만 5번 걸림

그것도 매번 심하게 앓음

살아남아서 5학년이 됐음

내가 유독 키가 작아서 당시에 5학년인데도

키가 120cm이 안됐음

바닷가에서 놀던 중이었는데

튜브 타고 있던 나랑 동갑 친구가

내가 물 무서워서 잘 못 놀고 있으니까

나를 붙잡고 깊은 쪽으로 들어감

발이 안 닿아서 허우적 거리며 걔 튜브를 잡았는데

내가 장난치는 줄 알고

내 손을 자꾸 못잡게 방해함;

허우적 거리면서 물이 코로 들어오고

몽롱해지면서 아 나 죽는건가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배나온 아저씨가 뛰어들어와서 구해주심

살아서 6학년이 됨

무슨 동아리 활동 중에 게시판 꾸미려고

게시판에 압정 박힌거 뒤집어서

“ㅗㅗㅗ” 이 모양으로 바닥 위에 잠깐 올려뒀는데

그거 까먹고 바닥 손으로 짚었다가

손가락에 다 박힘

그리고 몇달 뒤에 같은반 남자애가

복도에 서서 이야기 나누던 나한테 달려오더니

발에 슬라이딩 걸어서

그대로 얼굴 바닥에 찍혀버림

코뼈 부러지고 앞니 두개 다 날아감

당시에는 코뼈 치료만 받고

앞니는 이미 영구치라 치료가 안된다고 해서

나중에 내가 돈 벌어서 레진 했는데

우리 아들이 애기때 핸드폰을

자고 있던 내 입에다 던져버려서 다시 앞니 나감

결국 임플란트하고 틀딱 거리는 중임

내가 도대체 왜 살아있는지 나도 궁금함

중학교 가고 나서부턴

이상하게 다치는 일도 없고 사고도 안 생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