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여동생 쟁탈전

친구 여동생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옛 생각이 나서 한번 적어본다.

당시 서울에는 3대 할렘구가 있었다.

강서구, 동대문구, 노원구가 그 명예를 드높혔고

그 위에 서울의 51구역 ‘관악구’가 있었으니

나와 친구들은 격동의 청소년기를

이 관악구에서 보내게 된다.

이 봉천신림국에는

천하를 삼분하는 세개의 고등학교가 있었다.

이 세개의 고등학교는

각자 지리적 특이성의 눈에 띄었는데

높이로 악명놓은 히말라야의 남강과

터널옆의 신림, 쓰레기장 삼성이

봉천신림국의 천하를 삼분하고 있었다.

말이 웃자고 삼분지계지만

별로 만날일도 부딪힐 일도 없던 세 학교는

별다른 이슈없이 잘 지내고 있던 와중

우리가 고3때 신림고로

친구1의 여동생이 진학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친구1의 와꾸는 매우 잘생긴 편이었으며

유전자의 힘은 참 위대해서

여동생 또한 한 미모를 하는지라

신림고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이 기지배가 점점 연예인 병에 걸리더니

결국 양다리를 걸치곤 멍청하게도 들키게 된다.

또 이 다리들이 힘 좀 쓴다는 놈들이었는데

하나는 신림고 양아치 대장노릇하던놈이었고

하나는 삼성고에서 유도 특기생으로

지역신문에 얼굴을 올린적도 있는 슈빠스타였다.

이 사건은 곧 관악인들의 관심을 모았는데

평소 여동생을 극히 혐오하던 친구1은

신경끄라며 우리와 PC방에서 게임이나 하고 있었다.

친구1의 여동생은 평소 싸가지가 없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도 별 관심을 갖지 않았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1때 중2였던 친구1 여동생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친구2도

별로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아했기에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했다.

그렇게 저녁이 돼서 집에 가려는데

친구1은 전화한통을 받더니

우리에게 싸움구경을 가겠냐고 물어봤다.

우리는 눈을 반짝이며 무슨일이냐고 묻자

여동생을 앞에두고

삼성고 유도인과

신림고 냥치짱이 결투를 하게되니

이것이 그 유명한

관악구 여자 쟁탈전이 되시겠다.

우리는 재빨리 결투를 보러

삼성고 쓰레기장으로 향했고

때마침 여동생의 혈연으로써

가장 좋은자리에 착석하여 구경을 하게 되니

관악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이자리의 증인으로써 참석하게 되었다.

도착해서 보니 냥치짱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진 친구였지만

유도스타는 딱봐도 아우라가

황실의 숙부되는 자 정도 되니

친구1과 평소 친분이 있던 냥치짱은

우리에게 와서

“형님! 꼭 이기겠숩니다! 지켜봐주씹씨오!”

라고 다짐을 하는데

그 눈빛은 지금 생각해봐도

누군가 말려줬으면 하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그때 친구1이

“야 씨볼 너 존내 피떡될거 같은데 그냥 형이 말려줄게”

라고 했지만

또 남자 자존심에

“넵 말려주십쇼!” 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형님! 저새키 뽕근육임다!” 하고

당당하게 돌아서는 그 어깨가

친구1 여동생 보다 좁아보였던 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

그렇게 결투는 시작됐고

한 1분여간을 투닥투닥하며 자웅을 가리더니

결국 냥치가 멱살 한번 잡히자

무슨 자이로드롭 마냥 하늘로 솟았다가

땅으로 꺼지길 반복하는데

더욱이 심각한 것은 하늘로 한번 솟구칠 때 마다

우리 냥치짱의 얼굴이 점점 붉어진다는 것이었다.

여동생년을 흘깃보자

이년은 마동탁에게 눈깔이 깨어지는

까치라도 보는 엄지 마냥

흥미진진하게 관람을 하고 있었고

이를 보다 못한 친구1이 그만하라며 둘을 말리러 갔다.

그렇게 둘의 팔을 잡으며

“이제 됐다 그만해~”라고 외치는 친구1에게

눈깔이 돌아버린 유도인은

멱살을 잡으며 어딜끼냐고 으름장을 놨고

안 그래도 지 아들이 뚜까맞은 걸 봐서

심기가 좋지 않은 친구1는

유도짱의 고간을 무릎으로 뭉개고

싸커킥을 날리게 된다.

그렇게 아무리 천하를 삼분을 하든 지랄을 하든

결국 내가 제일 센놈이라는 것을 확인시킨 친구1은

모여있던 아이들을 해산시키고

엎어져있는 두새끼를 데리고 와 무릎을 꿇린다.

그리고 유도인에게는

니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형한테는 예의바르게 하라는 것,

그리고 냥치짱에게는 너는 앞으로

어디 시비걸고 다니지 말라는 조언을 하고는

사건의 중심 여동생을 데리고와

누구와 사귈건지 선택하라고 했다.

그러자 여동생년은 “웅~”하더니

“엥 그냥 둘다 안사귈랭~”이라며

사람들을 벙찌게 만들었고

가만히 보다가 열이 뻗친 친구1는

여동생의 대가리를 풀스윙으로 날리게 된다.

그렇게 여동생년은 아무 소득도 없는 피만

관악구 쓰레기장에 뿌리게 만들며

유유히 사라졌고

우리는 유도인과 냥이쨩을 데리고

국밥이나 사멕이며 집으로 돌려보내니

아무런 소득도 어떤 승자도 없는 여동생 쟁탈전은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됐다.

이후 여동생은 역시나 공부는 안하고

어디 연습생으로 들어가더니

힘들다고 뛰쳐나와서는 우리 삼촌 회사 경리를 하다가

어디서 대기업다니는 망상어 닮은걸 하나 물어다

내년에 결혼한다고 깝치고있다.

ps 망상어에게

이새끼야. 기지배가 얼굴반반한데

그나이까지 시집을 못갔으면

대기업 들어가는 대가리를 십분 돌려

그 이유를 찾아내야지

얼굴 좀 반반하다고 덥석문 니 인생은

이제 종쳤다 이새끼야 잘가라.

니 결혼식때 형이 축가할건데

형이 노래를 부르다 눈물을 흘리면

감동받아서가 아니야 이새끼야.

방생말어라. 그래도 귀한 친구 동생이다.

그리고 쟤 눈이 이뻐서 반했다고?

1400 짜리니 두고두고 잘봐라.

대신 다음에 결혼 한번 더하게 되면

그때 축가는 공짜로 불러줄게.

혹시 니가 이글을 보고 “어? 이게 내 얘기다”

싶다면 조상이 도운것이니

산소가서 삼천배하고 파혼해라 ㅂ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