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어도 시급 1만원 준다길래 알바 뛰고 온 디시인

월급 150 받으면서 살다보니까

생활고 오길래 부업을 구하고 있었음

너무 ㅈ같은 것만 아니면 한다는 마인드였는데

그러던 중 눈에 띄는게 오픈런 알바였음

에르메스, 샤넬 이런 것들은 사실 쭉정이라

부수적으로 하는 업체들이 많고

진짜 알짜중에 알짜가 롤렉스임

서브마리너 1200 긁고 하루 홈런치면

4일치 일당이 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지원자들이 롤렉스를 선호하고

롤렉스가 제일 많이 남기 때문에

업체들도 롤렉스 위주로 함

그리고 오픈알바의 가장 큰 장점은

앉아서 숨만 쉬고 있어도

시급을 당일 계좌이체로 준다는거임ㅇㅇ

하는 방법은 간단했음

1.오픈톡에서 오픈런 검색하고

2.아무데나 인원수 많은 곳에 들어가서

3.플러스 친구 등록하고

4.오픈런 모집 공고가 올라오면

5.플러스톡에 하겠다고

상담 문자를 남겨 신청을 하면 된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이쪽은 이렇게 했음

그렇게 신청을 하고

저녁에 일등으로 줄을 서면

일봉 20 바로 꽂아주겠다는 문자가 오더라

그리고 그날 저녁 8시40분에

중국인들이 이미 1등으로 와서

줄을 서있다는 증언과 사진을 봄

말인즉 이 중국인들은 다음날 아침 10시에

번호표를 뽑기위해 저녁을 먹고

문닫기 전 백화점에 줄을 서고 있다는거임

명동 롯데백화점은 독특한 웨이팅 시스템이 있는데

10부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휴대폰 맨 마지막 자리가

날짜의 끝자리가 같은 날에만 기다릴 수 있음

이를테면

2월 29일에는 010-××××-×××9

4월 7일에는 010-××××-×××7

이런식으로..

오늘은 30일이니까 끝자리 0번이 되는거임.

듣기론 잠실의 오픈런은 정말 말그대로 오픈런이라

일찍오고 자시고 그딴것보다

9시 30분에 셔터를 올리면

최대한 빨리 달려가는게 장땡이라고 하더라..

본인 새벽 2시 부엉이 버스 타고

새벽 3시 명동 롯데백화점 입갤함

필수 준비물은

캠핑의자, 간식, 휴대폰, 이어폰, 신분증임ㅇㅇ

번호표를 뽑는 10시까지 7시간을 기다려야함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것을 확인했음

30등까지만 번호표를 뽑고

그 이내에 들지 못하면 말짱 쓸모 없는 짓이기 때문에

처음에 오면 몇명이 줄을 서있는지 세어보아야함

세보니까 26명,

정말 아슬아슬하게 진입했음

근데 자리를 대신 맡아놓고

그냥 의자만 두는 새끼들이 있어서

막상 번호표를 뽑을땐 29번이라

간이 쪼그라드는 줄 알았음

4월 날씨 따뜻하겠다 생각하고

딱 일터에서 입는 옷 그대로 입고 갔는데

추워서 죽는 줄 알았음

평균기온 18도 라고 안일하게 생각한게 너무 컸음

새벽기온은 9도에서 8도

선선한 바람이 슬슬 부는데 좀 괴롭더라

일단 자리를 잡자마자 캠핑의자를 펼쳤음

다른건 몰라도 캠핑의자는 정말 필수임

바닥에서 한기가 올라와서

의자를 안 가져온 사람들은 바닥에 앉지를 못하더라

이제 앞으로 7시간동안 자기만 하면 되는데

잠이 안와서 가져온 태블릿으로 책 좀 읽다가 잤음

중간중간 일어나서 편의점에서 몸 좀 녹이며

요기도 하고 화장실 갔다와도 됨

아침에 일어나서 짐정리하고 번호표 뽑으려니까

중국인들끼리 새치기 문제 때문에 싸움이 나서

직원들이 cctv 돌려보느라 5분 정도 소요됨

한명은 “너 왜 새치기 하냐” 였고

다른 한명은

“옛날옛적부터 기다리고 있다가

몇시간 자리 뜬걸로 난리냐”는거였음

결론은 새치기가 아니였음

얘네는 진짜 대단한게 어딜가나 사건을 만들더라

암튼 그렇게 휴대전화로 번호를 뽑으면

내 순서가 될때 문자가 옴

근처에 있다가 문자오면 가서 물건 구입하면 됨

29번은 145분 정도 대기를 타면 된다고 적혀있는데

실제로는 4시간 20분 기다렸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긋할 틈이 없음

바로 5분 거리에 있는 신세계 백화점으로 달려가

서브메뉴인 샤넬, 에르메스의 대기표를 뽑아야함

이쪽도 인센티브가 솔솔하기 때문에

롤렉스 대기 겸 같이하면 좋음

신세계 백화점 정문을 기준으로

좌 샤넬, 우 에르메스 임

샤넬, 에르메스까지 모바일 대기표를 뽑고 나니까

드디어 한가해지더라.

편의점에 가서 허기 대충 때우고

근처 카페에서 마저 읽던책을 읽기로 했음

새벽에 3시간 점심에 4시간 읽으니까

책 한권 뚝딱 읽음

그러다 1시쯤이었나

샤넬에서 이제 내 차례라고 문자가 옴

가서 보니까 이미 매장은 거의 털려있음

시즌 제품만 안사면 되는건데

이미 레귤러는 다 털려서 시즌 제품만 남음

에르메스는 뻔해서 안갔음

이미 예약을 할 때부터

직원이 가방라인은 재고가 적다고 일러줬는데

밖에서 봐도 사면 안될 물건들만 남음

근데 롤렉스 매장을

같은 업체를 껴서 온사람들이 있잖아

이미 첫번부터 인기제품에 재고가 없어서

중국인이 빈손으로 갔고

모든 사람들이 단톡방에

어떤 재고가 남았는지 다 남겨놨는데도

중간에 물량이 들어올 것을 염두해뒀는지

30번까지 전부 매장 방문함

솔직히 나는 즐기는 주의라서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했는데

진짜 아무것도 안남아서 1분컷

그냥 데이저스트 데이데이트만 잔뜩있음

총평: 숨쉬고 돈벌기 개꿀 1주에 한번 정도는 할만함

일당 20짜리는 비정기적인 스페셜 퀘스트 같은 느낌이라

1등으로 들어가야 20 준다는건데

결론적으론 중국인들이 넘 빨라서 못 받았고

새벽 3시부터 14시까지 시급 만원으로 있었으니까

총 11만원 받았음

새벽 1시부터 돈 주니까 더 받고 싶으면 더 일찍 가면 됨

나도 월급 통장에 150 찍히기 전까진

이런 일 해볼거란 생각 안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