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업체 직원의 눈물나는 근무 스토리

현직 방역업체 직원인데 있었던 일 몇개 적어봄.

1.장수말벌

외지에 사는 어떤 아줌마였음

자기 집에 장수말벌이 날아다니는데

존내 무섭다고 어떻게 좀 해달라고 해서 갔음

대부분 장수말벌이래서 가보면 보통 그냥 말벌임.

사람들이 해충에 공포를 느끼면

시각적으로 커보이니까 이해는 했음.

사실 뱀, 벌 같은건 119 부르는게 메뉴얼인데

그때 시간도 많이 남고

포충등이나 다른 해충으로

뭐 하나 영업할 마음에 방문했음.

뒤에 화단도 예쁘게 꾸며놓으시고

살짝 종갓집? 느낌에

장독도 많고 너무 예쁘게 꾸민 집이더라.

그래서 야외 한바퀴 설렁설렁 싹 돌고 있는데

ㅅ1발 순간 뒤에서

빠아아아아아앙!!!!!!!!!!! 소리가 나길래

뭐지 싶어서 고개 돌렸더니

장수말벌이 나한테 존내 빠르게 날아오고 있더라

진짜 장수말벌 실제로 본적도 없고

사진이나 교육자료로만 봤는데

과장 보태서 손바닥 만한게 날라오는데

진짜 ㅈㄴ 놀라서

숨을 참거나 가만 있을 생각보다

“ㅆ1발 뛰어야한다.” 생각이

행동으로 옮기는데까지 0.1초도 채 안걸림.

고객님 집대문까지 뛰어서 문 닫고 들어오니

화들짝 놀래셔서 왜 그러냐고 하시길래

진짜 십정색하면서

“고객님 저런건 119 부르셔야죠.”

진짜 그말했다..

(해충업체도 뱀, 벌은 119 전화하라고 교육한다.)

그리고 다른 해충 잡는 기계를 팔고 나발이고

그냥 도망치듯 나왔다.

진짜 어우 씨팔 지금 생각해봐도

그거 물렸으면 사지마비에

평생 침 흘리고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든다..

2.버섯농장

시골쪽에서 일해서 그런지

농장, 공장, 개인주택,

오지에 사는 가구 등 별걸 다 봄.

어느날 버섯농장에서 전화가 오더니

외국인 근로자 숙소가 있는데

거기서 바퀴벌레가 그렇게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

사실 많아봤자 육안으로

200~500마리? 정도 보통 있는데

예상보다 많을 것 같은 느낌이 있긴 했음

외국인은 청소, 위생 개념이 달라서

진짜 주방이고 바닥을 닦고

이런 기본적인 개념 없는 애들이 많음.

특히 동남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이 많고

태국 애들은 좀 덜함

그리고 몽골 사람들이 진짜 ㅈㄴ 깨끗함

한국인 보다 더 깨끗함.

사람by사람이지만

빅데이터 상 기준은 진짜 맞는듯

무튼 방문해서 현관부터 바퀴벌레 사체에

서랍 뒤쪽 싱크대 서랍까지 개체수가 어마어마 하더라

근데 여기서 화룡점정은

싱크대 걸레받이 개방이었음.

보통 바퀴는 수분섭취를 꽤 많이하고

걸레받이쪽이 습해서 그쪽에서 서식을 시작함

아직도 잊을 수 없는게

낮에 가서 은은한 햇빛에 불도 안 키고

잠깐 돌아보다 걸레받이 오픈했는데

뭔가 어두컴컴 하더라고..

그래서 순간 그늘이 진줄알고 후레시를 켰는데..

바퀴가 ㅆ1발 무슨

5천마리는 모여서 쌔까맣게 덮혀있더라.

사체, 똥 등으로 중간에 여백도 매꿔주면서

그때 앉아서 가부좌로 열었는데

후레시 던져버리고

0.1초만에 벌떡 일어나서 뛰어서 도망침

사실 서랍 열때부터 시체나 똥, 토사물보고

예상은 했지만

상상이상의 물량에 존내 놀래서 소름이 끼치더라..

아직도 그 쌔까맣게 덮혀있던 장면은 잊을 수가 없음..

암튼 결국 잡긴 해야하니까

가루약 투척하고 도망가는 식으로 했더니

후에 점점 줄어들어들긴 했음..

올해 4년째 방문하고 있는데

지금도 갈때마다 100마리씩 죽어있음

3.쥐

가장 하기 싫은 작업 중 하나가 쥐 작업임..

보통 2가지 방향으로 작업하는데

끈끈이 or 쥐약 작업임.

가정집은 쥐약놓으면

벽이나 천장에서 죽을 수도 있어서 피하지만

공장이나 야외에서 문제가 되는 쥐는

대부분 쥐약을 설치함.

여기는 노래주점이었다.

쥐가 나와서 고객님이 약도 사보고

끈끈이도 사보고 하다하다 안돼서 부르셨는데

가자마자 주방 천장에

쥐가 돌아다는걸 본능적으로 알겠더라.

보통 식당 천장은 가정집과 다르게

배관, 후드등 여러가지 유지보수로

점검구를 몇개 갖고있음.

올라가서 얼마나 있는지

머리라도 한번 올려야지 고객도 만족하고 하니

항상 열어서 머리는 빼꼼하는게 정석임.

근데 진짜 제일 긴장되는 것중에 하나가

빼꼼이 작업인데 ㅅㅂ

머리 넣으면 진짜 뭐가 갑자기 덮칠 것 같고

그런 공포를 직원도 어마어마하게 느낌.

그래서 머리 올리기전에 작업스틱으로

천장을 여러번 친다음 머리를 올리는데

점검구 열자말자 쥐 두마리가 떨어지는데

하나는 바닥에 떨어져서 순식간에 사라졌고

나머지하나는 팔을 타고

내 귀를 스치고 넘어가서 도망가더라

진짜 아직도 그 촉촉하고

좃같은 감촉이 귓볼에 스친거 생각하면

귓볼까지 소름이 끼친다..

진짜 다신 하고싶지 않은 경험이다..

끝으로 방역업체라 맨날 더럽고 힘든 일만 하긴 해도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 생각하고 자부심 가지고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