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은 짓은 딱 질색인 남초회사’

남자들은 식당가면 메뉴 통일한다는거 보고

진짜 실화인가 싶었는데

리얼 진짜 실화더라 ㅋㅋㅋㅋㅋ

난 주는대로 잘먹는 편이라 상관 없긴한데

진짜 묻지도 않고 걍 메뉴 통일 시킴

그리고 진짜 밥 개빨리 먹음

하루는 다들 너무 바빠서

그냥 점심시간에 나가지말고

배달시켜서 먹으면서 하자길래

다들 오케이 함.

모두 야근은 극혐하는 스타일이라 동의한듯

나도 야근보단 점심에 일하고

빨리 집가는게 좋아서 이것도 나름 좋았음.

각자 파티션에서 도시락 먹으면서 일하는데

(물론 이것도 고기 ㅈㄴ 많이 들어가고

돈까스까지 추가된 도시락으로 아묻따 통일)

잠깐 물뜨러 갔다왔더니

다 먹고 도시락 껍데기만 한곳에 쌓여있음.

나만 반도 못먹음..

좀 눈치보여서 대충 먹고 치웠는데

지금은 밥 개빨리 먹는 습관 생김.

이제 밥 먹으러가면

나는 올림픽 선수 마냥 뛸 준비하고

음식 나오자마자 미친듯이 먹음.

그럼 얼추 비슷함ㅋㅋㅋㅋㅋㅋㅋ

커피도 무조건 통일임.

다들 커피 중독자라

회사에서 1일 1커피 사주는데

사무 알바하는 친구가 맨날 커피 사오거든

뭐 드시냐고 한번쯤은 물어볼법도 한데

묻지도 않고 맨날 아아 사옴

난 아메리카노 안 마시고 라떼 마시는데..

유난 떤다고 생각할까봐

꾹 참고 걍 몇달을 아아 마심..

그러다 어느날 회식 하는데

사장님이

나 혼자 여자라서 불편할 거 같다고

숨기지말고 불만 다 얘기해보라고 하길래

계속 없다고 손사래 치다가

없을 수가 없다며..

괜찮다고 계속 얘기하라고 하는거임ㅜ

뭔 사무실이

너무 뻥 뚫려있는 구조라 불편하지 않냐

이런 헛다리만 계속 짚길래

“저.. 아아 말고 라떼 먹어도 되나요?”

했더니

갑자기 다들 빵터짐..

그냥 라떼 먹겠다고 하면 될걸

왜 지금까지 말을 안했냐고..

(안 물어봤잖아요..)

그 담날부터 드디어 라떼로 사다주심ㅠㅠ

유난 떠는 걸로 보일까봐 말 안했다니까

그냥 우린 아아를 좋아하니 먹는거지

내가 뭘 먹어도 상관 없다함..

생각보다 다들 아무생각 없음

너무 나 혼자 유난떠는 것 같음..

걍 주는대로 먹는거같애..

여초회사에서는 맨날

사람들마다 먹는 메뉴 다르고

커피도 다르고

약간 각자 먹고싶은거 먹는 분위기였거든

밥도 먹고 싶은 사람끼리 따로 먹고

다이어트 하는 사람은 샐러드 먹고

뭔가 이런식이었는데

근데 남초회사 오니까

진짜 모든게 무슨

컨베이어 벨트 공장처럼 돌아가..

커피 마시는 시간이다

“아아?”

“ㅇㅋ~”

점심시간

“다 제육?”

“옙~”

출근

“담배 하나 고?”

“넵~”

옷도 맨날 똑같은거 입고 다니고

아무튼 덕분에 편한건 많음

나도 언제부턴가 적응되고

옷 대충 입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진짜 편함..

내가 1주일 내내

똑같은 옷 입고 출근해도 모를 사람들이더라..

별 관심이 없어..

암튼 다 좋은데 단점도 있음

사무실 냄새가 안 좋음..

이유는 모르겠는데..

분명 각자 냄새나는 사람도 없고

전부 깔끔하게 하고 다니시는데

이상하게 사무실에서

우리 아빠한테서 나던 냄새가 남..

집에 오면 옷에 사무실 냄새 베어있는데

여자 옷에 이런 냄새가 나니까

좀 기분도 묘하고 어색함..

그래서 향수 잔뜩 뿌리고 출근하는데

그래도 냄새가 베어있음.

그 이유는 모르겠음..

냄새의 출처도 모르겠음.

회사에서 유일하게

나만 강박적으로 창문 다 열고

환기도 맨날 시키는데

이건 뭐 어쩔 수 없는듯

두번째 단점은

담배 진짜 많이 피러감..

담배피는 시간만 모아도 뭐하나 했을거 같은데

냄새가 싫은게 아니라

나만 우두커니 남겨져서

멍때려야 되는 시간이 너무 외로움ㅜ

회의하다가 안 풀리면 담배피러감..

진짜 항상 뭘 해도 마무리는 담배인듯 ㅜ

걍 뭐만하면 담배피러감..

아무튼 신기한 점이 많음

첨 회사 왔을 때는 적응 진짜 안 됐는데

적응하고 나니까 이만한 편한 회사가 없음..

옷에 냄새 배는거만 빼면 나쁘지 않고

사람들도 순수해서 좋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