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병무청 신체검사
나도 이제 성인이라는
자부감을 약간 가지고, 현역판정을 받음.
주변에 4급나오거나
공익판정 받는애들 딱히 안 부러움.
무덤덤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후
나라사랑카드에 들어온 소정의 교통비를 보니
기분이 조금 좋아짐.
2.입대하라고 영장 나옴
약간 스트레스 받음.
하지만 한참 후 입대이기 때문에
딱히 별신경 안씀.
(아직은 나와는 먼 얘기)
3.군대가기 한참 전
군대에 대한 환상을 약간 갖고 있고,
나름 멋지고 멋진 청춘을 불태울 곳이라 생각듬.
4.군대가기 4~5달전
복무중이거나 전역한 친구,
학교 선배 등에게
군대 간다고 하면 다들 존내 웃음.
그땐 왜 웃는지 이해를 못함
다들 웃으면서 뺑이 치라고 함.
그땐 별 이해 못함.
군대에 대한 기대와
환상에 대한 이야기하면 다들 존내 웃음.
이미 복무중이거나 전역한 친구들이
선임들이 후임들 갈구고
친구들도 후임 갈구는 얘기들으면 이해 불가.
그리고 친구들에게
후임들을 왜 갈구냐고 오히려 나무람.
(하지만 자신도 나중에 후임 갈굼)
5.군대가기 2~3달전
약간 슬슬 똥줄이 타기 시작하며
이 때 아니면 언제 놀아보냐 하며
슬슬 놀기 시작함.
공부고 미래고 나발이고
진짜 인생에 놀수있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라게 밤새 술먹고 놀고
일어나서 또 놀고
마지막 청춘을 불태우면 놀음.
이때는 부모도 친구도 어떠한 사람도 터치불가.
“곧 군대 갑니다”
이 한마디면 다들 위로와 격려를 주며
놀아도 아무도 건들지 않음.
6.군대가기 1달전
이제 제대로 똥줄이 타들어가지만
아직 군대에 대해 얘기만 들었지
경험하지 못해서 잘 모름.
술도 먹다먹다 지쳐
군대가기전 1달을 어떻게 보낼까
굉장히 고민하며
남은 시간을 신중하게 생각하게됨.
하지만 신중히 생각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술은 열라게 먹게됨.
주위에 앞으로 비슷하게 입대할 친구들끼리
젊음을 불태우며 놀게 됨.
근데 놀고 놀아도 기분 착찹함.
제정신에는 기분이 적적해 술만 먹게됨.
감이 안 잡힘.
7.군대가기 2~3주전
너무 무리하게 2~3달을 놀아서
몸이 많이 피폐해짐.
스스로를 추스릴겸 휴식도 갖고
그동안 살아왔던 20여년을 뒤돌아 보며
마음을 정리함.
하지만 정리도 잠시
술이나 오락으로 착잡한 마음을 달램.
친구들 만나도 별 위로도 되지않고,
딱히 즐겁지도 않음.
8.군대가기 1주전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들어오는것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짐.
이때는 여자도 눈에 잘 안 들어옴.
휴대폰에 오는 문자나 카톡에는
군대 잘갔다오라는 문자 등등
위로섞인 문자들 밖에 없음..
그리고 그동안 지내온 20여년이 너무
허무하게 살았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많은 후회도 느껴지면서
앞으로 속세를 2년동안 떠날거라는 생각을 하면
슬픔이 물밀듯이 밀려옴.
9.군대가기 2~3일전
마지막으로 소중히 여기던 지인들과
군대가기 전 마지막 술자리를 가짐.
여러가지 충고와 격려를 들으며
슬픔의 술잔을 가짐.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집에 오는데
술 취해서 비치는 사회와
거리의 풍경이 낯설고 적적함.
10.군대가기 하루전
친구들, 지인들에게 오는 전화 받느라 바쁨.
괜찮은 척 당당한 목소리로 통화를 하지만
속마음은 죽을 정도로 뒤숭숭함.
남자답게 갔다온다고 하면서도
마음은 공중에서 파도를 치고 울렁임.
별에 별생각과 내일 입대할때 준비물 챙기고
혹시라도 늦을까 일찍 잠에 듬.
근데 잠이 안옴.
하지만 결국 잠에 들긴 함.
11.드디어 입대날
부모님과 함께 먹는 마지막 고기인데
내가 고기를 먹는건지,
고기가 나를 먹는건지,
내가 나를 먹는건지 맛도 느껴지지 않음.
긴장해서 똥 오줌 존나게 마려움.
훈련소 들어가기전
마지막 피는 담배는
눈물나도록 맛있어서 평생 그 맛이 기억에 남음.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의 작별인사.
영원히 잊지못함.
12.입소대에서 3일
입소대에서 중대, 소대, 훈련번호를 부여받은 이후
자기 직전이 되자 별생각이 다 들음.
나는 무엇인가, 왜 여기에 있는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지만 주위에 취침 시작하자 마자
코골기 시작한 놈들이 은근히 많음.
(맘이 편한건지, 아니면 많이 피곤했던 건지..)
피복을 받으면서 군대에 온것을 잠시 실감함.
아직 제대로 실감이 안옴.
13.입소대 떠나고 훈련소 가는날
벌써 군생활 다한거같음.
기분좋음
며칠동안 사귄 친구들과의 작별
굉장히 아쉬움
14.훈련소 배치
처음 부터 조교들 존내 쎈척함.
하지만 나중까지 같이 지내다보면
알고봤을때 좋은 사람들임.
15.훈련소 생활 및 자대배치 전
처음에는 어색어색했지만,
다들 동기라서 그런지 굉장히 재미있음.
사소한 다툼도 있었지만,
군대라서 그런지 싸움까지는 안가고
다들 지쳤지만 무난하고 재미있게 지냄.
군대에대한 환상도 조금 생기고
나름 할만하다고 느낌.
16.훈련소 퇴소
한달동안 정들은 동기들과의 이별이 굉장히 아쉬움.
다들 전역해서 보자고 약속함.
조교, 간부들과 눈물의 작별인사.
이때 군생활 다 한 느낌 듬.
17.자대배치
드디어 군대생활 시작.
자대배치 전 존내 다리 후들거림.
군생활 할만하다고 한건 나의 착각.
나름 사회에서 사람대접 받고
자신감도 있었지만 그런거 따 필요없어짐.
18.이등병
내 생애 이렇게 모든걸 버리고
열심히 산적은 없었던 것 같음.
자다가도 눈이 떠지고
피곤해도 몸이 움직이는 기적.
1분1초가 긴장의 순간.
눈치보느라 바쁘고 죽도록 열심히 함.
개인적인 의견, 표현, 그런거 없음.
그냥 부대의 노예.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재밌는데
그때는 매순간 똥줄 탔음.
선임들한테 갈굼의 연속.
존내 서럽고 억울한일 당할 때면
자기전에 이불덮고 눈물흘림..
19.부모님이랑 전화
그동안 부모님한테 효도 못한거 너무 죄송함.
가정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게 됨.
부모님의 따스한 품,
그리고 안락한 집이 사무러치게 그리움.
존내 눈물남.
나중에 효도하겠다고 약속 드림.
20.신병위로휴가
휴가가기 전날밤.
그동안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함.
장난아니게 설렘. 정말 설렘.
며칠전부터 계속 시계는 느리게 흘러가는거같고,
새벽 4시반 정도에 깨서 잠이 안옴.
못되게 굴던 선임도 이뻐보임.
뽀뽀해주고 싶음.
충성을 맹세하고 싶어짐.
21.휴가
부대 나오는 순간 주머니에 손도 넣고
싸제 담배도 사서 꼴아물고 하지만
어색해서 금방 관둠.
부대나와서 역 근처에 가다가
다른 부대 선임들 봐도 왠지 눈치보임.
그리고 기차역 근처에
휴가나온 무리들중 병장들 보면 부러움.
집에가서 부모님께 큰절 후
친구들 만나서 열라게 술먹기 시작.
친구들한테 존내 아무렇지도 않은척
쎈척하고 군대 별거 아니라는듯이 말함.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
그렇게 4.5초 지나감
22.휴가 복귀 전날밤
잠 안옴.
지구가 멈추길 바라고
세상에 종말이 오길 기원함.
23.복귀할때
타고 있는 택시나 버스가 뒤집히길 바라게됨.
혹은 천재지변도 괜찮음
복귀할때 부대 입구만 봐도
사지가 떨리고 속이 메스꺼움
24.복귀 후
선임들의 퐌타지 갈굼의 시작.
하지만 지내다 보면 나름 재미있음
(물론 지나고 생각하면)
25.일병
굉장히 기분 좋음.
갓 들어오는 이등병들 보면
왠지 모르게 존내 불쌍함
맡후임과는 굉장히 친해짐.
서로 챙겨주게됨. (혹은 완전 틀어짐)
부대내의 작업 대부분을 하게되고,
이등병 방패가 사라져서
폭풍 갈굼을 직격탄으로 맞음.
26.일병 중간
슬슬 후임들 늘어나면 재미있어짐.
후임들 잘해주고 싶고.
자신이 이등병때 였던 생각은 슬슬 사라짐
개구리 올챙이시절 잊었다는 것처럼,
어리버리한 후임들
존내 갈구고 싶은 충동이 슬슬 충전됨.
갈굼 충만. 하지만 아직은 눈치볼 짬임.
27.일병 휴가
첫 10일 휴가라 재미있음.
이것저것 하지만 결국 술만 먹고
10초가 지나가버림.
28.상병
이젠 짬도 되고
나름 군대내에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에 보임.
선임들 전역하는거 보면 존내 부러움.
1년 남았다는 생각에 정말 괴로움.
하지만 선임들 눈치보여서
이것저것 열심히 하는척 함.
열심히 하지는 않고 열심히 하는척만 함.
아들이 들어오고 진정한 군생활이 시작됨.
29.상꺽
대하기 어려웠던 선임들.
미웠던 선임들 모두 떠나가게됨.
한편으론 꽤 허전함.
그토록 전역하길 바랬던 미웠던 선임들도
하나둘씩 떠나니깐
진짜 보고싶은 생각이 들었음.
다시 돌아와서
날 괴롭혀줬으면하는 생각도 가끔 들음. (?)
윗사람이 없어졌다는게 허전하다는걸 좀 느낌.
책임감도 슬슬 생기게 됨.
하지만 선임이 없어지니,
확실히 편해지긴 했음.
후임들 들어와도 눈에 잘 안들어옴.
후임들 관리도 슬슬 지겹고 만사가 다 귀찮아짐.
- 상말
이제 그동안 군생활을 되짚어 보게됨.
많은 선임들 다 떠나고,
같은 이등병때 고생했던 선임들만 남아서
군생활의 재미가 최고봉을 찍게됨.
자신이 이등병일때의 생각은 안하고,
이등병들 힘든건 눈에도 안 들어옴.
하지만 지겨운건 여전.
아직 많이 남은 군생활이 막막하기만 함.
31.상병 휴가
친구들은 또 휴가 나왔냐고 함.
1년동안 세상이 참 많이 변해있음.
조금 허전하고.
뭐랄까,
그냥 빨리 부대복귀해서
놀고 싶다는 생각만 들음.
휴가때도 부대사람들과 맞춰나오고 만남.
32.병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병장.
하지만 멋도 잠시, 그냥 존내 지겨움
만사가 다 지겨움.
후임도 지겹고 기상도 지겹고 밥도 지겨워짐.
티비도 지겨움
훈련도 지겨움 상사도 간부도 지겨움.
그냥 다 지겨움
자고 자고 또 자도 졸림.
그놈의 병장 집합은 끝나지를 않음.
상병때부터 모아둔 삐대기 스킬을
본격적으로 사용함.
33.병장 중간
이제는 선임들 진짜로 다 떠남.
조금 있는 선임들한테도 슬슬 반말까고
그냥 얘기함.
주머니에 손넣고 다녀도
아무리 뭐라하는 사람도 없고,
간부 없을때 내 하고 싶어하는짓 다하는데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서 편하기도 한데..
뭔가 굉장히 허전함.
내가 자유로운 반면
이등병들은 내 눈치 존나게 봄
가끔 이등병들한테 장난만 침.
34.말년 휴가
이제 곧 민간인이 된다는 설레임은 잠시.
앞으로 나가서 뭐할지 걱정됨.
그저 그랬음.
35.병장 말년
간부도 병사도
군대 안 그 누구도 터치불가ㅇㅇ
말그대로 그냥 내 세상.
내 말 한마디에
많은 후임들의 하루의 컨디션과
바이오리듬이 변화됨.
후임들도 이제는 날 선임으로 보기보다는
사회인으로 취급하기 시작.
근데 화도 안나고
그저 후임들이 불쌍하게 느껴짐.
사랑과 자비만 있을뿐.
가끔 전입한 이등병들한테 장난침.
본인의 이등병때 생각하면
조금 가슴 아프기도 했음.
무서웠던 중대장도 행보관도
계속 이런 군대에 있을거란 생각에
간부 조차 불쌍하게 보이게됨.
36.전역 하루 전날
잠이 잘 오지 않음.
그동안 지긋지긋하게 흘러갔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며,
그토록 바랬던 오늘이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설레이거나
싱숭생숭하지는 않음.
그저 무사히 지낸거가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음.
군대오기 전날밤. 100일 휴가.
등등 많은것이 생각남.
그러면서 피식피식 웃게됨.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순간도 지나고나면
추억이라는 생각이 맞다는 생각이 들음.
그저 한낱 추억이 될뿐.
이런 저런 생각에 미소지으며 잠이 들음.
지금까지 해왔던 군생활에서
가장 행복하고 편안하게 잠듬.
설마 그날 밤에 북한이 쳐들어올까
살짝 걱정되기도 함.
37.전역날
아침에 그토록 듣기 싫었던 기상소리가
천국의 문을 여는 찬란한 경종으로 들림.
일어났을때 나를 향해
내리쬐는 햇살조차 따스하며
군대의 후임들 간부들
모두 천국의 천사들 같음.
마지막으로 후임들과 인사를 나누며
작별을 준비함.
전역신고 마치고
동기들과 부대앞 정문을 나설때
부대를 뒤돌아 보게 될때
후임들의 부러운 눈빛과
낯익은 부대의 전경.
이 또한 영원히 잊지못함.
동기들과 그렇게 부대를 떠나고
기차역에서 고기를 먹으며 소주한잔 하게 됨.
모두들 2년전에 만났을 때는
아직 어린티가 났었는데
세월이 지나
약간 나이가 다들 들어보이는걸 보며 조금 웃김.
서로 자축하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제 갈 길로 걸어감.
집에와서 부모님께 큰절하고 부모님과 식사.
그리고 친구들과 술한잔.
술이 얼큰하게 취해 집에와서 침대에 누웠을때
참 많은 생각이 들게 됨.
그토록 바랬던 전역인데
왠지 모르게 굉장히 서운함.
어제까지 옆에서 맞후임과 노래들으면서
1,2시간은 기본적으로 노가리 까면서
잠이 들었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 습관적으로 조낸 일찍 일어남.
38.전역 후
사회에 돌아온 기쁨도 잠시
이제는 장래와
미래 걱정에 군대가기전의 배로 똥줄탐.
벌써 전역한 친구들.
미래를 향해 뛰어가기에 본인도 열심히 하게됨.
가끔 주위에 군대가는 후배들보면 그저 웃게됨.
군대가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음.
친구들과 가끔 잊고 지내다가
군대 얘기나오면 정말 옛날 생각 많이남.
심지어 군대 안갔다온거 같은 생각도 들음.
그치만 재입대한다고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그토록 끔찍한건 없을거 같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