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자 했더니 서로 상처만 남긴 단체 금연내기

어느날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모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친구 한명이 흡연실로 가는 걸 보고

나도 담배가 말리길래

“야 비흡연자는 음료수 나오면 좀 받아와라”

한 뒤 우르르 일어나 흡연실을 가서

뽀끔뽀금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흡연실로 알바가 들어오더니

“손님 ㅠㅠ 음료나오셨어요” 라고 우리를 호출하는 것이었다.

“아~ 좀 받으라니깐?” 하고 흡연실을 빙 둘러보니

크루 일곱이 다 들어와 담배를 땡기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

생각해보니 비흡연자가 없었던 것.

그렇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나는

“우리 이제 슬슬 결혼할 나이도 다가오고

금연 좀 해야하지 않겠냐” 라고 하니

명득이라는 친구 새끼가

“야 니가 금연이 되겠냐 ㅋ” 라며

뜬금없이 꼽을 놨다.

그러자 갑자기 우리에게

담배를 누가 가르쳤나를 따지기 시작했는데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보니

범인은 현호라는 친구새끼였고

현호에게 담배를 가르친게 나였으니

병식란 친구는 날 가리키며

문익점 문익점이라고 소리를 쳐댔다.

“병식아 문익점은 목화씨야~”라고 타일러도

병식이 이새기는 개거품을 물고 날 가르키며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문익점이라고 소리를 쳐댔는데

옆에있던 진형이 새끼는

“우리 병식이 똑똑하네~”라며 부채질을 해

사람 심기를 자꾸 건드렸다.

그렇게 슬슬 이새끼들은

한명씩 돌아가며 나에게 꼽을 주기 시작했는데

참다참다 결국 못 견딘 나는

금연내기를 시작하자고 출사표를 던지게 된다.

금연내기란 우리가 이미 몇번 시도했던 놀이인데

지금부터 시작!해서 담배를 참다가

제일 먼저 담배를 피는놈이

여행비 일절 납부를 하게 되는 내기이다.

이게 무서운 것은

사람이 일곱이나 되니

그 금액이 예사 100만원을 왔다갔다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다들 정말 금연을 하기위해 시작했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누가 안 들키고 잘 피나’ 게임으로 변질 돼

과거에는 태국여행을 앞두고 있던 명득이가

현호 좃되게 하려고

몰래 숨어서 미행까지 하는 기염을 토했고

두새끼는 멱살까지 잡다가

진짜로 현호가 담배 피는 것이 걸려

4인 왕복 비행기값 200만원을 꼬라박고는

그 뒤로 함부로 하자는 소리가 안나오는 내기였다.

내가 출사표를 던지자마자

다들 일순 긴장을 했는데

이번 여행 테마가 섬낚시 테마라

배삯과 채비값이 만만치 않았고

6인 여행비 납부라

금액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부산에 사는 병식이와 나는

우리 둘만 서로 잘 합의를 보면

걸리지 않고 즐거운 흡연생활을 이어갈 수 있기에

별 걱정하지 않았고

명득이와 현호는

과거에 있었던 일 때문에 서로 견제를 했으며

가까이 사는 재호와 진형이 또한

그리 편한 마음은 아니었다.

그렇게 불편한 마음을 갖고 놀다 헤어진 우리는

그날부터 서로

누가누가 숨어서 담배를 잘피나를 경쟁했는데

나는 ktx안에서 병식이와 손가락 걸고

서로를 고발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스모킹 라이프를 이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여행 전날이 되었고

단톡방에서 서로

“너네 진짜 참네?” 라고

서로를 칭찬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병식이가

누군가가 담배피는 사진을 보냈고

쾌재를 부르며 사진을 확대해보니 나였다.

병식이 이 새끼는 카페를 운영했는데

매상 좀 올려주려 회사 사람들과 가줬더니

회사 사람들과 커담을 하는 사진을

몰래 찍어 단톡방에 올린 것이다.

더 짜증나는것은 내 사진을 올리고

바로 지가 흡연하는 사진을 올렸다는 건데

그에 맞추어 하나된 마음으로

흡연 인증샷을 올리는게 더 빡쳤다.

그와중 소름 돋는건

명득이는 현호 잡을라고

현호 자취방 앞에서 대기타다가

현호 대문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배삯과 채비, 민박숙박료까지

전부 덤탱이를 쓰게 된 나는

피눈물 흘리며 정신을 못차리고

다음 여행지는 블라디보스톡이며

내일부터 다시 금연시작이라고

두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병식이 새끼는 깐족대면서

“그러든가~”라고 스타트를 끊자

이새끼들이 다같이 찬성을 했고

그렇게 우리는 다음날 인천 여객 터미널에서 만나

인사보다 짐 검사부터 먼저 시작하며

금연 여행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새끼들은 어떻게 숨겼는지

눈까뒤집으면서 찾아봐도

담배 한개비 찾을 수 없었고

일단 배를 타고 덕적도로 출발했다.

그렇게 도착을해 채비끼고

각자 포인트에 올라서 낚시를 하는데

우럭이랑 광어, 감생이가 몇마리 잡혔을 때쯤

병식이와 진형이 두놈이 갑자기 자리를 뜨더니

어디론가 슬쩍 사라지는 것이다.

재호에게 재빠르게 눈짓을 하고 따라가보니

병식이 겨드랑이에서 연초가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재호 새끼가 멍청하게

라이터 당기기 전에 급습을 해

흡연현장은 잡지 못했지만

재빨리 병식이 웃통을 벗기니

온몸에 테이프로 담배를 감아 숨겨놓은 것이 들켜

모두 압수당해 버려졌다.

결국 몰담을 방지하기 위해

노끈으로 서로의 몸을 묶어놓자는 결정을 했고

화장실도 두시간마다 가거나

아니면 그대로 바다에 보는것으로 합의를 봤는데

걸린 돈이 어마무시 해서인지

전부 끈질기게 금연을 이어나갔다.

문제는 금연기간이 길어질수록

서로 매우 예민해졌고

작은일에도 쉽사리 짜증을 내곤 했는데

병식이가 마지막 미끼였던 지렁이를

실수로 발로 밟아 짜부를 만드자

다같이 입에담지 못할

심한 말들을 병식이에게 쏟아냈고

그 말을 듣던 병식이는

짜부된 지렁이를 나에게 던지게 된다.

나는 그 구더기를 피하다가 미끄러져

바다에 빠졌는데

문제는 우리 몸이 모두 노끈으로 묶여있었으니

덕적도 적벽대전의 시작이었다.

몸이 묶인채로 바다에 빠져

다같이 겨우겨우 뭍으로 올라와 노끈을 풀며

재호는 병식이 아구창을 날렸고

평소 같으면 찍소리도 안하고 맞고있던 병식이도

금연증후군으로 인해 이성을 잃고

재호에게 죽빵을 날렸다.

이를 말리다가

나도 재호에게 죽빵을 스치듯 맞았고

그 뒤로는 생각이 안나지만

정신을 차리고 나니

재호와 나, 병식이

그리고 뜬금없이 명득이까지

코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씩씩대며

병식이 저새낄 오늘 죽여야겠다며

눈을 부라리고 있었는데

가만히 이를 지켜보던 진형이가

“야 안되겠다, 이러다가 다 죽겄다. 다들 따라와라”

라고 하더니

슈퍼가서 디스한갑을 사곤

입에 담배 7대를 물리고 불을 당겨줬다.

이새끼는 그와중에 간지나게

“야 블라디보스톡 내가 보내줄게 그냥.” 하며

한대씩 담배를 입에 물려주는데

약 12시간만에 피는 담배와

추위, 과다출혈로 인해

우리는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린다.

그리고 담배 몇모금 빨자

드디어 이성이 돌아왔고

“야 우리 방금 뭐한거지?”라며

이 사태를 부끄러워하면서

그렇게 금연 게임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몰론 담배한대 피고 이성을 찾으며

여행비를 간지나게 n빵할 줄 알았던 진형이는

그 감동적인 순간에도

진형이에게 여행비 덤탱이 씌우는 우리에게

많은 배신감을 느꼈겠지만

뭐 어쨌든 결국은 그렇게

우리는 덕적도에서 신나게 흡연을 하며

재밌는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소름돋는 것은

이 일은 우리 나이 33세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