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초 중 고’를 같이 다닌 여사친과의 1박 2일 여행..

친하게 지내는 초딩 동창 여자애가 하나 있음..

6살때부터 알았으니까..

내 주변에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중

가장 오래된 애임..

유초중고를 같이 나옴..

외모는 전형적인 미인상은 아닌데

동글동글하고

하얀 찹쌀떡같은 귀요미 상임..

하지만 사춘기를 넘길 즈음에도

얘를 이성적으로 만난다는건

단 한번도 생각도 안해봤음..

그 있잖음

친척중에 한두명씩 있는 이쁜 동생

딱 그런 느낌임..

이쁜건 이쁜거고

이성적으로 만나는건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암튼 제대하고 복학 까지

공백이 생겨서 집에 내려왔다가

거의 3년만에 만남..

신교대 있을 때

편지 한번 주고 받은 이후론 연락도 없었음..

하지만 ㄹㅇ 군대 동기 만난 것처럼

매일 술 쳐마시면서 재밌게 놈..

이게 부럴친구의 힘이지..

시간의 공백을 무력화 시키는..

고향에 있는 4달 있는동안

진짜 하루도 안 빠지고 거의 매일 본듯..

생리가 3주부터 시작하는 것도 알게 됐고

도서관 에어컨이 쎄서

생리통이 심해지자

내 후드티 벗어 아랫배 덮어줄 때도

하늘을 우러러 여자라는 느낌은 없었음..

슬슬 복학시즌이 와서

방 구하려고 올라가려는데

자기 알바 쉬는 날이라며 따라간단다..

방 계약하니 시간이 3시..

간단히 햄버거 한개 때리고

그냥 내려가기 아쉬워서 한강으로 감..

우리 고향이 시골 깡촌이라

유치원때 소풍을 63빌딩으로 왔었음..

서로 그때 얘기하면서

계단에 쭈구려 앉아 컵라면 원샷..

서울 온 김에 뽕을 뽑으려는지

경복궁이 보고 싶다고 징징..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야간개방 한다고 가자고 함..

가보니 하 예매 안하면 못 들어감..

야간 현장 판매는

어르신들 밖에 안해준다함..

결국 남산으로 방향 돌려

돈까스 먹고 타워 올라가고

전형적인 촌놈 서울여행 코스 밟음..

시간은 8시가 다 되어감..

버스 타려면 지금 가야되는데

“야 홍대란곳 여기서 멀어?”

홍대 감..

클럽 감..

심지어 난 그날

태어나 클럽을 2번째 가본 거임..

뭔가 ㅈㄴ 낯설지만

내 벨트 붙잡고 다니는 얘를 보니

찐따처럼 굴수가 없었음..

애 호기심 가실 정도만 놀고 데리고 나옴..

이미 새벽 1시..

이때부턴 갈등 때리더라..

이미 여기로 올때 1박을 각오하고 왔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못 잡겠음..

해장국으로 허기를 달래고

찜질방을 찾아 헤맴..

얼마나 걸었을까..

나도 봤고

쟤도 봤을법한 찜질방을 지나치는데

서로 아무 말이 없음..

‘못봤나? 봤나? 봤는데 다른 곳을 원하나?

뭐지? 모ㅌ..?’

해장국 쳐먹은지 한시간도 안됐는데

또 둘이 김밥을 쳐먹고 앉아있음..

진심으로 김밥 하나 먹을 때마다

2시간씩 지났으면 좋겠음..

김밥마저 다 먹어갈때 즈음..

갑자기 지네 고모가 서울에 산다며

고모네 가서 자자는 개소리를 함..

새벽 3시에..

고모네가 어디냐고 하니까

“광진구”

“광진구 어디?”

“신한은행 근천데”

“광진구가 무슨 읍내인 줄 아나?”

검색중..

“광진구 신한은행 지점만 23개다..”

김밥 천국 나와서 결국 또 걸음..

촌년놈이라 걷는건 자신있음..

존내 걸음..

걸으면서 생각함..

‘찜질방 봤으면 들어가야지

왜 안 들어가는거지?..

쟤는 왜 또 보고도 암말 없는거지..?’

머릿속 존내 복잡해짐..

그렇게 한시간 반을 걸어

서울역에 도착함

ㄹㅇ 농촌의 힘..

아무짓도 안했는데

마치 뭔짓이라도 한것처럼

둘다 땀에 흠뻑 젖어서 헉헉대고 있음..

군대 시절 이후로

이렇게 많이 걸어본건 처음임..

내려가는 기차 안..

아무 일도 없었는데

뭔가 서로 어색해져 있음..

둘이 밤새워 술마신적 많았는데

왜 이런지 모르겠음..

어제 올라올땐 졸다가

위 아래로 포개진채 도착했는데

지금은 어깨가 닿을까봐

미친듯이 조심스러움..

일주일 후 난 짐싸서 서울로 복귀 ㄱㄱ

그후 한달동안 연락없이 지냈는데

진짜 물어보고 싶은거임..

찜질방을 봤는지 못봤는지..

결국 술쳐먹고 전화함..

“너 그뙈 찜쥐황 홨어 못퐜어?”

“봤는데?”

“궁데 훼 못뿐척 휐어?”

“..”

내 기억으론

아무말도 안하다가 그냥 끊었음..

그게 이 친구랑 마지막 연락..

그렇게 2년이 흘러

지금은 뭐하고 사는지도 모름..

번호를 모르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이상하게 전화를 할 수가 없음..

옛날에는 남녀가 친구로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뀜..

남녀가 친구가 될 수 없다는거에

어느정도 공감은 함..

걍 이게 현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