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자식들이 겪는 고통의 크기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 끼리 사이가 안 좋았음

유치원 다닐 때였나

아빠가 엄마한테 뭔년 뭔년 하면서

물건 집어던지고 싸움

엄마는 항상 나랑 둘이 있을 때

너네 아빠 정신병 있으니까

치료가 필요하다고 계속 말하면서

내가 조금만 대들어도

이새끼가 지 아빠를 똑같이 닮았다고

욕하면서 넌 내 자식 아니라고 함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계속 부모님끼리 싸움

내가 좀 산만한 편이라서

막 까불거리는걸 좋아했는데

엄마가 정신과 데려가서 상담시키고

ADHD라면서 계속 나한테 알약 먹게함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맑은샘인가 뭔가하는 심리상담소랑

정신과 상담 주기적으로 받고 약먹음

옛날부터 체구가 엄청 작았음

(지금도 키 163)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왕ㄸ 당함

별거 아닌 이유로 운동장에서

단체로 나 때리면서 애들이 괴롭혔음

한번은 운동장에서 강제로

내 바지 벗긴 다음에

같은반 여자애 부르기도 함

수치심 때문에 진짜 힘들었음

엄마가 항상 새벽 늦게 들어왔는데

그때마다

아빠가 문잠그고 엄마 못 들어오게 함

그러면 엄마는 계속 벨 누르면서

문열어달라고 하고

내가 몰래 문열어주면

아빠가 화내면서 다시 쫓아내려고 하다가

결국 엄마한테 물건 던지고 싸움

진짜 별것도 아닌 이유로 맨날 싸워서

집에 경찰만 자주 들락날락함

TV만 3번정도 바꿨음

아빠가 망치로 집안 물건 다 부수니까

엄마는 어차피 집 청소해봤자

니 아빠가 다 부술텐데 왜하냐고

그때부터 집안일도 하나도 안했음

한번은 친구 집에 데려와서 논적 있었는데

아빠가 친구 집에 있는 줄 모르고

엄마한테 뭔년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거 친구가 들음

학교에 그 친구가 소문냄

우리집 돼지우리 같이 더럽고 어쩌고저쩌고..

그러다가 초등학교 고학년때인가

엄마가 아빠 고소해서

아빠 벌금형 받고

접근근지명령 받아서

몇달인가 집 밖에서 지냈음

그러다가 아빠가

다른 여자랑 모텔가서 잔걸 엄마한테 딱 걸림

그래서 엄마가

아빠 회사 찾아가서 난리치고

나랑 내 여동생한테

니 아빠가 바람 피고

술집여자랑 모텔가서 잤다고 대놓고 욕함

이때 내 여동생 6살이었음

나도 이때부터 그랬으면 안 됐는데

비뚤어져서 괜히 여동생 괴롭힘

여동생 TV보고 있으면 TV코드 뽑아버림

그 이후로 내가 말걸면 대답도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음

중학교 1학년 들어가고나서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더 심하게 괴롭힘 당함

아무 이유없이 쉬는시간에 가만히 있는데

풀파워로 등을 주먹으로 ㄸ리거나

잡고서 니킥으로 배 가격함

반애들 다 보고 있는데

쪽팔려서 맞으면서도 안 아픈척하고

“하지말라니까 ㅋㅋ” 하면서

장난 치는척 함

그러니까 점점

더 심하게 애들이 괴롭히기 시작함

이때도 쉬는시간에 갑자기 바지 내려서

팬티까지 다 내려간적 있음

그렇게 중1~중2까지 괴롭힘 쭉 당하다가

중3 들어가서도

아무 이유없이 복도에서 지나가다가

괴롭히는 애들 만나면 맞고 지나가야했음

그러다가 한번 수업시간에

나처럼 똑같은 찐따였던 애가

나한테 엄마 아빠 욕을 함

순간 욱해서 걔 ㄸ리고

볼펜으로 등 계속 찍고

걔 물건 창문 밖으로 다 던져버림

근데 내가 똑같이,

아니 더 심하게 다른 일찐들한테

괴롭힘 당할 때는 아무말도 안하고

못본척하던 애들이

내가 그 찐따랑 싸우니까

자기보다 더 약한애 괴롭히는 쓰레기라면서

여자애들한테 개까이고

상처받아서 단톡방 나가고

쥐죽은듯이 졸업함

정작 그 여자애는

나중에 나 괴롭히던 일찐이랑 사귐

그러는 도중에도

부모님은 계속 싸우면서 지냈음

혹시나 둘중 한명은 죽을 것 같아서

싸울때 마다 부엌칼 항상

몰래 내 방으로 가져와서 숨겨둠

고등학교 들어가서 진짜 어쩌다가

동네에서 제일 싸움 잘하던 애랑 친해짐

키도 크고 잘생기고 집에 돈도 많고

그냥 공부 싫어하는 엄친아? 였는데

왜 나랑 친구해준지는 모르겠음

그래서 고등학교 생활 편하게 함

내가 다른 애들한테 끌려가서 맞고 있으면

뛰어와서 걔네 줄 세워놓고

나한테 했던 것처럼 똑같이 ㄸ려주고 그랬음

막 노는 애들 있는곳에 나 데려가서

처음으로 막 술도 먹어보고 일탈 경험해봄

그 친구 덕에 고등학교 시절이

내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음

그러다 어느날

부모님이 또 소리 지르고 막 싸우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괴성 지르면서 방문 뛰쳐나와서

물건들 내가 다 부수고

식용유 주방에 전부 부어버린 다음에

가스레인지 틀고 입고있던 옷 던졌음

근데 알고보니까

식용유는 발화점이 높아서

내가 생각하는거처럼 불이 안 붙음

공부 못해서 특성화고 들어간

빡대가리라 몰랐음

그러고 나서 현관문 발로 찼는데

유리 금가면서 발에서 피가 남

그 상태로 그냥 맨발로 집 뛰쳐나옴

그리고 그 고등학교 친구한테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하니까

집 앞까지 와서 슬리퍼 사다주고

영화 보여줌

그리고 새벽까지 고민하다가

그래도 집은 들어가야겠지 생각하면서

새벽에 집 들어가니까 집에 아무도 없음

내 방에 들어가니까

아빠가 내 방에 있던

컴퓨터 전선 다 잘라놓고

본체 어디론가 가져감

너무 어이가 없고 유치해서

집에 돈될만한 물건들 챙겨서 집나감

그리고 며칠동안 친구들집에서 자면서 방황함

그러다가 아빠한테 장문의 문자가 왔는데

평소에 보던 아빠의 모습이 아녔음

아빠 ㅈ을까봐 무서워서 바로 집 들어감

내가 그렇게 사고친 이후로

집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함

근데 내가 우울증이 왔음

병원은 안 가봤는데

그냥 뭔가 이게 우울증인거 같긴 하더라

학교 담임이 공무원시험 준비하라고 해서

공무원 시험준비하는 학원 다녔는데

내 머리로 가능할 리가 없었음

학원 다니는 1년동안 계속 합격못하면

내 인생이 망할꺼라고 생각함

그러면서 시험시간은 다가오고

성적은 부진하니까

계속 그냥 ㅈ고싶은 생각이 들었음

학교 끝나고

학원까지 갔다오면 밤 11시 였는데

매일 아파트 11층 옥상 올라가서

뛰어내릴까 말까 고민함

그러다가 시험일자 몇달 남겨두고

멘탈 나가서 학원에 출석체크만 하고

아래층에 있는 피시방으로 도피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었음

게임도 안하고 그냥 앉아서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하지 하면서

계속 고민함

그러다가 공무원 시험 당일날

지각해서 시험 못봄

부모님한테는 봤는데

합격 못할거 같다고 거짓말함

그러면 대학이라도 가라고해서

서울에 있는 듣보 전문대 들어감

처음 입학했는데

고등학교 때처럼

나한테 잘해주던 친구가 없으니까

바로 아싸됨

내 현실을 그동안 까먹고 살았음

그나마 찐따 같아 보이는 애들이랑

같이 밥먹자고 해서 같이 밥먹는데

걔네조차 나한테 말 안걸고

자기들끼리만 이야기함

OT때 그나마 말걸고 친해진 여자애는

입학하고 보니까 다른반임 ㅋㅋ

MT갔는데 존재감 없어서

계속 그냥 자리라도 유지하려고

계속 술먹고 화장실가서 몰래 토함

그렇게 계속 토하면서

다음날 해뜰때 까지 버텼는데

결국 애들이랑 못친해짐

그렇게 입학한지 몇달이 지날동안

존재감 없이 살면서

매일매일 학교 끝나고 혼자서 집앞에

아무도 없는 무인 코인노래방 가서

울면서 노래 불렀음

너무 힘들어서 죽고싶었는데

뼈를 깎는 노력으로 동아리 들어가서

나름 애들 웃겨보겠다고

내 콤플렉스들 이용해서

자학개그 같은거 하니까

애들이 재미있다고 좋아했음

그래도 그렇게까지 해서

애들이랑 친해지긴 했는데

어느순간부터 그냥 내가 광대처럼 느껴짐

그냥 맨날 슬랩스틱이랑

멍청한척 술취한척 하고 하는데

잘생기고 키큰 인싸들은

나처럼 그런거 안해도

알아서 애들이 따라붙고

여자친구도 생기는거보고

상대적 박탈감 느낌

당연하지만 나는 모태솔로였음

내가 아무리 애들 관심 끌어보려고

학교에 차 몰고도 가보고

각종 비싼 장비들 사서

애들한테 빌려주고 술사주고 해봐도

결국 나 같은건 타고난 인싸 애들 옆에서

바보인척이나 하면서

웃겨주는 광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라

그렇게 대학교 끝나고

집올 때마다 항상 공허하고

마음이 답답한 기분이 들던 때

갑자기 어느날 여동생이

뛰어내려서 병원에 실려갔단 전화를 받음

여동생 중학교 3학년이었음

엄마랑 말싸움 하다가 집 뛰쳐나갔다는데

근데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에휴 니 아빠가 또 난리 치겠네

하면서 나가보지도 않았다더라

내가 그래서 동생 혼내면서

너보다 내가 고생을 해도 더 많이했는데

너 까짓게 그런 생각을 하냐면서 화냈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여동생을 몰라도 너무 몰랐음

여동생은 태어나자마자

부모님들이 서로 욕하고

물건 던지면서 싸우는걸 보면서 자랐고

엄마가 자기는 이혼하면

우리 버리고 혼자 나가서 살꺼라고

하루가 멀다하고 말했고

하나뿐인 오빠는 자기를 싫어하고

심지어 어릴 때는 괴롭히기까지 했으니

나보다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듬

처음에는 관심받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았음

자기보다 5년이나 지옥을 더 겪어온 나도

아직까지 버티면서 사는데

설마 쟤가 힘들기나 하겠냐고 생각함

근데 그러고나서 며칠뒤

새벽에 무슨 약같은거 13알인가랑

술이랑 같이 먹어서

막 계속 토하면서

입에 거품 물고 또 응급실 실려감

응급실 실려가고 걔 휴대폰 봤는데

네이버에 지식인에 검색한게 뜨더라

타이레놀 여러개랑 알콜이랑 같이 먹으면

간 경화 온다면서

뭐 이런거 검색해보고

자기 친구랑 같이 카톡한거 있었음

근데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안 믿었음

걍 약같은거 먹어서 관심 끈다고 생각하고

동생한테 뭐라고 했음

근데 그렇게 퇴원하고

몇달동안 정신과 다니고

우울증약 먹는거 같더니

갑자기 이번엔 학교 수업시간 도중에

동생이 3층에서 뛰어내렸다고

아빠한테 연락옴

가보니까 다행인게

중간에 난간에 걸려서 크게 다치진 않음

이때부터 갑자기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음

동생 학교는 난리가 나고

학교에서 동생보고 나오지말라고 하고

뭔가 그때부터 죄책감에 미쳐버릴꺼같았음

내가 쟤를 여기까지 몰아붙인거 같고

우리집에서 내가 제일 힘든 삶 산다고

얘가 힘든건 다 무시했는데

도저히 이제와서

사과나 미안하다고는 못하겠더라

갑자기 착한 오빠로 변하는 것도 못하겠더라

그리고 얼마안가서

나는 슬슬 복학시기를 맞춰야해서

군대를 12월 9일날 입대했는데

입대하러 차타고 가는데

도중에 엄마 휴대폰으로 전화와서

담당 상담사가 최근에 동생이

살기 싫다고 자주 이야기하고

힘들어한다고 연락옴

2시간 뒤면 훈련소 들어가야 했는데..

내 인생에서 제일 큰 용기내서

동생한테 카톡 하나 남김

내가 제일 힘들게 사는 줄 알아서

너가 힘든 줄 몰랐다고

전역하면 오빠 노릇 열심히 할테니까

죽지만 말고 있어달라고 좀 길게 보냄

그리고 입대함

수료식에 안올 줄 알았는데

동생도 같이 왔음

신기하게 내가 카톡 보내고 난 뒤로

애가 웃기도 잘 웃고

옛날에는 대화도 거의 안했는데

요즘 전화하면 재밌는 일 슬픈 일

등등 얘기도 많이 하고 많이 좋아짐

전역이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나중에 전역하고 열심히 살아보고 싶음

그냥 나만 힘든게 아니였다고 생각하니까

괜히 서러움이 다 풀리고

친구가 생긴 기분이라 해야하나

동생도 똑같이 느끼고 있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