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키우던 개가 죽어있어서 알렸더니 대표가 회사로 왔는데..

8명 있는 무역 중소 회사인데

주말에 바쁘니까 출근하래서

일요일에도 출근해서 일하고 있었음

근데 바쁘다고 했으면서

정작 과장 정도만 나오고

차장 부장급들 안나옴

일요일도 오후 4시까지 일했는데

얼마전에 들어온 도라이 신입이

빡돌아서 전화해서 따짐

왜 우리만 나오고

차장 부장 대표는 안나오냐고

알고보니

차장은 전날 접대하느라 과음 숙취

부장은 등산

대표는 골프치러

그와중에 부장왈

대표가 키우는 개 밥이나 잘줘라 시전

신입 부들부들 떨다가

부장자리에 사직서 놓고 4시 퇴근함

사실상 퇴사

암튼 담날 새벽 출근해서 개 밥주려고 갔더니

짖지도 않고 피냄새가 진동을 하길래

휴대폰 라이트 키니까

개가 죽어있음..

아 어쩌냐 진짜..

“그 출근했는데..개가 죽은 것 같습니다.”

라고 상사들한테 단톡방으로 알림

쳐자고 있는지 답이 없음

사진도 올릴까 하다가

머리가 깨져서 죽은 상태라

올리기가 좀 그래서 보류함

답장올 때가지 사무실 와서 대기하는데

7시쯤에 단톡방으로 톡 날라옴

차장

“멀쩡한 개가 왜 죽은거야?”

“글쎄요..”

부장

“개 죽었는지 확인해봐

응급조치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이미 죽어있었어요

보시면 어떤 상태인지 아실 것 같습니다”

부장

“골든타임 몰라?

이런것도 일일이 말해야되냐?”

“골든타임이 아니라 요단강 타임입니다

와서 확인해보세요”

대표는 알았다고 하고 회사 나온다고 함

7명이 전부 개 죽은자리에 모임

1명은 여자 경리인데

현장보고 놀래서

사무실에 들어가라고 간부진들이 보냄

부장 차장은 나보고

넌 개가 이모양이 될때까지

도대체 어디서 뭘한거냐 하길래

어제 열심히 일하고

4시에 퇴근해서 집가서 씻고

밥먹고 자다가 출근했다고 말함

부장이 “발견 즉시

애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정확히 확인해보고

응급처치할 생각은 못해봤냐?”

하길래

“처음보자마자 죽은거 확신했습니다

저런 상태인데 어떻게 응급처치를..”

하니까

부장이 계속 골든타임 운운함

난 “아니 이미 죽은 상태라고 말씀드렸는데

골든타임 운운하시는건..” 했더니

부장

“그래서 응급조치도 안해봤다는거네?

해보고 말해야지

안해보고 어떻게 아냐?

요즘 애들 왜 이렇게 생각이 없냐?”

하는거.

솔직히 책임 나한테 몰아가는거 같아서

짜증나서 계속 말대꾸했음

“전 죽은자를 소생시킬 능력 없습니다”

차장

“왜 이렇게 자꾸 말대꾸 하냐? 기분 나빠?

사람이 공손한맛도 있어야지”

이러길래

“죄송합니다” 하고 걍 아가리 묵념

다들 이거 누가 그랬냐

도대체 왜 이랬냐 이러고 있고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은 가는데

CCTV가 없고

회사는 시골 산골짜기에 있어서

목격자도 없고

전화해서 물어보자는 사람과

경찰에 신고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대표

“그래서 잡을 수나 있을 것 같냐?

살아있을 때 잘하지

죽어서 뭐하는 짓이냐?” 라고 일갈

사실 의심되는 범인이

아니라고 잡아떼면 그만인 상황

(전화하니 받지도 않음)

대표말에 슬슬 상황 정리되는 분위기

“그럼 개 묻어주고 올까요?” 얘기함

대표왈

이래서 젊은사람들은 마인드가 안된다고

물건에 대한 용도는 삶고

죽음만으로 결정되는거 아니라고

다 쓰이는 용처가 따로 있다고

???????못알아들었음

“그럼 뭐 어떻게 해야될까요?”

대표

그걸 일일이 얘길 해야되나?

나 없으면 회사 돌아가는꼴 볼만하겠네

이래서 내가 불안해서

회사 돌아가는걸 믿을 수 있겠냐고

너 오늘 일정 어떠냐고 물어봄

인천항 가서 선적화물 확인하고

아산가서 샘플 3개 정도 받아오고

미수금 받으러 평택 가야된다고 말함

대표

그럼 ㅁ대리가 저거 마대에 실어서

한약방가서 내려

마침 겨울이고 하니까

썩지않고 잘 보존 됐겠네

????????

대리왈

“내리라고요? 무슨 말씀이신지..”

대표

하……어디까지 말해줘야되냐?

들고가서 근처 한약방 갔다오라고

여기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약방 주인이 바꿔치는지 잘 감시하고

다 내리고 바로 가지고 와”

라고 함

(무슨 말 하는건지 몰라서 검색까지 함)

차장 부장은 대표님의 아이디어 최고

근검절약

정말 사업가 마인드

죽은것도 다시 살려서 활용하시는 마인드

감탄하고 배우겠습니다

아부 ㅈㄴ 떰

대표

“요즘 날씨도 추워졌는데

개소주 한팩씩 먹고 힘내자고”

이러더니 골프 치러감

진짜 이건 ㅈㄴ 아닌거 같은데

내가 키우던 개도 아니고

대표 명령이라 거절할 수도 없고

개소주 엔딩으로 끝나게 됨.

대리가 개 마대에 담아서

트렁크 실어야 된대서 도와주고 왔음

나중에 대리가 한약방 다녀오고

전부 다시 모였는데

한마리로 얼마나 나올게 있다고

젊은 너희들이랑 나눠먹냐고 하더라

첨부터 먹을 생각도 안했는데;

나이 먹은 상사들 한팩씩 주고

나머지는 대표가 꿀꺽했다함

대표가 자기 돈으로

자기개 개소주 만들어먹었으니

할말도 없고

진지하게 퇴사고민 맨날 하는데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사표 썼으면

벌써 이백번은 넘게 썼을듯

근데 이 조건으로 갈곳이 여의치 않아서 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