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어도 연애는 하겠지?’ 라고 착각하다 현실을 마주친 모쏠들..

나랑 베프인 친구가 한명 있는데

진짜 심각할 정도로 못생겼음

그래도 성품과 착실함 하나로

걔 인생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귐

내가 소개해준 여자애였는데

여자애도 내 친구 얼굴 처음 딱 보고

솔직히 마음에 안 드는데

성실하고 착함 하나만 보고 사귀게 됐다함.

둘다 진지하게 만난거고

여자는 미래를 함께 한다면 외모보단

다른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함.

그런데 사건이 터지고 말았음.

둘은 취향이 좀 많이 다름.

영화로 따지면 남자는 로맨스,

여자는 SF 장르를 좋아했고

패션취향도 서로 달랐음

여자는 이 친구가

깔끔하고 댄디하게 입길 원했지만

이 친구는 패션엔 관심이 없어서

매일 패딩에 유니클로 경량조끼에

청바지 그런식으로 입고 다님

결국 이 문제로 크게 싸움이남.

그 남자인 친구는 나에게 조언을 구했고

나는 여자는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유 불문하고 너가 여자를 사랑하고

노력하고 있다는걸 보여주면 된다고 말해줌.

그래서 여자가 원하는 깔끔하고

댄디하게 입고

꽃, 편지같은거 준비한다음

싸움날거 같으면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몸으로 표현하라고 말해줌

근데 이 친구는 얼굴이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코트에 슬랙스를 입어도

유니클로 경량조끼에

청바지 입은것만큼 티가 안남.

여자는 그런 남자의 모습에 굉장히 실망함.

결론적으론 무슨옷을 입어도

태가 안나는 남자의 얼굴에 실망함.

여자 표정이 안좋자

남자는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왜 표정 안좋냐며 따지기 시작했고

둘은 또 큰 싸움이 남.

내 친구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여자 입에 뽀뽀하면서

‘자기야 화풀어~미안해!’ 라고 함.

그때 내 친구 말에 의하면

미안하다는 동시에 머리가 핑 돌면서

하늘이 하얗게 보였다고 함.

여자애가 싸대기를 때린거임.

남자는 어안이벙벙하여

뺨을 붙잡은채로 왜 때리냐고 물었고

여친은 그자리에서 이별통보를 함.

내 친구가 여자애 좀 만나서

자기 전화 받아달라고 부탁하여..

일주일 지난 뒤 나는 좀 수습하고 싶어

그 여자애를 만나 뺨갈긴 이유를 물어봄

이유는 즉슨 가뜩이나 자기가 화난 상태에서

그 못생긴 얼굴로 자기 입에 뽀뽀를 하니

갑자기 개빡쳤다함.

그러면서 자기는 결국

외모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며

다시는 외모 안본다는 말 안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친구는 처음이자

마지막 연애를 끝나고 나랑 함께 모쏠로 지냄.

끼리끼리라고 친구만큼 나도 존내 못생겼음.

난 여자들이 극혐하는 키작뚱남임.

당연히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사람취급 못받는건 당연했음

때는 바야흐로 2013년

나도 ‘연애할 수 있겠지’라는

ㅂ신같은 설렘을 품고 대학교에 입학함

우리과 성비는 대략 8:2였는데

첫 오티부터 남자들 여자들 할거없이

애들 얼굴을 쭉 스캔하더니

끼리끼리 뭉치기 시작함

난 개 존못 찐따라 혼자 어버버거리며

구석에 처박혀서 찌그러져 있었는데

당연히 말걸어주는 애들은 한명도 없었음.

난 맨앞자리 구석에 처박혀서

핸드폰 게임만 하고 있는데

그때 문득 떠오르더라..

엄마가 대학교 입학한다고 사준

켈빈클라인 30만원짜리 재킷과

리바이스 20만원짜리 바지 및

15만원짜리 가방..

‘아들 대학교 가면 친구들이랑

너무 늦게까지 술마시지 말고

일찍 들어와 사랑해~’

엄마 생각에 손은 바들바들 떨렸고,

눈물이 날거 같더라

점심시간이었지만

아무도 나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음

여자 애들은 화장을 하고

옷을 이쁘게 입어 한껏 꾸몄고,

난 고개를 푹 숙이며

몰래 힐끔힐끔 처다보며 학식을 먹으러가는데

‘저기요?’

학교에 들어와 3시간만에 처음으로

누군가 말을 걸어줌

여자였음.

그럼 그렇지!

나는 너무나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고개를 돌리며 ‘네?’라고 대답을 함

‘혹시 종교있으신가요?

없으시면 저희 CCC라고 동아리 있는데

들어오실래요?’

‘저 무교에요 죄송합니다’

학식 먹는곳에 도착함.

여자남자 삼삼오오 모여서 줄서있길래

나는 그대로 유턴하여 편의점으로 가

삼각김밥 1+1을 구입하여

아까 갔던 맨꼭대기층 남자화장실로 감

맨구석 변기통 있는 문을 닫고

앉아 삼각김밥을 먹음.

목이 메임.

삼각김밥이 퍽퍽해서가 아닌

내 모습이 한심하고 답답하여 목이 메임.

물을 먹어도 해소되지 않는 이 갑갑함에

나는 부모님을 원망하기 시작했음

‘왜 이따구로 생기게 낳아서..’

난 그저 주변을 원망하며

그렇게 남은 삼각김밥을 입구녕에 쑤셔넣었음.

우리과 학생회장에게서 문자가 왔음.

개강총회니까 나오라고 함.

난 정말 너무 가기 싫었지만

반강제로라도 나오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수업이 끝나고 참석했음.

난 거기서도 당연히 찌그러져 있었고

내가 요주의 인물인걸 눈치챈

3학년 과대표 누나는

나에게 말을 걸어주며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함

그리고 1학년 동기들에게

나 좀 잘 챙겨주라고 부탁까지 하는데

그 누나에게 너무너무 고마웠음

동기들은 ㅈ같았지만

누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나에게 말을 걸어주었고

그 아이들과 선배무리와 함께

롤을 하러 갔음

내가 유일하게 잘한게 게임이었음

개찐따 모쏠 히키코모리가

집에서 했던건 롤뿐이라

내 카직스와 카사딘으로 하드캐리를 몇번함.

아무리 내가 찐따여도

게임에서 만큼은 대장군 신짜오 부럽지 않았음

게임 덕분에 아이들과 친해진 나는

개강총회에 참석하여

같이 술을 마시며 롤 이야기를 했음

술기운이 올라간 남자들은

자연스레 여자이야기를 하며

누가 이쁘냐 누가 못생겼냐 이야기했고,

나도 그 대화에 자연스레 끼게 됨.

다음날 부푼 마음을 이끌고 학교에 도착했는데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짐

여자애들이 나를 경멸의 눈빛으로 처다봄.

아무리 내가 못생겼어도

이정도 눈초리를 받는다는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됐음.

나는 의문이 들었음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건지 알 수 없었음

갑자기 나를 돼지짐승 보듯이 쳐다보고

투명인간 취급함

걍 친구들이랑 놀아야겠다 생각하고

‘오늘 피방가서 롤 할사람?’

이라고 말을 했는데

그들은 ‘흠..글쎄?’라는 말과 함께

뒷말을 흐림.

난 그대로 교수님 출석부르는

맨 앞자리에 가서 앉아 생각을 해봄.

뭔가 잘못됐다.

난 수업이 끝나고 밥도 먹지않고

학교와는 좀 거리가 있는 피시방으로 도망감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는데

어제 같이 게임 한 선배가 뒤에서 부르더라

‘너가 그렇게 변태라며?’

선배가 나를 보자마자 처음 꺼낸 말이었음.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지?

내가 변태라니?

어떠한 변태적 행위를 한적도 없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소리지?

‘네? 그게 무슨소리에요?’

‘너 개변태라고 이미 소문 쫙났더만

ㅋㅋㅋㅋ 어휴 미친놈’

난 바로 게임을 끄고 집으로 도망감.

지하철에서 눈물이 나기 시작

어제 개강총회때 난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이야기할때

그냥 거들어준 것 뿐이었는데..

그런데 나만 변태로 찍혀있었음.

난 더이상 학교생활을 할 수 없었음

그냥 내가 못생겨서인가?

못생기게 태어난 죄인가?

어제 자기들끼리 했던 모든것을

나에게 뒤집어 씌우고

난 학과내에서 개쓰레기로 낙인 찍힘

그후로 난 무단으로 학교에 나가지 않았고

전과목 F를 받음.

내가 학교에 나오던말던

애들은 관심도 없더라.

난 학사경고를 받았음.

휴학을 하였고 바로 군입대를 함.

그리고 이를 갈았다.

“꼭 성공해서 저놈들한테 복수해줄거다”

그후 제대한 나는

오늘도 컴퓨터를 키며

엄마가 해놓고 나간 김치찌개를 퍼먹으면서

못생긴 친구와 내 이야기를 쓰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