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받으면서 31년을 살아온 고졸 백수가 정신을 차리게 된다면 생기는 일

세상에 이런 ㅂ신같은 새끼도 살아가는데

나처럼은 살지말라는 의미에서 글 써봄.

나는 한번도 사람답게 살아본적 없는 인생임

인생 최대 업적이

롤 수만판 해서 골드 2티어 찍은건데

남들이 이만큼 했으면

다이아 가고도 남았을 거야.

서른 살 넘게 동안 이룬게 하나도 없어.

국가에서도 내가 ㅂ신인걸 알아봤는지

군대도 공익 보내주더라고.

몸도 개씹멸치에

근육 하나도 없고

팔굽혀펴기 하나도 못하고

키도 165cm로 작은편이라

길가다 마주치는 여자애들도

대부분 나보다 크더라.

몸만 멸치에 호빗이었으면 모르겠는데

성격도 개 찐따 새끼라 친구도 몇 없어.

친구도 다들 찐따에

롤창 인생 백수지만

나에겐 몇 없는 소중한 친구들이거든.

한 번씩 만나면 버거킹에서

애니메이션 or 롤 얘기 하고 같이 피시방 가는데

그게 유일한 내 낙이였어.

어째튼 그렇게 삼십년 ㅂ신처럼 살면서

일이라곤 해본게

고작 편의점 아르바이트

피시방 아르바이트가 끝인데

그것조차도 맨날 시제 빵꾸내고

내 돈으로 메꾸고

소주 진열하다가 떨어트려서 깨먹고

남자 손님들오면 쫄려서 눈도 못마주치고

여자 손님 오면 말 떨려서 어버버 거렸어.

그러다가 짤렸지 뭐;;

편의점 근무 마지막 날

사장이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살면서 이렇게 답답하고

일 못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며

오늘까지만 나오고

내일부터는 나올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고등학교 때 공부도 지지리 못해서

대학도 못 들어갔어

수능 하위 99퍼센트 찍었던 걸로 기억함.

아니 사실 돈만 내면

받아주는 대학이 있었는데

내가 그냥 안 간거지..

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학교엔 그런거 있잖아 남자들 만의 서열.

나는 그 서열에서 최하위권에 위치했어.

잘못한거 하나 없는데 눈 마주쳤다고 맞고,

수업시간에 지우개 잘라서

내 뒷통수에 뿌리고

일진이라는 애들이

그렇게 스타트를 끊으니깐

결국 다른 애들도 나를

그렇게 무시하고 막 대하게 됨.

학창시절에 워낙 쳐맞고

무시당했던 경험들이 쌓이니깐

학교라는 곳이 너무 무서워서

그냥 고졸로 남는 것을 선택한 것 같음.

(이때 나는 무서워도 참고

지잡 대학이어도 대학을 갔어야 했는데

존나 후회된다.)

공익 소집해제 되고 난 이후로는

매일 롤하고 애니메이션 보고

돈 없으면 부모님한테 용돈 좀 받아 쓰다가

제일 쉬워보이는 아르바이트 지원하고

일 못해서 짤리고,

짤린 김에 또 롤하고 애니보고..

그렇게 살다가 한 번씩

이렇게 살면 진짜 내 인생 답 없겠다 싶어서

공부도 해보고 하는데

그거 다 작심삼일 이더라.

좃소 사무직 취업하려고

컴활 공부를 시작했는데

3일도 안돼서 그만뒀음.

그만두는 것도 “ㅆ1발 안해!”

이런식으로 그만두는 것도 아니고

5분만 있다가 하자

10분만 있다가 하자,

롤 한판만 하고 하자,

내일 일어나서 하자

이런식으로 미루게 되면서

어느 순간 그냥 포기하게 되어버림 ㅋㅋㅋ

이런 일이 수도 없이 반복되게 되니

나 자신에게 기대조차 안하게 되더라고.

난 이 때 빠져나오기 힘든

깊은 늪에 빠진 것 같았음.

아무리 작심삼일 이라도

계속 도전을 해야 하는건데

어짜피 안될 것을 알아버리고

단정해 버리는 순간

진짜 아무것도 안하게 되더라고.

그렇게 운동도, 공부도, 연애도 포기하고

오로지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 가득 찬

7년이 흘렀어.

시간 가는거 순식간이더라.

탈모가 와서 머리가 빠지고.

5년 넘게 맨날 똑같은 싸구려 티셔츠

입고 있으니 찢어져 버리게 되고

롤 계정에는 수많은 판수가

차곡차곡 쌓여만 가고

하드디스크에 테라바이트 단위의

애니메이션이 저장됨.

지켜만 보고 계시던 부모님의 한숨 소리가

하드디스크에 쌓인

애니메이션의 무게만큼 무거워 졌을 때 쯤,

나의 인생의 아주 큰 변환점이라

할 수 있는 일이 나에게 찾아왔어.

몇 달 전이었어.

그때 롤 시즌 종료가 많이 남지 않아서

이번 시즌엔 골드 보상을

꼭 받겠다라는 일념으로

밤새 피시방에서 롤만 주구장창 했었는데.

저녁에 피시방 가서

오전 10시까지 롤만 미친듯이 하고

집에 돌아 가는길에

무료 심리 상담센터가 눈에 들어오더라고..

그날 무언가에 홀린 듯

그곳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 선택이

내 인생을 크게 바꾸게 될 줄은 몰랐음.

상담센터에서 타주는 녹차를 마시며

심리 상담을 했는데

상담 해주시던 선생님께서

별 것 없는 내 인생 얘기를 듣더니

adhd 가 의심된다며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 보라고 말하고

따뜻한 말을 많이 해주시더라고.

그날 집으로 돌아와서

유튜브에 adhd 를 검색해서

그에 관한 영상을 보게 되었고,

거기서 말하는 증상들이 나랑

많은 것이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잠시간의 고민 후

나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한 정신병원에 전화를 해 상담 예약을 했어.

살면서 처음 가본 정신병원은

나의 상상보다 훨씬 따뜻한 곳이더라고.

나는 정신병원이

싸이코패스나

정신 이상자들만 간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그런 부류의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

단정지으며 살았었는데

상상과는 전혀 다른 곳이더라.

따뜻한 바람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음악.

무슨일로 오셨냐며

물어보는 간호사들도 전부 친절했고.

잠시간의 대기 시간 끝에

몇 가지 테스트를 하고 난 후

상담을 받게 됐어.

상담을 해 주시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바로 adhd 검사를 해보자 하셨고

검사 결과를 보시고는 adhd 판정을 내리시더라.

결과를 보고 처음 하셨던 말이

“힘드셨겠네요” 였어.

adhd 환자는

정상인에 비하여 집중을 못한다더라.

하기 싫은 일을 할 때에도

정상인은 그것을 참고 할 수 있는데

adhd 환자는 참을 수가 없다고 하셨고

정상인에 비해

여러 다양한 실수를 많이 하게 된다고 하더라고.

예를 들면 내가 편의점 알바를 할 때

힘들었던게 시제 정산이었는데.

분명 포스기에 들어있는 돈이랑

매출에 찍혀있는 금액이랑 같아야 하는데

내가 근무를 서고 나면

적게는 쳔원부터

많게는 만원 넘어 까지 차이가 났었음,

물론 내가 토해내야 했고..

이걸 예로 들어 주면서

adhd 환자의 전형적인 문제라고 하시더라.

그것 말고도 나의 문제점인

사람 말귀를 잘 못알아 듣는 것과

책을 봐도

책의 내용이 머리에 안 남는 것 등등

내가 adhd 였다는게 확실해진거지.

암튼 그렇게 약을 처방 받고

집에 돌아왔는데

진짜 존나게 신기한게

집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으니깐

머리가 존나 고요해지더라.

명경지수? 라 해야하나

진짜 고요한 호수 같은 느낌으로

머리가 고요해짐.

약을 먹고 나니 눈물이 흐르더라.

십년만 일찍 병원에 갔어도

지금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싶어서

재밌는게 약을 먹고나니

뭘 해도 이전보다 잘 할 수 있게 되어버림.

평소처럼 하던 롤도

약먹고 하니깐 진짜 존나 잘해지게 된다.

아니 사실 잘해진 것이 아니라

정상인처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는거 같음.

그래서 바로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컴활 책을 펼쳐서 읽는데,

신기하게 책도 읽어지더라..

살면서 처음으로 나의 의지로 집중해서

3시간동안 공부를 했음.

사라져 버린 줄로만 알았던

향상심이라는 놈이

가슴 한 구석에서 뭉클 올라오더라.

부모님한테도 사실대로 털어놨는데

부모님이 우시더라.

그날부터 나의 인생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

하루 8시간 넘게 하던 롤을 끊었고

애니메이션도 끊음.

점심에 자서 저녁에 일어나는 생활 패턴도

고쳐서 이제 아침형 인간이 되었고

31년 인생 처음으로

헬스장 이라는 곳에 가서 등록을 했어.

살아온 습관이라는 것이

쉽게 바뀌지는 않아서

헬스장을 매일 가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조금씩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오는 나의 인생을 보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여담으로 친구놈들 한테도

adhd 검사 받아 보라고 했는데,

친구라곤 3명있는데

그 3명 중 한명이 검사 받으러 갔다가

자기도 adhd 판정 나왔다라고 하더라 ㅋㅋㅋ

끼리끼리 모여서 논다는 말은 과학인거 같다.)

그러다가 중소기업 사무직 취업했어.

솔직하게 작성한 이력서를

모든 회사 사무직에 다 넣으니

그래도 면접 보러 오라는

회사가 한군데는 있더라.

학력도 없고 경력이라곤 알바가 전부라

내새울게 없어 떨렸는데

면접 때 솔직하게 얘기 했어.

31살 먹도록 집에서 게임만 하면서 살았고

솔직히 일자리 구하는게

저에게는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맨날 늦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기 바빴는데

한번이라도 사람 답게 살아보고 싶다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지.

그렇게 면접 보고 일주일 뒤에

합격했다고 문자 날라왔어 ㅋㅋ

근데 막상 일해보니 사무직이라 했는데

근무 시간 절반은

물류 창고에서 보내게 되더라..

월급 계산해보면

딱 최저 시급 받고 일하는 거긴 해도

나는 너무 만족하고 행복하다.

나름 퇴근도 칼퇴기도 하고.

회사에서 실수해서 털린 적도 있는데

우울해 하지말고

내 문제를 고칠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올해 목표는 컴활 1급 따는거랑

돈 모아서 방통대 지원하는게 목표야..

(연애를 해보고 싶은데 힘들 것 같아..)

나 같은 방구석 31살 히키코모리도

희망이 보이는데 너희들도 힘내면 좋겠다.

생각해보면 31살이 되기까지

매년마다 난 늦었다고, 틀렸다 생각했는데

사실 틀린건 내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