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G랄 맞은 윗집을 온순한 양으로 만들어버린 아버지의 현명한 행동

오늘 저녁 먹으면서 티비 보는데

층간소음 관한거 나오길래 우리집 얘기 좀 해볼까함

지금은 아니지만 우리집은 예전에

아파트 4층에 살았었음

근데 그렇게 좋은 아파트는 아니고

그냥 5층짜리 아파트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평범한 아파트 단지.

주공은 아닌데 주공이랑 별반 차이는 없었음

무튼 그런데에서 아빠, 엄마, 나, 동생

이렇게 오손도손 살고있는데

어느날 윗층에 부부, 초등학생 남자아이 둘

이렇게 새로 이사를 온거임.

처음에 이사와서 떡 돌리잖아?

내가 알기론 떡은 아주머니들이 돌리면서

엄마들이랑 친해지는 그림을 생각했는데

여긴 특이하게 그집 아저씨가 오셨더라고.

(처음에 인터폰으로 봤을 땐 윗집인줄 몰랐음)

그래서 아빠가 대신나가서

떡 받으면서 이야기 하는데

아빠가 좋은사람 같다고 하면서

칭찬을 엄청 하더라?

그리고 그날 저녁부터 지옥의 층간소음이 시작됨.

윗집에 콩콩콩콩콩콩 소리가 자꾸 들림.

근데 부모님들이 이사 온지 얼마 안됐으니

일주일동안은 정신없을거라고

우리가 좀 참고 살자고 그래서 일주일은 참았음

웃긴건 그 일주일 사이에

아빠랑 층간소음 윗집 아저씨랑 친해져서

같이 술도 먹고 들어오고 그랬음

근데 아빠가 하는 말이

“아저씨는 참 좋은데 아줌마가 좀..” 이러는거야

얘기인 즉슨

아버지랑 그 아저씨랑 술먹고 있는데

분명히 우리 아빠가 누군질 알면서

전화로 옆에서도 다 들릴 정도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왜 모르는 사람이랑 왜 술쳐먹고 다니냐고

소리를 지르더래.

아빠도 기분이 좀 많이 상했지만

싸우기 밖에 더 하겠나 하고 걍 주무시더라고

그렇게 이사오고 한 2주쯤 지났음.

층간소음은 여전히 진행형이었고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콩콩콩콩콩콩 이지1랄 거리다가

11시부터 조용하고

또 새벽 2~3시 쯤 되면 콩콩콩콩콩콩 거리는거임.

ㅆ1발 이건 당해본 사람은 알건데

쾅쾅쾅이 아니라 진짜 콩콩콩 이러는데

오히려 작은 소음이 더 정신병 걸리거든.

참다참다 엄마가 아침에

조용히 좀 해달라고 부탁하러 올라갔다 왔다는데

아줌마가 ㅈㄴ 싸가지 없게

“우리 애는 그 시간에 잤는데요ㅎ” 이러더래

그걸 엄마가 저녁에 막 말하는데

엄마도 이제 많이 열받아 있더라고

그리고 아빠가 아저씨한테 전화 해본다면서

윗집 아저씨한테 전화하더니

“내가 다음주에 말하고 올게 그 양반 출장갔다네”

이러셔서 우리는 또 참고 살아야했음.

그렇게 또 일주일이 지나고

아빠가 윗집 올라가서 그 아저씨한테

콩콩콩 같은 소음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그러는데 조금만 신경써주라

이렇게 말하고 내려오셨는데

그날 윗집에서 콩콩콩콩이 아니라

진짜 일부로 하는듯한 쾅쾅 우르르쾅 콩콩 쾅쾅

이러는거임 마치 복수한다는 듯이;

아빠가 한숨 쉬더니 옷 입고 다시 올라가시더라고.

뭔가 진짜 싸움날 것 같았음

말려야 하니까 나는 아빠랑 거리두면서 쫒아올라감.

근데 아줌마라는 사람이

아빠한테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우리가 뭔 잘못이냐고 이러는거임

덕분에 앞집 옆집 다 나와서 구경나고

근데 아빠가 애기들을 가만히 보다가

애기들한테 “몇살이니?” 물어보더라

아줌마는 우리애 몇살인지

당신이 뭔 상관이냐고 이러고

근데 옆에서 애기가

“전 10살이고 제 동생 00은 6살이에요”

이러길래

그 아줌마가 “너넨 들어가있어!!!” 이러고

그렇게 얘기 몇번 더 하더니

아빠가 “아 네 알겠습니다” 하고 걍 내려오셨음.

어린 마음에 그때 ‘아빠가 졌다..

헐 우리 아빠 원래 짱인데..’ 이래서

아빠한테 좀 서운하더라고..

그리고 아빠 들어오시고

나중에 윗집 아저씨한테 전화 왔는데

“어우 아녀 괜찮아” 계속 이러더라

그 사건이 있고나서 다음날

아빠가 퇴근을 하시는데

나한테 잠깐 내려와보라는거임

내려가니깐 아빠 차 트렁크에

애들 밟고 노는 깔판? 발판?

그거 퍼즐로 맞추는거랑

장난감 몇개랑 슬리퍼 몇개 사가지고 왔더라고

그리고 아무말없이 윗층으로 올라가서

아줌마한테 진짜 활짝 웃으면서

“애기들 뛰어 놀아야 하는데 여긴 놀곳이 없죠?”

이러면서 그걸 줌

아줌마 진짜 그때 얼굴 시뻘게져서 가만히 있고

애들은 좋다고 그거 가져다가

신난다고 소리 지르고

그리고 슬리퍼 주면서

“어젠 제가 너무 생각이 짧았던거 같네요,

죄송한데 새벽에 만이라도

매트 위에서 놀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러더라고

진짜 그때 망치로 머리 쎄게 맞은 기분들었음

그리고 아줌마 아무말도 못하고

“감사합니다..” 이러더니 문 닫더라

난 속으로 “아 이게 뭐냐 진짜 뭐같네”

이러고 내려왔는데

한 두시간 지나고나서 윗집 아저씨 오시더니

우리집 앞에서 아빠한테 90도로 숙인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있더라고

아빠는 그냥 올라가라고

담에 술이나 한잔 사라 이러고 걍 들어오시더라

그후에 진짜 위에서 콩콩 거리는 소리 거의 안 들리고

오히려 이 일 이후로 윗집이랑 더 친해져서

같이 캠핑도 갔다오고 그랬음

그리고 이건 나중에 들은 얘긴데

아빠가 그 선물 주고나서

아줌마가 아저씨 올 때까지 계속 울랑말랑 하다가

아저씨 오니깐 울더래

미안하다고.

우리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에 좀 잘 살던 집이었는데

아저씨가 사업이 좀 망해서 이사 오는 바람에

차분하던 아줌마 성격이

엄청 드센 성격이 됐다고 하더라고.

무튼 지금 우리집은 제일 꼭데기 층이라서

이제 그럴 걱정은 없는데

층간소음 대화로도 해결한 케이스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