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악명 높기로 유명했던 형이 집에와서 ‘한가지 제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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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우리 형은 매우 강인했다.

또래에 비해 키도 크고 싸움도 잘해서

일진들 사이에서도 대가리를 맡고 있을 정도.

강함의 정도가 어느정도냐면

동네 돌아다니고 있는데 모르는놈이 와서

“너 OO이 동생이지?” 하고 아는척 할정도.

내 이름 석자보다

‘OO이 동생’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렸었고

친구들이랑 싸움이 나거나 트러블이 생길 때

형 이름만 대도 해결 되거나

주변에서 “야 쟤 OO형 동생이야;;” 라고 하고

싸움 시작도 하기 전에 끝이 나곤 했었다.

내가 초딩 때 컴퓨터 게임을 진짜 좋아했는데

당시엔 게임이라고 해봤자 몇개 없었고

나는 그 당시 바람의나라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지금은 도무지 이해 안가는데

어릴 적에는 간지나는 아이템 하나를 목표로 삼고

그걸 맞출 때까지 게임하는 스타일이였다.

그때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템은

‘진백화검’ 이라는 아이템이였는데

가지고만 있어도 부의상징이였으며

철철 흐르는 간지가 말도 안 나올 정도였다.

들고만 있어도 강제로 다람쥐들을 지리게 만들고

도토리를 2개나 받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초딩 때는 바람이 정액제여서

당시 집에서 하는건 꿈도 못 꾸었고,

무료 계정이 끝나면

피시방을 가서 간간히 할 수 있는 정도였다.

레벨이 11렙을 넘어서면

무료에서 유료 계정으로 바뀌었는데

그래서 나는 1렙부터 10렙까지만 도토리 파밍하고

새로 아이디 만들어서

다시 1렙부터 10렙까지 도토리 파밍하고..

반복하면서 노가다를 했었다.

도토리 201개를 모으면 1000전 정도 벌렸는데

그걸 아마 300만 정도 모아야 했을 거임.

그러다 뒤에서 안타깝게 지켜보던 형이

갑자기 한가지 제안을 했다.

“야 형이 그거 구해줄까?”

“응? 어떻게???”

“형이 해킹해줄게ㅋ”

레알 그때 형의 말은 신의 음성 그 자체였다.

망설임은 없었다. 왜?

형은 존1나 쎘으니까.

왠지 형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 컴퓨터가 안방에 있었는데

형이 말하기를 아직 내가 어려서

해킹하는 나쁜 모습을 보면 안 된다는 거란다.

그래서 밖에 나가있으라는데..

망설임은 없었다.

왜? 형은 존1나 쎄니까.

어린 마음에 콩닥콩닥 거리면서 기대하면서

“응!” 하고 밖으로 나갔고

‘나 내일 학교가서 자랑해야지!!!

역시 우리형은 최고야!!!!!’ 하며 기다렸다.

한 10분 있다가 형이 방문 열고 나오더니

“미안.. 그놈이 도망가서 실패했다..

나중에 다시 해줄게”

이 순간에도 전혀 의심은 없었다.

왜? 형은 존1나 쎄니까;

“그럼 다시 시도하면 안돼??” 했더니

형이 말하기를

해킹은 하루에 한번밖에 시도할 수 없고

이를 무시하고 두번 시도하게 되면

나사가 우리를 추적해서 잡으러 온다는 거였다.

하지만 그 뒤로 형은 하루에 1회도 아닌,

일주일에 2-3번 정도만 시도를 했고

뜨거운 여름에 시작된 해킹 작전은

어느새 손이 시릴 정도로 추운 겨울까지 와버렸다.

슬슬 해킹을 하는 것에 대해

의심감이 들기 시작했는데

형도 살짝 눈치챘는지

너도 다 컸으니 해킹하는거 살짝 보여준다면서

윈도우 폴더에 어떤 폴더 들어가서

이게 해킹 하는 파일이라고 알려줬었다.

그 당시에 윈도우 파일은

동네 컴퓨터집 사장님만 만질 수 있는

금기의 영역이었으며,

일반인이 절대 건드리면 안되는 파일이였다.

하지만 형은 그런 것도 무시한채

윈도우 폴더를 마구잡이로 헤집고 다니며

능숙하게 폴더를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역시 우리형!!!” 라며 감탄을 했었다.

나중에 다시 형이 의심 되기 시작했을 때

내가 직접 시도 해보기 위해

저 폴더를 찾아봤았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더라.

더 만졌다가 컴 망가지면 형한테 맞으니까.

깔끔하게 포기했다.

그렇게 또 몇주가 지나도

해킹을 성공했다는 소식은 없었고..

슬슬 짜증이나며 나도 반 포기한 상태였다.

왜냐면

형과 나의 컴퓨터 시간은 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해킹은 나를 위한 것이므로

내 시간을 양보해서 형이 컴퓨터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겨울이라 굉장히 추웠는데

방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게 너무 싫었다.

하루는 형한테 말을 걸었다.

“형.. 나 이제 해킹 안해줘도 되니까

그냥 게임하면 안돼? 너무 추워..ㅠㅠ”

“시끄러!!!! 추우면 이불 덮고 있어!!”

이젠 누굴 위한 해킹인지 모르게 된 수준.

그리고 얼마 뒤

엄마랑 같이 사랑과전쟁 시청중이였는데

그 편은 야동을 너무 많이 보는 남편이였나?

그랬을거다.

그러면서 인터넷 방문 페이지를 보고

야동 목록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아내 장면이였는데.

“오올.. 저거 좋다.. 저런 기능이 있구나

나중에 한번 해봐야겠다!!”

하면서 야동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었다.

그렇게 다음날

아무 생각 없이 방문 페이지 눌러보면서

우와 신기하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성인사이트에 접속이 됐다.

근데 그 사이트가 종료를 누르면

다른 사이트 나오는 식의 연쇄 팝업사이트 였는데

정신없이 X버튼 누르다

인터넷을 다시 열었더니

시작페이지가 그걸로 바뀌어 있는거다.

‘아 ㅈ됐다.. 모르는거 만졌다가 큰일났당..

형한테 혼나겠다’ 하고 울기 직전까지 갔는데

그때 내가 컴맹수준은 아니여서

인터넷검색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시작페이지를

다음으로 다시 바꿔놓는데 성공했고

그때 깨달았다.

ㅆ발 형이 해킹해준다고 뻥치고

성인사이트 접속해서 야동보고 있었던 사실을.

컴퓨터 앞에 두루마리 휴지가

빨리 줄어드는 이유를 그때서야 알게 됐다.

그동안 형이 나를 속이고 컴퓨터 시간을 뺏었으니

나는 형에게 충분히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해킹 하지 말라고

징징대던 내 자신을 반성하기 시작했고

그 뒤로 형이 “야 형 해킹 모드~” 하면

“응!! 형아!!” 히고 웃으면서 맞이했다.

왜?

형은 존1나 쎘다니까?

3줄 요약

1.형이 바람의나라 해킹한다고 함.

2.어린이는 해킹하는거 보면 안됨

3.알고보니 야동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