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은 무조건 실전처럼 하는 남자들의 영화 같은 ‘군대 훈련’ 썰 ㄷㄷ

지금부터 쓸 이야기들은

년도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음.

내가 특공에만 10년 넘게 복무했기 때문에

대항군 훈련만 100회 어간은 될꺼라

다 기억이 안남.

그래도 단편적으로 강렬했던 기억들을 써보려고 함.

1.대충 16년정도였던 걸로 기억함.

또라이랑 천재는 한끗차이라는 말이 있음.

당시 내가 포반장이었는데

우리 반에 상당히 또라이 병사하나가 있었음.

물론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님.

상당히 유쾌한 녀석이어서 인기 많았고

나도 좋아했음.

노홍철 비슷한 분위기라고 보면 됨.

얘가 알동기 3명이 있었는데

무슨 만화주인공들도 아니고

한명은 점잖은 지능캐,

한명은 근육뇌 힘캐,

한명은 이녀석으로 또라이 꾀돌이?

이렇게 트리오로 구성돼

대대에서 나름 해프닝을 많이 일으킨 애들임.

하여튼 한번은 야간 침투를 해야하는 날이었음.

문제가 있는데,

부대 담벼락 바로 코앞에 대략

50미터는 되는 개활지가 펼쳐져있는 곳이어서

어떻게 접근을 할 방법이 안 보이는 거임.

훈련 부대들이 죄다 진지파고 지키고 있는게 보이는데,

당연하지만 야투경을 지닌 병력들도 있기에

야간이지만 아직 모를 심지않은 논이라서

어떻게 접근할 방책이 안보였음.

근데 이녀석이 문득 모포 뒤집어쓰고

포복하면 안되냐고 묻는거임

듣고보니 그럴듯해서 임무를 줬음.

지 동기 근육뇌랑 같이 킥킥대면서 준비를 하더니

진짜 모포를 뒤집어쓰고 50미터 거리를

낮은 포복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는데

중간에 나도 시야에서 놓쳐버림.

그렇게 한 30분 뒤에 어떤 진지쪽에서

공포탄 소리 팡팡 나더니

사람들이 뛰어가고 막 난장판이 되는게 보여서

얼른 따라가서 돌진한 다음

미리 봐덨던 담장을 넘어서 침투 성공함.

나중에 끝나고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니

이 둘이 모포를 덮어쓰고

논두렁 사이를 진짜 잘 기는 바람에

야투경을 쓰고도 움직임을 눈치 못챈거임.

그래서 진지 2개 사이를 지나쳐서 담벼락까지 도착했고,

담벼락에 폭파 딱지를 붙이고는 공포탄을 쏜거임.

그렇게 진지 뒤에서 분탕을 치니

거기 수비하던 소대장이

얘들 잡겠다고 병력들을 움직였고,

덕분에 우리는 침투를 할 수 있었음.

창의력은 군대에서 굉장히 중요한거 맞음.

2.포항공단에 예비군들 대상으로

대침투 작전한다고 대항군 갔었을 때 일임

높은 담벼락 + 철조망에 CCTV로 도배되어있고,

군 시설이 아니라

철조망 끊으면 안된다는 제약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정문밖에 없는 상황이었음.

실전이었으면 뭐

폭탄이라도 하나 까넣고 들어갔을테지만

그러질 못하니 답답함을 넘어

짜증이 날 지경이었음.

이걸 어떡하지..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하사 친구 한명이 갑자기 손을 홱홱 젓더니

흥분하면서 방법이 하나 있다는 거임.

뭔가 싶어서 설명을 들으니,

정문으로 대형 트레일러나 지게차등

업무관련 차량들이 상당히 많이 드나들고 있었음

그걸 이용하자는 거임.

실제로 우리가 정문 근처 수풀에

은거한 상태로 지켜보는 동안에도

상당히 많은 차량들이 진출입을 하고 있었거든.

물론 출입시에 위병소같은 곳에서

잠시 출입증 찍는다고 멈추긴해서 위험해보였는데,

예비군들이랑 경비원들이 정문에 딱 붙어있다보니

대형 트레일러 뒤에 있으면 안 보일거 같다는 말을 함.

OK 가보자. 하고는

저 멀리로 이동한 뒤에 기회를 엿 봄.

앞에 좌회전인지 우회전인지 회전구간이 있어서

차들이 속도를 줄이는 곳이 있는데

그 하사하고 다른 하사 하나가 그 근처에 숨어있다가

속도가 많이 죽은 트레일러 뒤에

미친듯이 달려서 메달림.

우리는 개구리처럼 트레일러 뒷문에 매달려서 가는

‘영웅’들을 눈물을 흘리며 환송했고.

작전은 성공적이어서 차들은 무사히 통과했고,

위병소를 차 후미가 통과하는 시점에서야

경비들이 우리 병력들이 차에 메달려 있는 것을 발견함.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경비원들이 뛰어가는데

볼만한 광경이었음.

뭐, 시설이 시설인지라

들어가고 얼마 못 버텨서 잡히긴 했음.

참고로 저 하사 장기 떨어짐 ㅋㅋ

3.14년인가 15년정도였음.

2작사 방호훈련간 대항군 지원을 해달라해서,

나랑 나랑 제일 친한 1년 후배 부사관 둘이

팀장이 되서 작사 침투를 하기로 함.

훈련 전날 훈련관련 지침을 받기 위해

작사 근무지원단에 찾아감.

거기 작전장교인지 과장인지 소령분이 계셨는데

이분에게 인사하고

내일 이러이러하게 대항군 하기로 한 누구누구입니다.

라고 소개하고 이야기를 시작함.

내가 ‘그래서, 훈련정도는 어느정도로 해드립니까?’

라고 물었는데

이 소령분이 정색을 딱 하시면서

‘아니, 훈련은 실전처럼 해야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라고 화를 내는 거임.

그러면서 특공에서 왔다는 간부가 그런말을 하냐고

막 화는 아니고 면박 비슷하게 주길래

내심 ‘호오~?’ 싶었음.

그래서 한번 더 물음.

‘그럼 진짜로 합니까?’

그러니까 이분이 어이없다는 듯이

‘당연히 진짜처럼 해야죠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이러시더라고?

그래서

‘네, 그럼 실전처럼 진짜로 하겠습니다.’

라고 답했지. 이분이 만족하시더라고.

그래서 나랑 이 후배랑 같이 돌아오면서

‘지들이 실전처럼은 원하니 실전처럼 해주자’

라고 결의를 다짐.

솔직히.. 우리가 실전이 아니니까 제약이 걸린거지

저쪽에서 저렇게 나와준다면..

ㅈ됨을 느껴보게 해줄 수 있거든.

그래서 팀원들 철저히 준비시키고

다음날 훈련 개시 시간에 진짜로 해버림.

위장하고 포복으로 CCTV 사각지대에 접근해서

절단기로 철조망 끊어서 들어간다음

노가리 깐다고 정신없는 초소뒤로

은밀히 접근해서 두 놈한테 총 겨누고

‘니들 죽음 ㅇㅇ’ 한 다음에

양손 케이블 타이로 묶고 초소 전화선 절단해버림

철조망 2군데를 끊어버리고

3개 초소를 그렇게 작살낸다음 들어감.

한 30분 열심히 폭파 딱지 붙이고 있는데

전화가 옴.

받아보니 그 소령임.

아니 철조망이랑 전화선을 다 끊으면 어떡합니까?

라고 하길래

‘그래서 어제 진짜로 하냐고 여쭤봤잖습니까.

진짜로 하라고 하셨잖습니까.’ 라고 하니

대꾸를 못하고 어버버 하시다가

‘아니..그렇다고 철조망을 끊는건 너무하잖습니까..’

라면서 하소연 시전하시더라.

그렇게 뭐 훈련은 방어 실패로 끝났고,

우리는 CCTV 사각지대가 어디여서

철조망 끊기 쉽더라 보고서 써서 제출해주고

철조망 대충 이어 붙혀주고 돌아옴.

노가리 까던 초소 애들 관등성명도 제출하고.

그놈들 어찌됐는지는 내 알바 아니었음 ㅎㅎ

4.이것도 한 16~17년 정도였음.

안동 근처였던걸로 기억하는데

화랑훈련간 대항군 임무여서

변전소 하나를 타격하는게 임무였음.

그런데 이 변전소가 무슨 중세시대 성도 아니고

해자 마냥 도랑으로 막혀있는거임.

사전답사 가자마자 보고 든 생각이

중세시대 해자였음.

깊이 한 2미터 정도에

넓이도 2~3미터는 되는 곳이어서

그것만으로도 장애물인데

사람 키만한 담장으로 둘러쌓여있고

딱 입구에만 다리가 놓여있어서

진입로가 하나뿐인 곳이었음.

이걸 어떻게 뚫나..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문득 변전소에서 도랑으로 이어지는

배수구가 하나 보이는거임.

그래서 가보니 오,

안에 빛이 보이는게 연결이 되는거 같음.

그래서 몸 작은 우리 병사 하나한테

이야기해서 한번 들어가보라고 함.

얘가 좋다고 들어가더라고?

꿈틀꿈틀 잘 기어가더니 위를 보면서

‘오오오~ 포반장님, 이거 마당으로 이어집니다!’

이러는 거임.

그래서 대박이다 싶어 여기로 침투하기로 함.

당일날 예비군들이 쫙 깔리는데

웃긴게 이 아저씨들이 죄다 변전소 안이랑

입구만 지키더라고.

그래서 특작조 선발한 두 명,

아까 그 병사를 포함한 팀을

도랑으로 은밀히 침투시킴.

장구류 다 벗고 총만 들고.

무전기로 보고받으니 잘 들어갔다는 거임.

그래서 OK 하고 있는데 그 뒤로 연락이 안옴.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쏟아지기 시작함.

슬슬 걱정되는데

갑자기 변전소안에서 공포탄 소리가 탕~탕 들리더니

호각이랑 사람 고함소리 뛰는 소리가 막 들림.

그렇게 몇 분 뒤에 무전으로

아까 걔가 ‘포반장님, 성공입니다!’ 라고 보고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보니

배수구로 열심히 기어가서

마당하고 이어지는 배수구 철망

뚜겅 아래까지 왔는데,

하필이면 거기서 예비군들 몇명이 담배피면서

노가리 까고 있었던거임.

그래서 ㅈ됐다~싶어서 안 나가고

구멍 안에서 10분 넘게 계~~속 숨어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래서 예비군들이 비 피한다고

다 이동해버리는 바람에 기회다 싶어서

구멍밖으로 나와서 철망을 밀어올렸대

그렇게 철망을 치우고 고개를 빼꼼 내밀었는데

저 멀리 현관에서 비 피하고 있던 예비군들 하고

눈이 딱! 마주친거임.

서로 몇 초동안 굳어있다가

얘가 ㅈ되겠다 싶어서

미친듯이 구멍밖으로 나와서 앞에 보이던

변전소 설비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대.

그거보고 예비군들도

‘저 놈 잡아라!!’ 외치면서 달려오고.

그래서 급한김에 공포탄 땡기고

멱살 잡히기 직전에

변전기 있는 철망에 폭파딱지를 붙힘.

이 외에도 썰들 많은데 글이 길어져서 다음에 쓸 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