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잘났다고 착각하고 살다가 직장도 없는 ‘백수’가 된 남자

나이는 20대 후반이고

스펙도 없고 그냥 고졸 동네 백수임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내 인생은 엘리트 코스 쭉 밟을 줄 알았음

나름 공부 잘하는 학교 다녔는데

주변 애들만 보면

인서울 ㅈㄴ 쉽게 들어가고 했거든

나도 인서울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잘 갈 거라고 착각한 것 같음

졸업할 때쯤 되니까

나름 절친이라고 생각하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나를 손절하기 시작함

대충 다른 애한테 얘기 들어보니까

나에 대해서 안 좋은 점들 쌓아두고 있다가

한꺼번에 터뜨린 거 같음

당시에 많이 힘들었던게

졸업식 날 사진 아무도 같이 찍을 사람이 없어서

혼자 졸업앨범 받고 집에 터벅터벅 걸어옴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비참함이었음

이때부터 인생 하향곡선 제대로 타기 시작함

수능치고 선생이랑 상담할 때부터

내 인생은 망했구나 라는걸 느꼈음

전문대나 가라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난 그 현실을 못 받아들임

당시엔 전문대 가면 인생 망하는 줄 알았기 때문에

재수를 하기로 결심함

재수학원 들어갔더니 그냥 야자 하고

똑같이 걍 제2의 고등학교 생활임

스무살 처먹고 다른 애들은 놀러다니고

대학교 다니고 하는거 보이니까

이게 뭐하는 건가 싶더라

모의고사 똑같이 보는데

성적은 쥐꼬리만큼 오르거나 제자리..

그러다가 9월에 학원 때려침

학원 옥상에서 혼자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면서

뛰어내릴까 생각하며 담배핀 기억밖에 없음

9월부터 도서관 다니기 시작했는데

엄마가 나 못 믿어서 같이 따라다닐 정도였음

밥먹는다 해놓고

어쩌다가 길에서 친구 만나서

나름 힘든거 징징대며 술 마시다보니 꽐라되고

술먹고 개꽐라돼서 밤늦게 도서관 가는데

문 닫혀있고 가방도 못 찾음

그런식으로 짐승같이 지내다가 수능침

또 망함

걍 집 주변 4년제 대학

턱걸이로 2차 추합해서 들어감

과는 아무 과라서 비전이 없었음

대학생활 그래도 나름 열심히 해보겠다고

실수 안 하려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옷도 사고

딱 첫날 설레는 맘으로 ㅈㄴ 이른 시간에 오티 갔는데

팻말 들고 무슨 과 여기 오라고 다들 바쁘게 움직임

나는 아무리 봐도 우리 과가 안 보이길래

너무 답답하고 울고 싶었음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과 건물 어디냐고 계속 물어봐서 어찌어찌 감

다른 사람들 다 도착해 있더라

내가 제일 빨리 학교 도착해서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제일 늦음

알고보니 난 2차 추합이라서

자기들끼리 이미 카톡방 다 파놓고

지들끼리 만나는 장소 따로 정했던거임

난 그것도 모르고 걍 홈페이지에 나온 장소대로 간 거고..

ㅈㄴ 창피해서 그날 뒷풀이 간다는데

집안 일 있다하고 도망쳤음

좀 혼자 걷고 싶어서 집에 걸어가는데

갑자기 서러워서 눈물이 나더라

그래도 나름 마음 다 잡고

신입생 환영회도 학교생활 열심히 해보겠다고 갔음

근데 테이블에서부터 이미 분위기가 차이가 나더라

내가 있던 테이블은 그냥 조용한 애들만 모여있더라

선배들이 일부러 나눠놓은 것 같았음

그러다가 술 들어가기 시작하니까

과대라는 애가 와서 막 형님 형님 하고

나도 분위기 타서 신나서 혼자 나댐

(재수해서 당시에 내가 1학년인데 21살이었음)

애들이 막 2차 가야죠 형님 형님 하길래

존1나 신나서 가자고 함

근데 혼자 화장실 갔다가 다시 돌아오니까

자리에 아무도 없음

밖에 나가서 미친듯이

이리저리 일행 찾으려 달려보고 했는데

그러다가 그냥 현타와서

밤에 혼자 집에 터벅터벅 걸어옴

다음 날 하룻밤의 꿈같이 거짓말처럼

사람들이 아는척도 안하고

형님형님하던 과대도 연락도 안 받음

아 이렇게 아싸가 되는 거구나 느끼고 크게 실망함

재수생활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보통 애들보다 대학에 대한 로망이 더 큼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1학기동안 혼자 수업도 잘 안나가고

좀비처럼 다니다보니 학점도 F 받고

어떤 교수는 내가 괘씸했는지

ㅈ돼보라고 D0 주더라

대부분은 재수강해서

학점관리 하라고 C0라도 주는데

D0는 재수강도 못하거든

혼밥하기 싫어서 학교 구내식당도 한 번도 안 가봄

혼자 편의점 가거나 걍 오전수업 하고 집에 가버림

그렇게 한 학기 하고 도피하듯이 군대 가버림

어쩌다보니 철원에 가게 됨

신교대 생활하던 도중에

기침이 안 멎어서 약 좀 달라고 했더니

손수건에 정수기 뜨거운 물 적셔서

목에 두르고 있으라는 말 밖에 안 돌아옴

그렇게 기침을 2주 정도 방치하니까

이젠 숨만 쉬어도 기침이 나와서

말도 못하고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

그냥 진짜 죽고 싶었음

아프다고 하니까 꾀병 부리는 줄 알고

ㅆ1발 아무도 안 믿고

사람 이하 취급 받는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았음

이병 이하 훈련병은 사람새1끼 취급도 못받았음

아무도 안 챙겨주고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알아주는 사람 챙겨주는 사람 하나 없고

그래도 살고 싶었는지

제발 사단병원 보내달라 나 죽을거같다

싹싹 빌었더니 결국 보내주더라

엑스레이 찍었는데 바로 폐렴 진단 받음

일주일 간 입원함

그 ㅈ1랄하고 12키로나 빠짐

자대배치 GOP로 감

선임들은 내가 빼빼 마른 상태로 가서

사회생활 잘 안해본 노잼 티 나니까

폐급새낀 줄 알았는지 ㅈㄴ 갈굼

그래도 살고 싶어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함

그러다가 내가 도중에 상황병 지원해놓고

인수인계 기간 도중에

위병소 근무 마치고 상황실 복귀하려하는데

선임들이 자기들끼리 나 일 못한다고

다른 애 그냥 쓰자고 하는 얘기 다 들어버림

당시에 인수인계 기간이라

위병소근무 상황실 근무 둘 다 했어야 했어서

두배나 예민하고 피곤하고 ㅈㄴ같았던 상황에

그 소릴 들으니까

순간 새벽에 총 난사해버릴까 라는 생각도 함

그냥 참고 상황병 안하겠다고 말했는데

소대장부터 시작해서

내가 선임들한테 공공의 적이 되어버림

저녁점호 시간에 애들 모아놓고 점호하다가

소대장이 나 딱 지목해서 갈구고

내리갈굼으로 선임이랑 위병소 들어가면

두시간동안 갈굼 당하고

정신 나갈거 같았는데 어떻게 버텼나 싶다

그렇게 힘들게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병 때 헌병대에서 연락옴

알고 보니까 입대 4달 전에 커뮤니티에

‘ㅋㅋㅋㅋㅋㅋㅋ’ 라고 댓글 하나 썼는데

미친놈이 대량 고소 각잡고

일부러 민감한 이슈거리 꺼내서

고소하려고 했던 거였음

뭐시기역 사건이었는데 그 관련자였나

누군지 뭐하는 새1끼인지도 모름

근데 합의보려면 90만원을 달란다

당시에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워서

그냥 부모님 통해서 내 돈주고 합의봄

근데 군인 신분이라 합의를 보고 사건 종결이 돼도

헌병대에서 별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함

당연히 중대장한테 불려가고

소대장 부소대장 간부들한테 다 불려가고

군대 안에 소문 싹 다 퍼짐

담배 끊었었는데 이때 기점으로 헤비 스모커됨

나 담배피는 거 보고 ㅈ살 징후 아니냐고

간부들이 또 존1나 상담하더라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다 죽고싶었다

그렇게 죽지못해 살면서 버티다가

어찌저찌 병장 달았음

근데 기어오르는 후임들 화내는 후임들 보니까

진짜 지난 힘들었던 시절들 쫙 지나가면서

난 왜 이런 취급 받으면서 살아야하지

열심히 버텼는데 내가 뭘 그리 잘못했길래

라고 생각이 들었음

후임들한테 먹히고 내가 분대장이었는데

아무도 내 말을 안 들음

그렇게 전역했는데

전역날에도 같이 갈 사람 없이

혼자 기차타고 버스타고 쓸쓸하게 집에 옴

전역하고 백수생활 시작함

돈이 필요해서 상하차라도 해봄

로젠 상하차 갔는데

대구 고속도로 한가운데라서 추노도 못함

진짜 쉬는 시간도 10분이라고 해놓고

1분 레일 멈추고 바로 돌아감

여긴 알바가 아니라 걍 노예 새1끼 부리는 곳이었음

거기 사람들이 대해는 태도만 봐도

사람 이하 취급이었음

바로 욕 날아오고 내가 일머리 없으니까

일을 좀 요령없이 무식하게 했는데 샤우팅치고

새벽 2 3시 되니까 진짜 한계와서

팔다리 후덜덜 거리고 추노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돈 벌어보겠다고

살려줘 살려줘 하면서 죽기 직전까지 버텼다

7시 다 되니까 집에 보내주더라

11만원 인생에서 처음 벌어봄

동네 피시방 알바 면접 보는데

무슨 피시방 면접인데

차려입고 온 새1끼들이 한트럭임

난 반팔에 반바지 입고 머리도 군인머리여서

별 기대 안하고

같이 면접보던 사장이 나중에 연락주겠다 해서

걍 떨어졌구나 함

역시나 떨어짐

복학하기 싫어서 휴학내고 걍 놀고있는데

공무원 시험이라도 보라고 엄빠가 뭐라함

그래서 또 수능 준비하듯이 그런 생활 시작함

근데 사실 하기 싫었음

그래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어중간하게 했음

성적도 안 나옴

그렇게 3년을 날리고 몸도 마음도 피폐해짐

나이도 20대 후반이고

주변 사람들은 이제 결혼한다는 사람도 있고

정착하는 시긴데

나만 혼자 고등학생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음

다시 알바라도 해서 돈 벌어보겠다고

주차장 알바 시작했는데

거기서도 사람 때문에 반 추노하는 식으로 쫓겨나옴

졸지에 내가 개새1끼되고 돈도 못 받을뻔함

그래도 어떻게든 비굴하게 빌어서 받긴 받음

공장 한 두군데 정도 다님

두군데 다 존1나 혼나고

욕처먹고 일 힘들고 적응못해서 추노했음

올해 3월부터 일 그만두고

가족한테는 그만뒀다고 말하면

어떤 상황 펼쳐질지 뻔히 보이고 말도 못하겠어서

그냥 출근한다고 하고 동네 돌아다니고

자전거타고 걷고 그렇게 사는 중임..

이제 일 하는게 너무 무섭고 자신도 없고

남들이 힘내라고 해도

다 가식적인 소리로 밖에 안 들리고

일자리 구해라 일하라는 소리만 들어도

맞는 소린 줄 알면서도 화부터 남..

실제로 그런소리 듣고 갑자기 화나서

주변사람 차단한 적도 있음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악몽꾸고 일어나서 너무 힘든데

하소연 어디 할 곳도 없어서 주절주절 써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