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인생이던 남자가 ‘사람 냄새나는 노가다판’에 일하러 가면 생기는 일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냥 구제불가 하루살이 앰생 그 자체였는데

폰요금 미납 + 소액결제 미납

월세 미납으로 원룸에서 나가라고 재촉까지 당함

그래서 시작하게 된 첫 노가다가

2016년 12월 동바리 + 야외현장임

이건 한달정도 하면서 찍은 사진.

1월 초임

근데 이 때 평택에 반도체 회사~ 삼성..~ 하는

소문을 현장에서 들음

그래서 지나가는 아재 붙잡고

거기 가면 돈 많이 주냐고 어떻게 가냐고 물어봄

알바몬인가 밴드인가 기억은 안나는데

고압? 먼가 멋있네 포설? 제설 비슷한건가?

편하겠당 ㅋㅋ 하고 팀장한테 연락함

터미널에서 전화 걸어야 되는데

요금 미납이라 정지 당해서

카톡 보이스톡으로 전화검ㅋㅋㅋ

일단 평택역 앞 그녀의 돈가스집으로 오라해서 갔음

갔더니 왜 보이스톡으로 했냐

-폰이 미납이어서 정지입니다

그거 풀려면 얼마드냐

-60만원입니다

눈빛이 좋다 같이 일 하겠냐

-감사합니다

계좌 불러바라

-예?

계좌 불러보라고

-oooooo..

100만원 보냈다

-네?????

이걸로 폰 요금 내고 멀끔한 옷 사 입고.. 여자친구 있냐?

-예 있습니다

30만원 더 보냈다

-네???????????

여자친구랑 놀러 갔다 오고 각오해라 넌 내가 부려먹는다

-감사합니다.. 팀장님

뭐 구면도 아님 진짜 평생 처음보는 사람인데

130만원을 받음.

진짜 은혜를 입었고 너무 감사해서

일주일 뒤 교육을 받으러 감

엔지니어링 두원 p-0 마감공사로 처음 넘어갔음.

하루종일 몇백미터 되는 로프 옮기니까 죽겠더라고

지금은 계단이 있지?

저땐 분명 올라간 계단으로 내려갈라 하면

계단이 철거가 돼서

30분동안 ㅈㄴ 걸어가서 돌아가야했던 때임

여튼 이렇게 개잡부 조공 몇 달 했고

팀장이 면담하재서 함

안 힘드냐

-네 할만 합니다 궁금한게 너무 많습니다

부팀장 붙여줄테니 일 배워라

-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고마우면 내 일도 니가 해라

-퇴사 해도 되겠습니까

죽을래?

-죄송합니다

이후에 P-1 두원으로 가서 154 UT FAB 고압포설 함.

다구리 , 어지기 , 어레인지 , 버티컬 스트레이트

업다운 정리 등등등

다 이 때 배우기 시작함

부팀장이 제자 생겼다며 좋아함

단말도 알려주기 시작함

내 첫 단말..

두번 째 사진은 몇 달 뒤에 전원 투입된 판넬임.

성공적으로 배우고 단가가 처음엔 10.5만원이었음

저 때가 13만원.

이렇게 멀리서 윈체 끄는 전공 기공자들 보면서

나도 저러고 싶다 했는데

몇 달 안 지나서

내가 담당이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은 포설 끝나고 짬 나서 찍음)

600미터가 넘는 거리를 기다리는 건 좀 지루하긴 해도

내가 너무나도 원하던 자리였음

그렇게 p-1 끝.. p2 세안 p3두원 p4세안..

대략적으로 업체만 말 했지 ㅅㅂ

건국 협성 창원 세안 두원 도원 청주하닉 인천하닉

대산 여수 순창 사천 등등 ㅈㄴ 많이 다님

지금은 나한테 아버지 같은 분이고

늘 감사하고 존경함

아마 끝까지 같이 갈 거고 나이 때문에 은퇴하시고

부팀장님이 팀장 되면

내가 부팀장으로 들어갈 듯 싶음.

지금까지 개 핫바리 조공에서 새1끼 팀장의 이야기임

근데 나도 사람이고

어려서 1년 좀 안 될때 현타가 오더라고

똥싸면서 보라색 변기에 똥거품 올라오고..

진짜 현타 ㅈㄴ옴

공부할걸 머리에 든거없으니 노가다 뛰는 거 아닌가..

했을 때 문을 보니까

이런 게 적혀있어서 괜히 눈물났음.

눈 시뻘개져서 샵장 갔더니

부팀장이 바로 눈치 채고

오후 작업 쉬고 공수 쳐줄테니까

카드 찍고 나가서 겜방이라도 가라

-괜찮습니다

야 이 새1끼야 나가라고 !!

하고 샤우팅 치더라고

난 뭐 거의 쫓겨나듯 나갔지 ㅅㅂ

이렇게 짤리나 하고 저녁에 숙소가니까

내 방 사람들 다 어디갔는지 아무도 없고

팀장 부팀장이랑 거실에 술상 차려놓고

나 기다리고 있었음

팀장부터 왜 울었냐 힘드냐 물어봐서

-제 자신이 처한 현실에 설움이 북 받쳤습니다

제 나이 또래 애들은

MT다 OT다 뭐 과팅도 하고 그러는데

저는 노가다꾼 입니다

그러니까 부팀장이

우리 막내가 힘들다는데요 팀장님

하더니 팀장님이 그래? ㅆ1발 가만히 있어봐

너 거기 앉아있고

OO아(부팀장) 얘 술 한잔 줘라. 하고

전화를 어디다 걸음

OOO팀(내팀) 이틀 전체휴무입니다. 네. 네.

아 ㅆ1발 그만두면 될거아니야!! 하는

샤우팅과 고성이 오갔음.

알고보니 두원 엔지니어링 소장한테

전화해서 휴무라고 말 한 거..

팀장이 스타렉스 4대 갖고 있었는데

그 차 2대로 21명이 부산으로 단합회 감.

낭만이 넘치는 팀 아니냐?

난 여기가 좋다. 내가 새로 태어난 곳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