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하나 없던 찐따가 학교 축구 대회에서 캐리하고 인싸로 신분상승한 썰

난 키도 작고 찐따라서 축구할 때

반끼리 붙을 땐 당연히 절대 못 꼈고

우리 반끼리 축구할 때만 인원 맞추기용으로

수비수 겨우 설 수 있었던 애였음

근데 내가 축구를 뒤지게 좋아함.

맨날 라리가 보고 EPL 보고 챔스보고 그랬음.

전술 책도 사서 볼 정도로 좋아하는 수준..

근데 찐따라 축구 주전 뽑을때 껴달라고 말도 못함ㅠ

쨋든 평소엔 인원 없을 때만 겨우 껴서 축구하는 찐따였는데

학창시절에 매년 한번씩 반 대항전으로 축구대회 하잖아?

그거 하는 시즌 때 일어난 일임

우리반에 가오국밥돼지 새1끼가 하나 있었는데..

약한 애들 괴롭히고 좀 질나쁜 새1끼였음..

꼴에 축구도 못하면서 주전인척 하려고

그 새1끼가 항상 키퍼 섰었음.

근데 대회 전날에 이 새1끼 손목인대 늘어나서 못한다는거임.

그래서 골키퍼 볼 애가 하나가 필요했는데

키퍼가 못하면 티 제일 많이나고

욕 잘쳐먹는 포지션인거 알지?

갑자기 우리 반에 축구 제일 잘하는 일진이

나 보고 내일 경기 키퍼 좀 하라드라

솔직히 일진들 다 ㅈ같은데 얘는 좀 좋았던게

애들 안 괴롭히고 딱 장난 정도의 선에서만 끝내는 그런 애임

나한테 장난 많이 쳤는데

나도 맞받아치면 받아주고 솔직히 얘랑 있으면 재밌었음.

그리고 앞서 말한 가오충 돼지키퍼 새1끼가

나 괴롭힐 때 역관광 많이 시켜줌

애들 하도 괴롭히니까 일진이 보기엔 꼴불견이였던듯..

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일진이 나 보고 키퍼하라드라

그래서 일단 알았다고 함

솔직히 개못해서 욕 먹을거 같았는데

축구 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음..

그리고 못해도 괜찮다드라

어차피 우리반이 꼴찌다툼 하던 병1신반이라

어차피 진다고 그냥 키퍼 서기만 하래 ㅋㅋ

진짜 우리 반 축구 잘하는 애가 이 일진 말곤 없었음..

대부분이 못하거나 그럭저럭..

그리고 경기 당일날에 내가 키퍼 섰는데

일진이 키퍼 장갑도 빌려와서 줬었음ㅋㅋㅋ

기대에 부흥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내가 축구 존나 많이 본댔잖아..

그래서 진짜 그냥 EPL 라리가에서 보던

키퍼들이 하던거 따라했음

크로스 올라오는거 잡을 수 있는건

과감하게 나가서 점프해서 잡고

학교축구에서 롱볼 날라오면

보통 어버버버 하면서 먹히거나

그런거 ㅈㄴ 많은데 난 본거대로 공 날라올때

좀 뒤로 가서 양손으로 딱 잡고

슛팅 날라오는거 진짜 다이빙해서 막고 다 쳐막았음.

걍 슛팅 오는 쪽으로 몸 날리면

그 후부턴 몸이 알아서 반응하드라

나한테 슛팅 날라오는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반응이 됨.

위치 선정도 티비에서 보던거 따라하니까 ㄹㅇ 도움 됐었음..

축구 잘하는 새1끼들이 혼자 측면에서 드리블 해서

다 뚫고 올땐 니어 포스트에 붙어서 위치 잡으니까

그 각도에서 쏘는 슛은 그냥 다 막아지드라

결론적으로 첫 경기에서 우리반이 2:0으로 이김

일진 새1끼가 중거리로만 2골 넣음ㅋㅋ

상대 반이 축구부가 3명이라 우승후보 중 하나였거든

당연히 우리가 개쳐발릴 줄 알았는데

일진 새1끼가 워낙 잘했고 내가 진짜 다 쳐막았었음

경기 끝나고 상대반 축구 잘하던 애들 부들부들 거리면서

괜히 만만한 애들 보고

“아 진짜 ㅈㄴ 못하네 ㅡㅡ” 이러면서 보니까

쾌감으로 머리가 다 짜릿하드라

난 우리 반 애들한테 칭찬 ㅈㄴ 들음..

축잘알 새1끼 괜히 축잘알이 아니네~

이러면서 너무 뿌듯했음

그 후에 그 가오돼지 손목 다 나았는데도

내가 키퍼섰음 일진이 나 키퍼 서라했고

이 돼지새1끼도 납득 했는지

잘한다고 나 보고 해라드라

그리고 그 다음주 8강 하는 날이 왔는데..

아 그 전에 첫 경기 이기고

8강 경기하기 전까지의 상황을 요약하자면

다른 반들은 부전승으로 이미 올라가있던 상황이라

8강 자체 보단 우승 후보 광탈 시킨거로

만족스러워 하던 중이였음

반이 총 10개라 제비뽑기해서

6개의 반은 8강 안착해 있고

나머지 4개의 반끼리 붙어서 이긴 반 2개가 올라가서

8강 대진 만들어지는 식이였거든

안 그래도 꼴찌 다투는 우리 반은

그 60% 확률에도 못 들었었는데

그런 반한테 탈락한 축구부 3명 있는

자칭 우승후보 반은 조리돌림 ㅈㄴ 당했었음 ㅋㅋ..

당시 경기 끝나고 창문으로 경기 보던 다른반 애들이 바로 소문 쫙뿌림

“와 ㅋㅋ 6반 3반한테 졌다ㅋㅋㅋㅋ”

이 소리를 반으로 올라가면서 듣는데

진짜 행복,뿌듯,보람 등등

모든 긍정적인 감정이 벅차오르더라

또 우리 반 남자애들 뿐 아니라

여자 애들도 나 칭찬해줘서 너무 좋드라..

처음으로 학교 가는게 좋다고 느꼈고

8강날까지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즐겁고 행복했음.

오바 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진짜 찐따 아니면 이 감정 절대 공감 못할듯..

난 그때 칭찬과 관심 속에서 진짜로 행복했었으니까..

그 후로 학교 끝나고 연습한다고 날 불러줬을 때

비로소 나는 이제 진짜 ‘반의 일원’이라는걸 느꼈음.

사실 항상 학교 끝나고 바로 학원 가야했는데

학원 ㅈ까고 있네 그딴건 안중에도 없었음.

나에겐 친구들이랑 뭘 할 수 있다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이였으니까..

쨋든 그렇게 첫 경기 이기고 8강 대진에서

우리 반이랑 꼴찌 다투던 또 하나의 꼴찌반

8반이랑 잡히면서 희대의 자강두천 매치가 됨.

이때 우리반과 8반은 서로 만만한 상대 만났다고

탭댄스 ㅈㄴ 추면서 불을 뿜고 있었음.

8반에선 ‘3반이 6반을 떨구면서

우승후보 걸러주고 우리한테 꽁승을 주러왔다’ 이러고

우리반은 벌써 미리 4강 전술 짜고 있었음.

우리끼리 자강두천 할 동안

다른 반들은 저 병1신들 중 하나가 4강이라니..

이러면서 비웃고 있었고..

근데 이 매치는 학교 애들이 전부 기대를 많이 했었음

좃밥 대전이 제일 재밌다고 ㅋㅋ

그렇게 8강 당일..

좃밥대전이 재밌다는 기대와는 달리

둘 다 진짜 뒤지게 못해서

걍 뻥뻥 차고 뭐 제대로 된 공격이 없었음 서로..

우리 반이 전 경기서 우승후보인 6반이랑 했을 때

어떻게 이겼는지가 ㅈㄴ 의문이였고

공은 둥글다는걸 체감 중이였음.

또 우리 반과 엘클라시코 펼치고 있는 8반도

어지간히 병1신인가보다 싶었다..

한편으로는 사실 6반을 이긴 ㅈㄴ 잘하는 우리 반과

호각을 펼치는 8반도 의외로 존나 잘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

이 경기에서 뭐 막은거라곤 한번 있는데

내가 공 잡고 뻥 찼더니 찐따 답게 ㅂ신 같이 참 ㅇㅇ

우리 진영도 못 벗어나고 걍 하늘 높게 떳음 ㅋㅋ

근데 그걸 또 우리 수비가 공 떨어질때 쫄아서

이상하게 걷어내다가 상대팀한테 공이 갔고

상대 팀 유일한 사람새1끼가 슛 날린거

다행히 내 쪽으로 날라와서 걍 팔 뻗어 막음.

난 십년감수 했고 우리 반 애들한테는

다시 한번 내가 찐따라는 것을 상기시켜줬다.

그렇게 0:0으로 가다가

코너킥 상황에서 우리 반이 골 넣고 1:0으로 이김

뭐 어떻게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ㅈㄴ 우당탕탕 넣음

이때 뭐 난 잘한 것도 없었지만

우리반이 4강 갔다는게 좋았음

계속 반의 일원이 될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축구 얘기 할 때

내 얘기가 계속 나오니까 입이 귀에 걸리더라..

다른 반에 있는 내 친구들도 나 띄워주고..

특히 6반에서 축구대회 탈락 하소연 할때

“와 ㅆ1바 근데 키퍼가 다 쳐막더라”

이런다고 전해듣고는 기분 째지는 줄 알았음

또 어쩌면 우리반이 결승 갈지도 모른다?

라는 상상 속에서 한편으론 불안했다

만약에 진짜 만약에 결승 가면 체육대회 날..

그 운동장 사람 다 모인곳에서 결승전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경기해야 하니까..

이렇게 김칫국 거하게 쳐마실동안

또 금방 4강 날이 오더라.

4강 상대 진짜 강한 반이였다.

축구부 제일 많던 반이였음 ㅇㅇ.

그에 비해 우린 축구부 그 일진 한명..

축구팀에 비유해보자면 뭐

바르셀로나 vs 그라나다 정도의 전력차이..

그렇게 휘슬이 울리고

당연하지만 우리 반은 걍 수비하기 바빴음

그냥 ㅈㄴ 잘하더라

슛 날라오는데 존나 빠르고

골대 2번인가 맞추고

몸 안사리고 다이빙 ㅈㄴ 하는데도 곧 먹힐거 같았음.

근데 그때 우리 수비가 또 한건 해줌

공을 차야하는데 실수로 상대 다리 차버려서

pk주드라

동네축구에 시발 뭔 pk야 걍 넘어가지..

체육 선생 근엄한 표정 지으면서

손으로 패널티 지역 찍더라

사실 속으로 좀 좋았음 ㅋㅋ

막으면 개영웅 되는거고

먹혀도 뭐 pk 때매 먹힌건 어쩔 수 없다고

까방권 얻는거니까 ㅋㅋ 뭣 보다도

내가 못해서 진게 아니니까..

추악하지만 어쩔 수 없었음

어차피 우리 반이 질건 뻔해보이고

찐따인 내 신변 보호해줄 명분은 있어야지..

그렇게 체육선생이 골대에서부터

몇 발자국인지 재는 미개한 방법으로

pk 찰 지점 정해주고

상대 팀 선수가 공을 올려다 놓고

공 차러 달려오는 그 순간순간이 굉장히 느리게 느껴지더라

베르누이 공부법이 이런거였을까???

오른쪽 구석으로 차는거

내가 몸 날려서 겨우 막는 그런거 없고

그냥 쳐먹힘 ㅇㅇ

축구부라고 ㅈㄴ 잘차드라 선채로 먹혔음

골 먹혔어도 우리반 이겨볼거라고 발악을 했음

ㅈㄴ 열심히 뛰댕기드라

오 근데 노력의 결실이 맺어지는걸까? 골을 넣드라

물론 상대팀이ㅇㅇ.. 추가골 먹힘 ㅎ;

솔직히 이번 경기도 나 잘했음

꽤 막았다 1대1도 한번 막았고

근데 수비하는 애들이 1대1 찬스 또 내줘서

그냥 나까지 제치고 푸근하게 넣드라.

솔직히 수비가 공을 보면 무조건 쳐 달려나갈게 아니라

슛팅 각을 좁히기도 하고

뒤로 물러나면서 공간을 없애는 수비도 해야하는데

맨날 하이라이트만 보고

그냥 무지성으로 뛰어만 갔으니 답이 없었음

2골 먹혔지만 후에 바로 우리반 일진이 한골 박아서 2:1 상황..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다 올라오라길래

골대 비우고 진짜 싹다 올라감 ㅋㅋ

존나 재밌었음 진짜 챔스에서나 보던걸 내가 하고 있으니까 ㅋㅋㅋㅋ

결국 상대가 빈 골대까지 달려가서

그 골라인 바로 앞에 공 세워놓고

엎드려서 헤딩으로 툭 넣드라 그렇게 3:1로 졌다.

근데 우리반 분위기가 지고도 오히려 좋았다.

상상치도 못한 성적이였으니까.

그리고 사실 4강에서 이길거라고

진짜 기대도 안했을 뿐더러

우리 진짜 목표는 3,4위전이거든

대회에서 우승팀, 준우승팀, 3위 팀한테

반 전체가 뭐 햄버거나

그런거 사먹을 정도의 상금 준댔거든?

3위팀은 뭐 과자파티 정도의 상금이랬는데

사실 그건 중요치 않았음

상금 얻기만 하면 어느 반이든

담임 선생님들이 돈 좀 더 얹어줘서

햄버거 세트 사준다는 분위기였거든..

3,4위전 이기면 햄버거 세트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반 전체가 떠들썩했음.

또 지더라도 꼴찌가 유력했던 우리반이

4위까지 했다며 쌤이 사줄지도 모른다는

망상도 하고 있었고..

이때 반 애들이 응원을 진짜 많이 해줬음

특히 여자애들이 잘해라면서 학교생활 처음으로 말도 걸어줌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햄버거 세트가 걸려있는

대망의 3,4위전날

비가 와서 하루 밀렸음..

뭐 중요한건 아니고 쨋든 다음날에 3,4위전이 6교시였다.

5교시 끝나고 이제 다 내려가서 몸 풀고 있는데

이날 다른 반에서도 체육시간인지

스탠드에서 구경하는 반도 있고

선생님이 허락해줘서 수업 안듣고

반 전체가 3,4위전 구경하러

내려온 반도 있어서 관중이 많았음.

근데 이상하게 찐따 답지 않게 긴장이 안되드라..

그렇게 또 일진이 구해다 준 키퍼 장갑 끼고 경기가 시작됨.

전편에서도 그렇고 계속 말해왔듯이

우리반은 꼴찌 다투던 병1신 반이라

실력은 당연히 상대반이 더 잘함

질 확률이 더 높았지 ㅇㅇ

근데 시작부터 운이 우리한테 따라줌 ㅋㅋ

첨에 우리 공으로 먼저 시작했는데

하프라인 중앙 볼에서 꼭 축구 잘하는 애가

바로 상대 골문으로 장거리슛 때리는거

학창시절에 본 놈들 많을거임.

왜냐하면 이게 좀 통하는게

공 날라오면 키퍼들 어리버리 까다가 못잡고

어이없게 드가는 경우가 학교 축구에서 많음.

이걸 우리 반 일진이 시작부터 해낸거임;;

상대 키퍼 당황해서 골문으로 날아오는 롱 볼을

양 손으로 잡으려다 실수로 쏙 빠져버림 ㅋㅋ

양 손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있어서

그냥 지 머리 위로 공이 통과했던거지

골 드가니까 막 여자애들 꺄아아악~! 환호 하는 소리나고

속으로 ‘저걸 왜 못막지?’ 비웃으면서

진짜 경기 끝나려면 한참 남았는데 이상하게 이때

컨디션이 좋아서 그런가

행복회로 풀가동 되면서 무조건 이길거 같은거임.

그렇게 우리가 한골 리드한 채로

상대팀도 중앙 볼 하는데

어이없이 골 먹혀서 빡쳤는지

우리랑 똑같이 중앙 볼 슛 때리려는거임

이때 난 환호했음

솔직히 저 장거리 슛은 날아올때

일단 무조건 뒤로 무브 쫙 땡겨서

침착하게 공만 보면 쉽게 막을 수 있는거니까

딱 안정적이게 막고 상대 키퍼와 나의 ‘차이’를 보여주고

내 존재감을 우리 반 아이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던거야

상대팀이 중앙 볼을 프리킥 차듯이

멀리서부터 뛰어와서 찼는데

난 이미 골대 안까지 들어가서 공 지켜보고 있었음.

공 날아오는거 멋있게 양 손으로 딱! 잡고 싶었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살짝 쳐낸 후 바로 다시 잡음.

이때 우리 반 애들이 소리지르면서 응원해줬음

우리반 일진도 “나이스~”라고 칭찬해줌..

내가 슛 막고 다시 경기 진행되는데

의외로 우리반이 좀 선전하는거임

분명 병1신들이였는데

3,4위전에선 평소보다 좀 더 잘하드라

그래도 좀 밀리는 감이 있었지만..

질거 같단 생각은 안 들었음

그렇게 경기 하다가 상대 팀 프리킥 상황.

좀 위험한 위치였지만

일개 학교축구에서 뭐 킥력이 얼마나 되겠나 생각하며 있는데

상대 팀 축구부 한명이 수비수인데 ㅈㄴ 잘차드라..

진짜 넘어지듯이 다이빙해서 겨우 막았음.

그러니까 또 환호 쏟아져서 표정관리가 안됨.

실실 웃으면서 경기함

저 프리킥 이후에 곧바로 상대 팀이 중거리 찼는데

이건 개뽀록으로 막음.

어떻게 막았냐면 우리 팀 전편 4강전에서

pk 내준 수비 애가 육탄방어하려고 했는지

내 앞에서 어정쩡 거리는거임;

얘 때문에 시야가 가려서 안 보이는거야

안 그래도 나 키 작은데..

찐따라서 앞에 시야 가리니 비키라는 말도 못하고..

할 수 없이 내가 왼쪽으로 비키는 순간

그 쪽으로 슛팅이 날아온거 ㅋㅋ

또 다이빙 비스무리하게 왼팔 뻗어서 막음.

미리 왼쪽으로 안가있었으면 먹혔을거임

운이 그냥 좋았음..

또 관중들이 ‘와 지린다’ 이러는게 들렸음.

진짜 살면서 처음 그런 관심 받아서 좋더라

그리고 경기 중반쯤 돼서 우리반이 추가골 넣음.

키 멀대같이 큰 새1끼 있었는데

얘가 무슨 크로스 올라온거 배로 넣었음 ㅋㅋㅋ

2:0 되니까 진짜 이겼다 생각이 들더라.

그 후로는 우리 반 일진이

“야 다 내려가!” 이래서

싹 다 내려와서 텐백 버스 세웠음.

햄버거 세트 쳐먹겠다고

동네 축구에서 버스 세우고 별짓을 다함.

근데 이게 진짜 효과 있더라

싹다 내려와서 수비하니까

상대 슛팅이 우리 팀 맞고 다 튕겨져 나감 ㅋㅋ

위기도 몇번 있었지만

다행히 상대가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드라

대부분이 약하게 오는 슛들이라 쉽게 막았음.

그렇게 거의 시간 다 끝나가는데

상대 팀 크로스 제대로 날린거

공격수가 헤딩 오지게 해서 한골 먹힘

내 클린시트 물건너 가는 순간이였음.

잘하다가 겨우 한골

그것도 막판에 먹혔을 뿐인데

또 찐따 패시브 발동돼서 걱정되기 시작함.

‘내 잘못인가??’ ‘내 탓하려나?’

‘이거 또 먹히면 ㅈ되는데.. 한골 더 먹히면 도망갈까..’

등등..

다행히 격려해줌.

거의 끝났다면서 서로서로 다독여주는 훈훈한 상황.

헤딩 골 먹히고 한 3분 지났나?

2:1로 경기종료 되면서 꼴찌라 평가 받던 우리 반이

3위 하는 기적을 일으키며 대회마감함.

3위한 덕에 3위 상금에다가

담임 선생님이 돈 더 얹어줘서

맘스터치 싸이버거 세트 먹었었음 ㅋㅋ

먹을 때 내 주변 자리에 있던 축구 못뛰고

응원한 애들이 나 보고 ‘잘먹을게’ 이러는데

기분 진짜 좋고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소리 듣는게

이렇게 행복한건 줄 처음 알았었음.

축구대회 때 활약으로

친구 한명 없던 나한테도 친구들이 생겼고

그 후로도 내가 주전 키퍼 먹어서

다른 반이랑 축구할 때 항상 껴서 했었음..

급식 때도 거의 혼자 먹다시피 했는데 밥 먹는 친구들도 생겼고..

암튼 내 학창시절 영웅된 썰을 들어줘서 고맙고

이때 시점에서 내 인생이 많이 바껴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음.